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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평점 :
1. 구~수한 사투리
해금이네 가족들의 구~수한 사투리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보자^^
"내가 오래 살아 별놈의 꼴을 다 보고 산다. 키와노면 다아 사둔네 권숙이나 될 것들을 멋이 좋다고 밥 씹어 멕여노니, 심들이 좋아 처쌈박질이나 허고......가만있거라, 내가......"
(p23)할머니, 화나신거 같죠?^^
엄마의 아빠의 대화도 들어볼까?
"앗따아, 교양은 뒀다 어디다 쓸라요?"
엄마가 핀잔을 주었다.
"우리 애인한테 쓸라네"
아버지도 지지 않았다. 그쯤에서 엄마는 입을 다물었다. 일종의 무시작전이다.
(p126 엄마 아빠의 귀여운 다툼?^^)
수산나의상실 고모의 잔소리에도 구~수한 사투리가^^:
"자꾸 니가 뻘소리를 헝게 날도 덥고 미안허지만 고모가 연설을 좀 히야 쓰겄다. 시방 니 처지에 취미 타령을 히야 쓰겄냐아. 뭐라도 밥 벌어묵을 것을 배와놔야, 낭중에 시집을 가더라도 무시 안 당허고 당당헐 수 있는 거여. 느그 언니들처럼 말이여. (중략) 그런디 해금이 너는 멋이 있어, 재주가 있어, 글타고 머리가 있어. 이 고모는 니가 도대체 뭣 할라고 이 복잡헌 세상에 나와가꼬 이 욕을 보고 사는지 참말로 맘이 안타깝다아, 이노무 차대기 같은 것아."
(p130 고모, 걱정말라구요. 해금이도 잘 할거예요^^)
2. 해금이도 조직 출신? 수선화 이야기
해금이는 진만이, 승규, 만영이, 태용이, 승희, 정신이, 경애, 수경이와 함께 수선화회^^
아홉송이 수선화들의 따뜻한, 때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주목해야 한다.
그 중 맛배기로 정신이와 얽힌 에피소드 하나^^
"정신이 있어요?"
"정신이 없따!"
"정신이 나갔어요?"
"정신이 나갔다!"
"정신이 언제 돌아와요?"
"나도 모르겠따!"
(p41) 정신이 엄마와 통화하는 해금이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3. 그 때 그랬지, 그 시절 그 노래
아~ 이 부분이 정말 아쉬운 대목인데,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는 그 시절을 생각케 하는 그 노래들이 많다.
더러는 멜로디가 생각나지만 더러는 갸우뚱...^^ 해금이과 그의 친구들이 그랬듯 그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고 싶어서 포털 검색을 종종 이용하곤 했다^^
노래하면 빠질 수 없는 카수 마영미양,
"눈이 내리면 외로운 이 밤에
눈물로 지새는 나는 외로운 소녀
하얀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그 모습
애처로이 부러도 하얀 눈만 내리네"
(p52 지금쯤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 함께 흥얼거리고 계신거죠?^^
이색적으로 프랑스 리메이크 들어볼까?^^ )
다방에서 태용이가 메모지에 끄적인 노래가사는요^^
눈부신 아침 햇살에 산과 들 눈뜰 때
그 맑은 시냇물 따라 내 마음도 흐르네
가난한 이 마음을 당신께 드리리
황금빛 수선화 일곱 송이도
(p36 양희은 님 목소리로 들어볼까요?^^ 듣기)
4. 청춘, 그 기억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청춘, 그 때
가슴시리고 아프고 슬픈 일들도 많이 있었죠?
시대적인 상황도 그렇고,
해금이, 해금이 친구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
예쁜 수선화가 지기도, 다시 태어나는 주옥같은 이야기들, 기억들, 추억들
“세상 사람들은 왜 아무렇지 않지? 아무렇지 않은 것이 나는 너무 이상해.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혹시 말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물에 뭐든지 빨리 잊어먹게 하는 약이 섞여 있는 게 아닐까?.....” (p76)
승규도, 정신도,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은 짐작도 못한 채,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가장 예뻤던 때, 스무 살의 겨울이었다. (p280)
진지하게 항의를 하는 통에 웃고 싶지는 않았지만 웃음이 나왔다. 싱거운 웃음이기는 하지만, 웃고나서 깨달았다. 우리가 너무 오래, 웃지 못했다는 것을. 그야말로, 에누리 없이, 근심걱정 하나 없이 웃어본 적이 언제였는가. (p283)
이제 막 별이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걸었다.
어둠이 내리는 거리에 오늘도 어제처럼 뺨에 홍조를 띤 청춘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p301)
5. 해금이의 아련한 사랑이야기
문학동네 카페 연재 때, 덧글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던 회가 있었다.
바로 환의 등장!!!^^
제재소 마당에 유일하게 서 있는 목련나무 고목의 꽃망울이 팽팽하게 부풀어오르는 봄날 저녁, 그늘이 포근히 내리고 있었다. 그 마당으로 환이 나왔다. 환이 나오자 어두운 마당이 환해졌다!
(p105 절로 으~~~~~^^ 사랑스러운 기운이 느껴지지 않으세요?^^)
그와 함께 그냥 그 자리에서 밤을 새우고 싶었다. 같이 있고 싶었다. 밤새도록 그가 들려주는 시를 듣고 싶었다. 그가 읊는 시를 들으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그의 낡은 속옷에서 나는 달콤한 냄새를 들이마시고 싶었다.
(p168 해금이가 환이를 많이 사랑하고 있는 것 같죠..?^^)
내가, 해금이가, 가장 예뻤던 스무살의 겨울
함께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