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마시 코트렐 홀.엘리자베스 엑스트롬 지음, 김한슬기 옮김 / 웨일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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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라면 나이듦의 선물,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이 보인다. 부제가 나이가 들수록 더 생산적이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법인 만큼, 이 책은 나이듦에 대해, 그리고 나이들어서 어떻게 하면 더 만족스럽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공동저자인데 한 명은 의사이고, 한 명은 작가이다. 그래서 내용이 전문적인 의학적 지식만으로 채워져 있지 않다. 어떻게 보면 에세이처럼 간단히 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건강하게 나이들어 가는 노인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책을 전개해 가며는 것이 기본적인 플롯이다.

이 책에서는 세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목적, 하나는 적응, 그리고 마지막은 계획이다. 나이들어가면서, 그리고 만족해 가면서 살아가기 위해 세 가지를 제시하는 셈이다, 마지막 계획은 의학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생뚱맞다. 책의 깊이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글쎄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단순하다는 느낌이다. 삶은 돌아봄도 필요하다. 자신에 대한 성찰이고, 장기적으로는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다.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무엇보다 나이들어 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하다. 진지한 자기 성찰은 남은 삶에 대한 목적, 남은 삶을 위한 적응, 그리고 건강보다 중요하다. 우리 삶의 종착이기 때문이다.

편하게, 부담없이 읽기에는 좋지만, 이 책을 통해 깊은 성찰이나 나이듦에 대한 더 깊은 내면적인 반성을 얻기는 힘들다. 어떻게 보면 서양에서 바라보는 나이듦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해 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끝까지 만족하게 살아가자 보다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성찰하며 삶을 마무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이건 개인적인 삶에 대한 견해이니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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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의 삶 - 뇌종양 전문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실에서 마주한 죽음과 희망의 간극
라훌 잔디얼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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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위에서는 모든 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의사가 휘두르는 메스 앞에서 우리의 삶 또는 생명과 죽음을 넘나든다. 거대한 질병 앞에선 우리들에게도 칼날 위의 춤은 중대사이지만, 항상 그런 중환자들 앞에서 칼날 위에서 춤을 춰야하는, 어떻게 보면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가 경험하게 될 고통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고통 속에서 환자들에게 희망과 절망을 주었던 한 의사의 내면의 성찰에 대한 기록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의사는 외과의사로서, 중병을 겪고 있는 환자를 위한 무서운 수술을 담당한다. 사지를 절단하거나 척수를 만지는 등, 이 의사가 하는 일은 일반 외과들보다는 더 죽음에 가깝게 다가가 있다. 만약 이 의사를 병원에서 만난다면, 그 환자는 이미 어느 정도 사선가까이에 와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 의사를 만난 환자들은 몇 년 안에 모두 죽는다. 저자는 환자들을 통해 고통과 절망, 감사와 희망을 느낀다. 때로 자신의 실수로 인해 한 생명이 하반신 불구로 살아야 하는 고통을 당하기도 하고, 깊은 고민을 등한시 한 하지 절단으로 어떤 환자는 상체만으로 살아야 한다. 비록 환자 본인이 원했다고는 하지만, 환자 또한 하체가 없는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결국 더 많은 경험이 있는 의사들의 신중한 선택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저자는 때로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한다.

환자들 대부분이 사선 근처에 머물며 삶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 일반적이진 않지만 누구나 경험할 수 가능성이 있는 일들이다. 그 과정 중에서 의사가 겪는 트라우마 또한 상당할 것이다. 의사들은 나름대로의 트라우마를 겪는다. 그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하느냐가 결국 자신의 삶과 의사로서의 삶에서, 칼날 위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전에 감명깊게 읽었던 책에서는 저자가 거리 두기를 제안했다. 너무 깊이 환자 속으로 들어가지 말란 말이다. 이게 제일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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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주에 가야 하는 이유 -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우주 경제의 내일까지
폴윤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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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에 대한 에세이다. 가벼운 에세이로 보면 될 것 같다. 우리가 우주로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을 읽고 싶었고, 그 가운데서 저자가 갖고 있는 깊이있는 사색을 보고 싶었지만, 그것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좀 더 가볍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우주와 관련된, 보다 폭 넓은 스펙트럼으로서의 우주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평이하게 서술되어 있다.

