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철학 강의 -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이 순간의 철학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 지음, 김경숙 옮김 / 북아지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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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번역 과정이 독특하다. 중국어로 쓰인 책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인데, 중국 원서도 아닌 미국의 하버드 철학 강의를 중국어로 번역하고, 그걸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게 독특하다.

이 말을 다시 생각하면 이렇다.

즉, 원래 이 책의 원서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쓴 하버드공개강의연구회는 중국이나 대만 같은 중국어를 쓰는 나라의 공동회인데, 거기에서 이 책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은 도대체 과연 그럼, 그 원서, 즉 이 책의 기본 베이스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어디까지가 하버드의 이야기이고, 어디까지가 이 공동회의 이야기인지를 애매하다는 것이다. 분명 그 베이스는 하벋의 무료 강의나 무료 자료에서 얻은 것 같지만,

사실, 내용면에서는 많이 빈약하다. 정말 이것이 하버드의 강의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피상적이고 얕다. 얕은 시냇물을 걷는 느낌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공동회에 의해 많은 부분 윤색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이야기마다 일화를 들고 있는데, 그 내용이나 접근이 어색하다. 아무리 봐도 이것이 순수하게 하버드의 강의라고 보기에는 너무 내용이 빈약하고 허술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디까지가 하버드의 영역인지, 어디까지 윤색을 해서 자기들의 색을 입힌 건지 그 경계가 애매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그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무용하다고 말할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또다른 훌룡한 삶의 지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또는 다른 사상이나 믿음을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쉬움이 많다.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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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 - SF 작가의 수학 생각
고호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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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 하는 삶을 살았다.

수포자로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하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다른 책을 봤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수학과는 완전히 결별할 줄 알았다.

그런데, 50이 되는 지금, 다시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 얼마 전 초급 수학책을 사서 이제 다시 처음부터 수학을 하려고 준비중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기사 자격증을 몇 개 따면서 보니 왠만한 자격증은 수학공식이 나온다. 수학이라는 것이 그냥 살기에는 몰라도 되지만, 좀 더 깊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자니, 어느 틈에선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어느 정도 공식을 암기하고,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해서 문제를 풀기는 하지만, 좀 더 깊이 이해하려면 다시 한번 수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다. 그래서 다시 수학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얼마전 본 영화도 한 몫하긴 했지만...

이 책은 일반 수학책과는 다르다. 모르겠다. 그동안 수학관련 책을 본 적이 없었으니, 이런 책이 새로운 흐름인지, 아니면 이런 비슷한 책들이 또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는 새롭다. 일단 수학 자체의 공식이나 문제를 푼다거나 하는 것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신 수학이 어떻게 실생활에서 사용되는지를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래서, 수학에 다시 다가가려고 하는 나에게 수학에 대해 조금 더 흥미를 느끼게 해주기에는 충분하다. 사실 살아가는 데는 더하기, 빼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좀 더 사회를 이해하고 우주를 이해하고, 삶을 더 깊이 바라보기 위해서는 수학이 어느 정도 깊이까지는 필요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수학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

