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서 우주를 보다 - 평범한 하루가 과학으로 빛나는 순간
구보 유키 지음, 곽범신 옮김 / 반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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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 jaxa에서 근무하는 mz세대다. 근무를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고, 팬데믹을 거치면서 원룸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원룸에서 원격근무를 하면서 책의 많은 부분을 써 내려간 듯 하다. jaxa 하면 생각나는 만화가 있다. 우주형제라는 꽤 많이 알려진 만화. 사실 이 만화가 없었다면 일본에 이런 기관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 책을 통해 천문학에 대한 좀 더 많은 지식을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일상에서의 에세이에 천문학적인 지식을 조금씩 추가한 것으로, 이 책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더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저자의 전문분야인 우주비행 관련해서 나오는 정보들은 지금껏 몰랐던 부분들도 있어서 흥미롭기도 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삶과 우주의 이야기다. 둘은 나뉘면서 하나가 되고, 따로 같지만 하나로 연결되며 우리의 삶을 우주와 함께 조명한다. 도가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삶 자체가 우주이기 때문에, 이런 작가의 마인드가 마음에 든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우주이고, 우주의 일부분이고, 우주 자체이기도 하다.

저자는 꽤 감성적이다. 그래서 저자가 여자인가 해서 찾아보니, 여자는 아니고, 감성이 풍부한 젊은 남성작가라고 보면 되겠다. 읽다보면 느껴지는 저자만의 감성이 좋다. 편하게 일기쓰듯 글을 써 내려간 듯 하다. 그래서 읽기 편하다. 그러니 읽는 우리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야 겠다. 이 책을 통해 어떤 천문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는 없다. 그냥 맘 편히 우주비행 전문가가 전해주는 우주와 자기 업무, 그리고 저자의 삶과의 관계를 담담히 바라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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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은밀한 비밀 - 인류의 역사를 바꾼 세균-바이러스-기생충의 숨겨진 세계와 우리의 미래
양철수 지음 / 범문에듀케이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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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생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기보다는, 미생물과 관련된 감염병을 다루는 책으로 볼 수 있다. 감염병에 대한 개론적인 역사부터 최근의 코로나, 그리고 독감 등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한 다양한 감염병들에 대한 전반적인 개론학으로 보면 되겠다.

내용은 정말 간결하다. 보통 전문가들이 책 쓸 때 여러가지 개인의 이야기들이나 소견을 덧붙이는데, 그런 부분들을 최소한으로 하고, 최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데 힘을 쓴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용도 간결하고 읽기 쉽다. 그리고 컬러로 다양한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많은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교과서에 더 가까운 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서론 부분을 읽어보니 역시나 이 책이 대학에서 교양과목 참고서로 쓰였다고 한다.

감염병에 대한 여러 책을 봤지만, 이 책처럼 교과서적인 책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유익하다. 이 책을 몇 번만 정독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읽어서 봐도, 어느 정도 초급을 넘어서는 감염병에 대한 지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전문 교양서적을 한 권 비치해 놓은 느낌이다. 내용도 완급조절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전문적인 지식을 나열해 놓기 보다는 군데 군데 완급조절을 하고 있고, 감염병에 대해서도 어떤 것은 깊이, 어떤 것은 기본적인 수준에서 설명해 주며 조절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데 불편하거나 지루함이 덜하다. 이것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곁에 두고 여러 차례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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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너머의 세계 - 의식은 어디에서 생기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
에릭 호엘 지음, 윤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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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마디로 어렵다. 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어려운 책일 수 있겠다.

책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하나는 책 내용 전체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문체가 어수선할 때, 하나는 책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기초 지식이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상태일 때가 가장 큰 두 요인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나름 독력이 있음에도 이 책은 한 챕터를 온전히 보기 힘들다. 아마도 내용이 너무 깊이 들어가서, 일반인이 보기에는 쉽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인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에 대해 말하고, 이 두 관점의 통합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학문적으로는 의식과학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의식과 과학이 하나로 통합될 수 없었지만,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이 분야의 목표가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위에 적은 대로 난해하다. 일단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에 대한 명확한 기본지식이 필요한데, 이것 또한 여기에서는 매우 추상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기초지식이 이러니 더 깊이 들어가는 게 불가능할 정도.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이해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겠다.