일단 대상이 일반인으로 보기에는 평이하다. 우주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맞는 책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그리고 글 안에서 들어나는 필력과 성찰의 깊이가 제대로 드러나지 못해 아쉽다. 피상적이라 좀 더 심오한 우주의 내면으로 우리르 안내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우주가 우리에게 주는 상상력과 창의력은 그 상당부분이 저자의 필력에 의존한다. 그래서 우리가 코스모스라는 책을 고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주 시대를를 여는 프론티어로, 많은 독자들과 수강생들에게 우주가 갖고 있는 무한한 깊이 대한 그 첫발을 디디게 하는 첨병이라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 지식이 아니라, 지식과 상상력에서 발휘되는 저자만의 독창성과 창의성 그리고 그 속에서 타자 또한 우주의 심오한 맛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안내할 수 있는, 달콤한 솜사탕같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필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필력은 다양한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인문학적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주 시대에 필요한 것은 과학보다 인문학이 되어야 하는 셈이다. 우주는 철학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주가 깊은 만큼, 우주에 대한 글 또한 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게 뭘지는 저자가 좀 더 고민해 봤으면 한다. 저자의 철학이 뭔지, 우주에 대한 저자의 철학이 뭔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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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서통합 의료인가? - 만성 불치병
이시형 지음 / 풀잎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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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과 서의 의료의 통합에 대한 내용이다. 이 문제에 대해 심취해 있는 이시형 의사가 인간의 노후에 대한 서양 의학의 한계와 동양 의학의 융합에 대한 제언으로 보면 된다. 전인적 건강관이란 인간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사회, 자연, 우주와의 조화를 기반으로 한 건강관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사이비 종교 같은 느낌도 있지만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인간의 몸이 구별되어 모여 하낙 되는 존재가 아니라, 구별을 넘어 하나인, 즉 자연과 하나인 존재라는 점을 기반으로, 인간의 난치병에 대한 치료를 자기 안에서, 자기 안에서 능동적으로 다듬어, 예방해 가자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몸의 한 곳의 이상은 한 곳의 이상 이외의 의미를 갖고 있다. 미세한 근육의 어긋남이 평생 근육통을 갖고 살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듯이, 미세한 하나의 어긋남은 몸 전체 어긋남의 일종의 신호탄이고 첨병이 될 수 있다. 서양 의학은 하나의 부분을 보지만, 동양 의학은 기본적으로 전체를 바라 본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주지만, 동양의학은 몸 전체를 보양할 수 있는 약을 주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할지라도 나이듦으로 인한 퇴행성 질환은 어찌할 수 업다. 동양도 늦출 수 있을 뿐 없애지는 못한다. 퇴화는 모든 자연물의 섭리이다. 퇴화되어 사라자여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한다. 우리 또한 그러 과정을 수백번, 수천번, 아니 수십만 번 걸쳐 나타난 존재이다. 그래서 내 몸의 어느 한 부분에는 예수의 몸을 이루었던 원자 하나가, 다른 행성에서 존재했을지 모를 미생명체의 원자 하나가 존재할 수 있는 셈이다.

동양의학이 전체를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명을 연장시켜 주지는 못했다. 과거 조선시대나 그 이전의 인간 평균 연령이 50세 전후라는 사실은 동양의학이 전체를 말하고 몸의 균형을 말하지만, 결국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서양도 마찬가지이다. 고도의 서양의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체력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쉬는 시간이 많아지고 여유로워지면서 인간의 수명은 최대한 극대화 되었다. 그 대부분의 성과는 서양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야 어떻든 이제는 어느 정도 인간 수명의 피크를 맞고 있다는 느낌이다. 나는 이것이 피크이고 오히려 더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산다는 것이, 단지 나이만 늘어나는 것이 인간의 삶을 유익하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철학을 통해, 사색을 통해 깨달을 때 남은 인생을 좀 더 유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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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인데 아직도 내 몸을 몰라? - 만화로 배우는 여성을 위한 성교육 교과서
다카하시 사치코 지음 / 라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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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임에도 자기 몸에 대해 모를 때가 많다. 남자인 경우 서른 살임에도 전립선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여자는 없고 남자만 있는 전립선에 대해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암 같은 말은 들어봤어도 자세히 알아보거나 검색해 보는 사람은 드물다. 여자도 마찬가지. 어떻게 보면 남자보다 더 세심하고 민감한 신체이고, 남자보다 감당해야 할 위험과 무게가 상당함에도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여성의 몸에 대한 책이다. 책 내용을 보면 정말 이 정도의 내용도 모르는 성인들이 있을까 하는 정도로 보통 상식 수준의 내용들이 만화와 함께 실려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몸에 대한 정보에 둔한지 신기하기도 하다. 이 책은 일본의 책을 번역했는데, 책도 왼쪽에서 읽는 게 아니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게 일본 만화책을 많이 본 남성에게는 익숙하지만, 일본 만화나 책에 덜 익숙한 여자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더군다나 그 또한 이런 제본 형식을 따라서 썼기에 더 어색하다. 만화 상에 꼭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을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특히 이 책의 주독자층인 여성에게 익숙한 보편적인 제본방법을 쓰는 게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대로, 이 책은 여성의 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깊이가 있는 책은 아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 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여성의 생리의, 피임, 그리고 여성 질환, 임신에 대한 내용들을 에피소드와 함께 적고 있다. 책의 내용으로 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삼십대가 아닌 이십대에게 더 어울리고, 20대에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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