이 책의 저자는 예전에 수학동아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썼던 내용들을 보정, 증보해서 이 책을 쓴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이렇게 수학에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실생활과 거의 관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수학 속에서 살고 있다. 다만 누군가가 또는 무엇이 그것을 대신해서 해결해 주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수학을 새롭게 접하면서, 스트레스 보다는 즐겁고 재미있게 접근하려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주변의 수학들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이 책은 그런 여정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정독하며서 몇 차례 더 읽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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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과 한국 현대사 이야기 - 책은 어떻게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나, 개정판
부길만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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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제시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우리 나라 출판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출판계에 대한 근대, 현대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나, 출판계에 있는 사람에게 다양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항상 정치적인 문제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출판업이라는 것이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출판업이 등록업이 된 게 이제 경우 4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나라의 출판물에 대한 규제가 현대에서 이어져 왔음을 보여 준다. 안타까운 일이다. 책을 마음대로 내지 못하고, 독자들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상실한다. 그 속에서 더 넓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책에서는 당시 시대의 출판업의 상황과, 당시의 베스트셀러들도 소개해 주고 있다. 시대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서적들의 내용들을 보며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70년 대 이후 출판하기 시작한 단행본들과 문고본들, 어찌 보면 우리 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출판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70년 대 이후인 것 같다. 당시 출판사들 중 대부분의 회사들이 imf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지만, 그 고통을 이겨낸 출판사들은 지금 한국의 출판을 이끄는 거목이 되었다. 70년 이후 급격한 출판업의 성장이 아마도 회사의 경영수익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책은 마지막에 최인호, 황석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부분 할애한다. 최인호는 상업작가라는 이유로 비하되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한 세대를 이끌어간 이야기꾼이고,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지금 우리는 순수문학와 상업문학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순수문학이라 불리는 문학은 거의 죽었다고 봐도 되겠다. 많은 이들이 이런 소설을 읽지 않는다. 대신 bl이나 웹소설, sf소설, 판타지 소설로 넘어갔다. 예전의 시각으로는 문학이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주류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인호를 비하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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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 세상에 의문을 던지는 53가지 철학 이야기
이충녕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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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단편적이라는 말은 단편적인 많은 철학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도 되고, 내용들이 철학자들의 많은 철학적 내용들 중 단펴적인 것들만 수록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책에 비해 많은 철학자들이 소개되고 있다. 아마 저자 입장에서는 많은 철학자들을 좀 더 쉽게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이렇게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은 근세의 철학자들보다 현대의 철학자들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당한다. 그러다보니 근대, 그리고 우리가 아는 푸코를 넘어 더 현대적인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다. 처음들어 보는 사람들이다. 아직 낯설은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는 면에서 새롭기도 하다.

철학은 어렵지만 사실 매우 쉬운 학문이다. 우리가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 철학이 된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과 이론을 세우고, 자기만의 생각이라 믿을지라도, 철학을 공부하면 그 모든 생각과 사상은 이미 과거의 누군가가 이미 고민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인간이 고민하는 철학의 범위는 어떤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사실 선도적인 철학자들이 이미 시대를 앞서 고민해 왔던 셈이다. 하지만 결국, 어떻게 보면 어떤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왜 그럴까?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한계가 없는 존재라 믿기 싶지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자유와 함께 한계의 결정판들이다. 인간은 완전한 자유를 갖고 있지만, 완전한 속박 속에 살고 있다. 다만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수많은 분들의 수많은 사상들 중에서 아주 단편적인 것들로 페이지를 채우다 보니, 어떻게 보면 그 철학자의 본령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한 철학자의 사상을 몇 페이지로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럼에도 저자가 처음에 의도했던, 철학 초보의 독자들에게 철학에 대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는 책의 취지에 합당한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분명 흔한 철학책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색이 있는 책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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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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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현대물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화학에 관심을 갖게 되고, 화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 생물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모든 자연학들이 결국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시스템임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편의상 여러 분야로, 학문으로 나누지만, 결국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고, 자연학은 그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시스템인 셈이다.

이 책은 화학의 통사이긴 하지만, 인류 세계사와 관련된 화학에 집중함으로써 화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바이엘 같은 세계적인 의약회사도 그 시작은 화학회사였음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화학을 통해 현대의 의학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긴 약 자체가 화학의 집대성이니 말할 필요도 없는 말 같기도 하다.

책은 세밀한 부분까지 우리에게 전해줌으로써, 크고 작은 화학의 역사를 재미있게 보여 주고 있다. 내용이 많다고 해서 너무 평이하거나 단순하지도 않다. 적당한 수준에서 우리들에게 화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셈이다. 근처에 두고 몇 번 정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다만, 속지를 2도로 인쇄하면서, 붉은 색이 너무 강해 책을 읽는 데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었겠지만, 사람마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좀 더 채색을 줄이거나 그냥 1도로 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화학 이야기가 때로는 너무 깊이 들어가면 보는 사람이 읽으면서도 불편하다. 평범한 성인에게 맞는 전문도서의 발간으로서 좋은 예가 아닐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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