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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스 50 - 다른 도시, 같은 세대 인터뷰 에세이
이한규 지음 / 블랙잉크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글 쓰다
이 책은 50명의 외국인의 인터뷰 보고서다. 주로 연령은 20대에서 30대 사이. 주로 삶에 대한, 현재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주고, 여기에 문화와 국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덧붙여진다. 동시대라는 같은 시간 속에 살면서, 공간적으로 다르다는 이유로, 국가와 문화, 종교의 차이로 인해 우리는 다양한 모습의 삶을 보여 준다. 어떻게 보면 아름답지만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 격차가 장기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이상 인류는 또 한번의 비극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시적인 삶은 다양하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다. 이 부분은 책에도 여러번 언급되는데, 우리의 삶은 결국 다양성 속에 살지만, 결국 인간의 삶은 비슷하다. 채플린이 말한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과도 상통하다. 우리는 다르지만 결국 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도록 이미 운명지어진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어가 20대 30대의 인터뷰이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 간결하게 답을 달았다. 중간 중간에 보이는 인터뷰어의 글에서 문학적 재질이 보인다. 글을 쓰는 솜씨가 상당하다. 이것이 이 책을 뻔한 책에서 특별한 책으로 바꿔주고 있다. 인터뷰이가 아닌 인터뷰어가 이 책의 주인이다.
20대, 30대는 미래를 향해 다양성의 삶을 살지만, 50대는 그 삶 안에서 공통된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을 찾아 간다.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은 결국 50대는 되야 가능한 부분이다. 이 책은 미시적인 삶의 다양성에 의지해, 거기서 거시적인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지만, 만약 다시 이런 책을 쓰게 된다면 50대에서 60대의 인터뷰이를 통해 지난 삶을 통한 삶의 통찰과 미시적 삶에 대한 추억과 가치를 언급하게 된다면, 하나의 철학서, 하나의 인문서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저자가 이런 책을 다시 내는 것도 좋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경우 지금보다 질문에 더 많은 정교함과 깊이가 요구될 것이다.
인터뷰에 대한 책으로는 훌룡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각국의 20, 30대의 삶과 고민, 문화를 들여다 보며, 아픔과 희망을 느낀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묘미다.
*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좀 더 깊은 고민을 해 보기 바란다.
우리는 각자 무지개의 색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는 빨강, 누군가는 파랑, 누군가는 보라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빛들이 다 합쳐지면 무슨 색이 될까? 흰색이 된다. 우리는 흰 색을 밝은 색으로 알고 있다. 맞다. 흰 색은 밝은 색이다. 하지만 무지개를 다 합친 것은 색이 아니라 빛. 빛을 모두 합치면 흰 빛이 되는데, 흰 빛과 흰 색은 의미가 다르다. 흰 빛은 다른 말로 하면 모든 빛을 합한 가장 최종적인 빛으로 볼 수 있다. 미시적으로는 다양해도 거시적으로는 비슷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다른 말로 하면, 흰 빛은 가장 더러운 빛이라고도 할 수 있다. 투명해야 할 빛이 흰색으로 탁색되었으니까. 우리가 보는 이 가시광선의 세계는 빛의 전체 파장 중 수십만분의 일도 안 된다. 우리가 보는 빛의 세계를 넘어가면, 우리가 볼 수 없는 투명한 빛의 세게, 가시광선의 세계보다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 배가 더 넓은 투명한 세계가 존재한다. 인류는 가시광선의 세계를 넘어, 다른 파장의 세계를 상상해야 한다.
우리는 보이는 세계에 살지만, 인간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