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이 석이 초승달문고 23
오시은 지음, 박정섭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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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어린이 동시집 <선생님을 이긴 날>

학교와 집 사이

학교와 집 사이는
후다닥 걸어서 가면
단 5분 거리
하지만 나는 다섯 시간이나 걸린다.

수학은 영재수학
국어는 독서논술
영어는 웰컴 투 영어나라
컴퓨터 워드 3급
태권도 품세 심사

학교와 집 사이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어린이 동시집을 읽다보면 언제는 아이마냥 깔깔 웃고, 어떤 때는 이렇게 마음이 짠~해온다.
학교와 집 사이 거리는 5분 거린데,
영재수학, 독서논술, 웰컴 투 영어나라, 워드 3급, 품세 심사를 마치고 오면 5분 거리가 다섯시간이 걸린단다.
요즘 어린이들...
대부분 그렇게 지내지 않을까...?
우리 어릴때는 그렇게까지 바쁘진 않았는데...

 

한편,
최근에 만난 <훈이 석이>는 참, 행복한 아이들이다.
같은 궁전빌라 이 층에 사는 훈이와 석이는 늘 함께다.
학원도 함께 다니고,
짓궂은 장난도, (그러면 안되는데 ㅋ) 서로의 엄마 욕도 함께 나눈다.
요놈, 요놈들! 하고 눈을 흘겼다가도
설령, 흙 묻은 옷을 입고 내게 뛰어 온다면 와락 안아줄 것 같은
 

 아이라면...
훈이와 석이처럼 자라야 하지 않을까?^^

 
요즘 아이들에게도 훈이와 석이와 같은 그런 기억,
하나씩 꼭 있었으면 좋겠는데...



씩씩하게만 자라다오 <훈이 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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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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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만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어찌 됐건, 이곳은 하늘에 달이 두 개 떠 있는 그 세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덴고의 손을 잡고 있다. 우리는 논리가 힘을 갖지 못하는 위험한 장소에 발을 들였고, 힘든 시련을 뚫고 서로를 찾아내고, 그곳을 빠져나온 것이다. 도착한 곳이 예전의 세계이건, 또다른 새로운 세계이건, 두려울 게 무엇인가. 새로운 시련이 그곳에 있다면, 다시 한번 뛰어넘으면 된다. 그뿐이다. 적어도 우리는 더이상 고독하지 않다.

<1Q84> 3권 p 730


<1Q84> 3권을 덮었을 때... 한 동안 아무 말도,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가만 가만히, 그냥 그렇게 한참을 멈춰있었다. 드디어 <1Q84> 3권이 끝이났구나. 기다리던 대로 덴고와 아오마메는 만났고 '1Q84' 시대가 아닌 새로운 세계로 함께 발을 내딛었다. 앞으로 이 둘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어떤 일이 벌어져도 좋다. 에소의 호랑이의 미소처럼 자연스럽고 따스하게, 다정하게 둘이 함께 맞이할 테니까.


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다 진짜가 될 거야.

<1Q84> 3권 p723


믿.는.거.야. 덴고와 아오마메, 두 사람의 힘으로 '작은 것'을 지켜내며 새로운 세상을 즐기며 살 수 있길.

둘의 만남을 간절히 기다려왔던 탓일까? <1Q84>를 읽으면서 가장 긴장했던 순간, 그리고 가장 감동했던 장면이 있다.


아.오.마.메, 하고 덴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소리는 내지 않았다. 눈도 뜨지 않았다. 그저 상대의 손을 마주잡았을 뿐이다. 그는 그 손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십 년 동안 한 번도 그 감촉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물론 이제 열 살 소녀의 자그마한 손이 아니다. 지난 이십 년 동안 그 손은 다양한 것을 만지고, 다양한 것을 집어들고 움켜쥐었을 게 틀림없다. 온갖 모양의 것들을. 그리고 거기에 담긴 힘도 강해졌다. 하지만 그것이 똑같은 손이라는 것을 덴고는 바로 알 수 있다. 쥐는 방법도 똑같고, 전하려는 마음도 똑같다.

<1Q84> 3권 p675


사실...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4권을 막연하게 기다리게 된다.
우시카와의 크게 벌어진 입에서 나온 '여섯 명의 작은 사람들'도 궁금하고
이젠 둘이 된 덴고와 아오마메의 이야기도, 아오마메 몸 속 '작은 것'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4권...나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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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전우치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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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었다면 평생 몰랐을 거란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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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읽는 재미, 한국고전문학전집 이젠 어떤 책을 읽을까?  

