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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예수의 13번째 제자 - 니체가 가장 만족한 저서 『안티크리스트』 거꾸로 읽기
김진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서평하다
책 제목이 잘못됐다. 니체, 예수의 13번째 제자가 아니라, 예수의 첫 번째 제자, 또는 첫 번째 친구라는 표현이 맞다. 니체가 바라본 예수는 초인이었다. 시대를 변혁했고, 당시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시대에 저항했고, 그 저항에서 승리했다. 예수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라 봤고, 사랑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리고 사랑 자체로 삶을 완성시켰다.
그래서, 역사적 예수는 초인이요, 혁명가요, 진정한 사랑을 성취한 이요, 사랑에 대해 모든이들에게 전파한 자였다. 하지만 예수의 진정한 사랑은 그의 12제자 조차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바울에 의해 다시 이전의 유대교와 별반 다르지 않은 종교로 전락했다. 니체가 비판한 사제들, 그 사제들의 시작이 열 두 사도였고, 열 두 제자 모두 예수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지 못했고, 결국 예수의 사랑은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렸다.
니체는 그것을 적그리스도들이랑 표현했다. 열 두 제자 모두 이미 적그리스도인들이었다. 그러므로 니체는 예수의 첫 번째 제자 또는 첫 번째 친구라는 표현이 걸맞다. 니체는 예수를 사랑했다. 예수의 사상과 행동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이해한 자는 거의 없었다.
이 책은 목사가 쓴 니체에 대한 건전한 비평서다. 이런 책은 필요하다. 니체는 기독교를 저주했고, 예수를 사랑했다. 기독교인들은 기독교를 믿는 자들이 아니다. 예수를 믿는 자들이다. 예수의 사랑과 실천을 믿는자들은 모두 니체의 한 가족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철저히 고민해 봐야 한다. 난 예수를 믿는가, 아니면 기독교를 믿고 있는가.
이런 시도는 좋지만, 책의 내용은 목사의 시선을 벗어나지 못한다. 예수만 바라보지 않고, 기독교도 바라본다는 말이다. 초대 교부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열 두 제자 모두 예수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초대 교부 또한 예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기독교의 형식적, 정신적 틀을 만든 자들이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완전히 예수와 동떨어진 종교가 됐다. 그들은 종교를 완성한 자들이고, 니체가 그토록 저주한 사제들인데, 저자는 이들에 대한 기존의 견해를 그대로 갖고 왔다. 여기에서 책 읽기를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