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책과 한국 현대사 이야기 - 책은 어떻게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나, 개정판
부길만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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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제시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우리 나라 출판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출판계에 대한 근대, 현대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나, 출판계에 있는 사람에게 다양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항상 정치적인 문제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출판업이라는 것이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출판업이 등록업이 된 게 이제 경우 4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나라의 출판물에 대한 규제가 현대에서 이어져 왔음을 보여 준다. 안타까운 일이다. 책을 마음대로 내지 못하고, 독자들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상실한다. 그 속에서 더 넓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책에서는 당시 시대의 출판업의 상황과, 당시의 베스트셀러들도 소개해 주고 있다. 시대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서적들의 내용들을 보며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70년 대 이후 출판하기 시작한 단행본들과 문고본들, 어찌 보면 우리 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출판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70년 대 이후인 것 같다. 당시 출판사들 중 대부분의 회사들이 imf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지만, 그 고통을 이겨낸 출판사들은 지금 한국의 출판을 이끄는 거목이 되었다. 70년 이후 급격한 출판업의 성장이 아마도 회사의 경영수익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책은 마지막에 최인호, 황석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부분 할애한다. 최인호는 상업작가라는 이유로 비하되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한 세대를 이끌어간 이야기꾼이고,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지금 우리는 순수문학와 상업문학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순수문학이라 불리는 문학은 거의 죽었다고 봐도 되겠다. 많은 이들이 이런 소설을 읽지 않는다. 대신 bl이나 웹소설, sf소설, 판타지 소설로 넘어갔다. 예전의 시각으로는 문학이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주류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인호를 비하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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