 

운치는 먹물 담는 병을 꺼내놓고 어머니께 말했다.
  “어서 이 병으로 들어가십시오.”
  부인이 먹병으로 들어가자 운치 또한 그 안으로 들어갔다. 금부도사와 포교 등이 이상하게 여겨, 달려들어 병 주둥이를 단단히 막아 들고서 밤낮으로 달리자, 병 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났다.
  “내 난리를 피하여 병 속으로 들어왔는데, 누가 주둥이를 막아 숨이 막혀 죽겠으니, 막은 것을 빼라.”
  금부도사가 못 들은 척하고 급히 달려 임금 앞에 이르러 운치를 잡은 자초지종을 아뢰니, 임금께서 말씀하셨다.
  “운치가 비록 요술을 부린다 하나, 어찌 병 속에 들어갔겠느냐?”
  그때 운치가 병 속에서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갑갑하오니 병마개를 빼주소서.”
  임금께서는 그제야 운치가 병 안에 들어갔음을 아시고, 조정의 신하들에게 어찌하면 좋을지 물으셨다.


 『전우치전』 본문 중에서
 

영화 <전우치>를 기억하는가!

위의 본문은 '황금대들보를 훔치자, 운치가 호리병에 들어갔는데 그대로 임금에게 잡혀가는 대목'. <전우치전>을 책으로 만나니 영화 생각도 새록새록~:)

부끄럽게도 영화보기 전, <전우치전>을 읽지 못했는데 이렇게 책으로도 즐길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영화 <전우치>를 만든 최동훈 감독님 말씀처럼 '읽어본 사람만이 아는 즐거운 세계'가 있었다. 말씀하신것처럼 작품을 읽고 나서 느끼는 쾌감은 시간이 가로막지 못했다!  
  

<홍길동전, 전우치전>을 다 읽었으니 이제 무얼 읽으면 좋을까...! 이 행복한 고민!^^
먼저 읽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 눈물 쏙 뺀다는 감동의 <한중록>을 읽을까,
호기심 발동하는 ㅋ 은근하고 도발적인 조선시대 가장 '핫'한 이야기 <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을 읽을까?
모두들 한국고전문학전집 중 어떤 책을 찜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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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보통 열차 - 청춘의 터널, 그 끝자락을 달리다
오지은 글.사진 / 북노마드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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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어두운 터널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내 음악에서 위로를 받는다고 말할 때 기분이 좋다.
내가 그 터널 안에 있을 때 쓴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그 말들은 오히려 어두웠던 내 청춘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다.
터널을 빠져 나온 뒤의 노래들을 쓸 수 있을 것이다.

 
p276 <홋카이도 보통열차>

  

세상엔 다양한 음악이 존재해야겠지. 하지만 나는 애써 귀 기울이지 않으면 모르지만
한 번만 차분하게 집중하면 몸 안쪽에서 더운 기운이 차오르는, 온천수처럼
듣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p241<홋카이도 보통열차>
 

 

이제 터널이 두렵지 않다.
모든 터널에는 끝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
터널을 빠져 나온 뒤에 맞이한 태양이 얼마나 눈부신지 보았으니까.


p276 <홋카이도 보통열차>
 

<홋카이도 보통열차> 속엔 오지은님의 입말, 말투가 살아 있다.
읽다보면 수다 떨듯, 저절로 답하게 된다는^^

개인적으로 한번도 가보지 않아 낯선 일본이었는데
오지은님과 함께 너무 편하게, 재밌게 여행한 기분!!

 
실제로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홋카이도의 여름, 철도여행을 가고 싶어 실제로 안달이 났다.
나도, 내가 궁금하다.
기차를 타면, 나도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왜 기차를 타고 싶었을까.

이 노선은 어떤 느낌일지 그게 궁금해서,
그 노선이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바퀴 달린 작은 상자에 들어낮아 햇볕을 받으며 이리저리 이동하는 게 좋아서,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할지 그게 궁금해서.


p221 <홋카이도 보통열차>

 
당연한 상황이 당연하지 않을 때(p194) 그 때, 힘들다 생각말고, 우울하다 생각말고, 오지은님 처럼 훌쩍 떠나보자.
홀로.
보통의 속도로.
기.꺼.이
청춘의 터널을 통과하러.

'에이, 그냥 열심히 하면 되지,뭐~'


 ++ "책 맨 뒷장, JR 홋카이도 노선표는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어요.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지은 작가님의 말씀^^ 


 

 

오지은 <홋카이도 보통열차>_이 작은 변화가 반갑다! 

홋카이도 보통열차, 홍대마녀 오지은을 만나다 @ 홍대 라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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