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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귀신 -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 ㅣ 키워드 한국문화 6
최기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9156135563467.jpg)
공포영화 귀퉁이도 못 보는 내가 <처녀귀신>(문학동네)을 읽고 있다. 하하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면서 자극적(?)인 이미지 없음을 확인했고,
왜 '처녀귀신' 인지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지, 실제 처녀귀신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은 아니니 안심, 또 안심.
목차부터 흥미롭다.
1 _ 조선 후기 귀신 이야기를 읽는 방법
귀신이 사는곳, "이야기"?
여자 귀신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이유
2 _ 죽어서도 존경받는 남자 귀신? 현실을 통제하는 파수꾼
통제와 지배의 조상신│책임과 보호의 가부장
저승의 관리, 현실의 해결자
3 _ 구천을 떠도는 여자 귀신? 생사의 경계에 선 난민
한국 귀신의 전형, 피 흘리는 여자 귀신
귀곡성, 자기를 신호화하는 실패한 기호|여자 귀신의 해결사, 남성 관리
4 _ 자살한 여자, 귀신이 되다
자살 이야기는 여자의 것│고소설에 나타난 자살의 상상도
강요된 희생
5 _ 원혼의 저주와 복수극
여자가 한을 품다│질투유발자와 그 적들
6 _ 판타지와 공포, 귀신 이야기의 건강성
왜, 처녀귀신인가?
가만 그러고 보니...죄다 처녀귀신이라지...아줌마 귀신도 없고, 아저씨 귀신도 없고, 총각 귀신도 없다. 왜, 처녀귀신인가.
저자는 30여 편 귀신 이야기를 되짚어보며 유독 처녀귀신 이야기가 많은 이유를 여성이 죽은 뒤에야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적 약자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처녀귀신을 무서워하는 이유도 그들이 우리 마음 속의 죄책감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여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자신이나 사회에게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아~~~! 정말 그럴지도.
독자들이 그저 순수한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이 책을 대해주기를 바란다.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은 재미와 상상력의 촉발에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 대한 예각화된 인식이나 역사 인식, 문화 읽기라는 지적인 작업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뜻밖에 가져온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해원의 그로테스크 판타지, 귀신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처녀귀신> 머리말 중에서
귀신 이야기는 음파가 잡히지 않는 어두운 내면에 달아 놓은 문학적 확성기와 같다. 살아서는 할 수 없었던 말이 문학적 상상력의 힘으로 태어난 귀신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비록 현실 세계에서는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것으로 여겨졌을 말이라도, 이야기에서는 자연스레 수용됐다. 물론, 이야기 속에서라도 사회의 모순을 뼈아프게 들추는 진실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바로 이 '불편함'이 귀신 이야기가 형성하는 공포의 요체다.
-<처녀귀신> 중에서 p175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의 재미 중 재미는 '키워드 속 키워드'가 아닐까?
한국 귀신 패션 (소복의 미니멀리즘 ㅋㅋ)
고소설에 나타난 자살 기도의 성공률과 남녀 비율 (무척 진지합니다^^)
여주인공의 구원자들, 환생하는 여자 귀신까지^^
흥미진진한 <처녀귀신> 이야기 들어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