데카르트가 이성과 육체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멍청한 답변을 내놓았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것에 대한 좀 더 진보적인 답변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철학적으로 보면 이건 이원론에 대한 견해일 뿐이고, 경험론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이성과 육체는 분리가 되지 않기에 이런 이원론적인 문제들 또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철저한 경험론자인 내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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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 당신은 혼자 있는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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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

혼자 있을 때 삼가 조심한다는 말.

30여년도 더 된 옛날,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이 단어를 처음 들은 것 같다. 그 후 내 삶에 항상 각인되어 있었던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신독에 대한 책이 또 어떤 게 있나 서점을 검색해 봤고, 한 권이 나오길래 그 책도 사서 읽었다. 신독에 대해 남달리 관심이 있었지만, 그 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신독에 대한 책을 찾아보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다. 그 책도 읽고 이 책도 읽으면서 신독에 대해, 그리고 각 책들이 갖는 장단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두 책의 저자가 같은 줄 알았다. 책의 형식이 비슷했는데, 둘 다 사자성어를 내세우고 있고, 그 사자성어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신독의 출처가 동양경전이니 그럴 수 있겠지만 구성이 비슷해서 놀랐다. 책 내용은 사뭇 다르다. 어떤 책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애매하고, 한계도 명확해 보였다.

신독은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단순히 혼자 있을 때 삼가 조심한다는 말은 말 그대로의 의미도 지니지만 이 말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하고 심오한 의미가 오히려 이 시대에는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신독은 동양의 중요한 사상들과 맥을 같이하며 다양한 의미로 확장되어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삼간다는 의미, 혼자라는 의미는 넓게 확장되고 심오한 성찰을 이루면 삶에 대한 자유로움, 얽매이지 않는 삶, 자족하는 삶, 감사하는 삶까지도 확장될 수 있는, 무한한 의미로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책에는 도덕경에 대한 인용도 많이 나오는데, 도덕경에 보면 성인들의 삶에 대한 모습이 나온다. 데면데면하게 사는 삶, 얽매이지 않고 자기 삶을 사는 모습이 나오는데, 나는 그런 현자들의 삶이 신독의 삶이라 생각했다. 나에게 신독은 자유로운 삶을 의미한다.

이 책이 갖는 한계도 보인다. 저자는 신독을 이야기하지만, 내용들을 보면 주요 경전의 중요사상들에 대해 설명하고, 이 사상들을 신독과 엮으려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래서 신독과 과연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 곳도 있고, 신독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는 장이 있기도 하다. 결국 신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가기 보다는 주요 경전에 대한 사상을 설명하고, 이를 신독에 억지로 맞추려는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사람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다를 것이다.

무튼 이 책을 통해 신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신독과 관련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잊혀졌던 무언가 소중한 걸 다시 찾은 느낌이다. 내 안에서 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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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
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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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읽어오고, 지금까지 접한 물리학은 모든 것을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종교부터 천문학까지, 박테리아에서 고등생물인 인간까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물리학 그리고 화학이다. 화학은 형식이고, 물리학은 내용이다. 자연의 모든 것, 우주의 모든 것, 인간의 모든 것들은 이 두 학문에 의해 설명될 수 있어야 하고, 설명되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 두 학문이 진보의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모든 것을 보편적인 인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좀 더 본질적인 자연을 성찰할 수 있을까"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이다. 서문만 봐도 재미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물리학이 설명할 수 있는 영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물리학과 관련되어 있는 정의 관계와 부의 관계에 대한 물리학과 영성과의 관계가 이 책의 중심 주제라는 것을 서문만 봐도 알 수 있다. 서문에는 저자가 갖고 있는 지적 자신감과 여유가 보인다. 무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론을 펼쳐가겠다는 여유가 보인다. 그래서 서문만 봐도 재미있다. 이런 책은 쉽게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좋은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열 권을 보면 그 중에 읽을 만한 책은 한 권도 나오기 힘들다. 그리고 그 한 권의 책의 특징은 저자의 여유다. 저자가 여유롭게 써내려간 책은 대부분 가치있는 책으로 탄생된다. 이건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아니면 깨달은 것 중 하나다. 역량이 뛰어난 작가의 글을 읽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의 사상이 내 사상과 다른지 같은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누구나 생각은 다를 수 있기에.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소수의 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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