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닿으면 팜파스 그림책 11
김지원 지음 / 팜파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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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아라는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모아는 새를 관찰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다.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자연 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나뭇가지나 잎 등으로 여러가지 모양의 동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정성들여 하나하나 만들어서 그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모아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 모아는 정성들여 작품을 만들 때 진심을 다했고, 친구들은 그 진정한 마음을 알아주기 원했지만, 친구들이 보기에 모아가 만든 것은 초라하고 볼 품 없는 아무추어, 아이가 만든 하나의 서투른 장난감일 뿐이다. 그래서 왜 이런 걸 만드냐고 오히려 모아를 놀린다.

모아는 거기에서 상처를 받는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겪는 아픔이긴 하지만, 사실 내가 진정으로 재미있게 만들었으면 남의 판단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 얽매일 필요는 없다. 내가 좋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모아는 아직 어리고, 친구들을 좋아하기에 그런 마음을 갖지 못하고 슬퍼한다. 그래서 자기가 만든 것들을 숲 속에 여러 모양으로 내려 놓는다.

하지만, 숲 속에 사는 동물들은 모아의 작품속에서 위로와 안식을 얻는다. 들어가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걸로 새로운 창작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쓸모가 없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쓸모있고 소중한 존재가 된 것이다. 모아는 이런 숲속의 친구들과 다시 새로운, 즐거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사실 이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 이야기보다 이 동화책에서 더 유심히 볼 것은 저자의 퀼트?작품이다. 퀼트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아뭏튼 다양한 면직물?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솜씨가 대단하시다. 동화책에 나오는 모든 이미지는 그림이 아니라, 하나하나 모두 작가의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이 이야기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야기를 생각하면, 한땀한땀 바느질을 해 갔을 작가를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 작가의 이미지 구현력과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아이 뿐만 아니라 공예를 하고 있는 아내 또한 이 그림을 보고 재미있어 했다. 작가가 진심을 다해 만든 작품 속에서 이미 진심이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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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생일잔치 - 정해진찬의궤로 보는
박현정 지음, 한용욱 그림, 김윤희 감수 / 선한능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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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생일잔치는 어땠을까?

재미있었을까? 아니면 그냥 형식에 그쳤을까?

백성들은 볼 수 없는 잔치였으니 재미있지는 않았을 듯 하다. 참여하던 이들도 재미보다는 일국의 소중한 제례로 참석했으니, 어찌 보면 웃음하나 없는, 긴장감이 팽배한 그런 생일잔치가 아니였을까?

정해진찬의궤는 1887년 경복궁에서 있었던 신정왕후 대왕대비의 팔순장치를 기록으로 남긴 것이라 한다. 조선 초나 중기도 아닌, 조선 말의 생일잔치이다. 그림 초기에 나오는 경복궁 전체의 조감도는 볼 만 하다. 장엄한 맛이 있다.

이야기는 숙수들이 생일 잔칫상을 차리는 중에, 선우라는 꼬마가 옥이라는 아이를 만나, 옥이의 화관을 찾아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건 하나의 계기이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80순 생일잔치의 행사 전경이 그려진다. 어찌보면 단순히 그리는 것보다는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그 속에서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아이들이 보기에는 괜찮아 보인다. 옥이는 화관을 찾아서 무용을 춰야 하기에 다른 식순이 끝나기 전에 찾아야만 한다.

연주가 시작된다. 대금, 편종, 편경 등 많은 악기들이 연주되며 팔순을 축하한다. 그리고 신하들이 마마에게 4배한다. 만경전 앞쪽에는 여자 손님들이 가득하다. 남자들은 만경전 문 밖 담장 아래에 있다. 선우는 그 와중에 옥이의 화관을 고양이에게서 찾아준다. 옥이는 그것을 갖고 자신의 무용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이 춤이 선유락 춤이다. 옥이는 그 춤에서 배 안에 타고 있는 소녀 역할을 하고 있다.

생일잔치는 밤에도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3일 동안 총 6번이 진행된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형식적인 생일잔치다.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한 자리였을 것이다. 아이에게는 아직까지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선에서의 잔치 풍경을 보면서,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나중에 경복궁에 가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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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리커버 에디션)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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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는 한국 순수문학(순수문학이 있다고 한다면)의 거장이라고 불릴만한 작가다.

단지 오락성 뿐만 아니라, 문학성까지 겸비한 이 시대에 보기힘든 작가임에는 틀림없다는 말이다.

처음 이 작가의 작품을 본 것은 이상 문학상을 받은 화장이라는 작품이었다. 사실 보면서도 그렇게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이상문학상에서의 논평은 칭찬일색이었다. 좀 의아한 부분도 있었고, 밀어주기 식의 수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 뒤로 이상문학상은 신임하지 않는다. 이상 문학상은 없어지든지 편집장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뭏튼 당시나 지금이나 소설의 경향이 여성적이고 세밀한, 조밀조밀하고 나쁘게 보면 하찮은 것들은 세심하게 표현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어 왔는데, 그 안에서 유독 자신만의 색깔로 소설을 썼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던 같다.

다음으로 읽은 책이 남한산성이었는데, 역시 이 책 또한 그렇게 잘 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작가 특유의 간결학 무뚝뚝하고 끊어지는 문체가 독창적이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그런 필법이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했다. 아뭏튼 특이하지만 특별하지는 않은 작품이었다.

그러다가 이 작품을 다시 읽는다. 난 장편을 안 읽는데, 김훈 작가의 작품이기에 이 책을 읽었다. 장편은 모두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 왠지 일부로 분량을 늘리기 위해 길게 늘리는 부분. 그런 부분들 때문에 안 읽지만, 이 책은 다시 한번 힘을 내여 읽어보길 했다.

전체적으로 이전 작품보다는 완숙미가 느껴진다. 여전히 작가 특유의 필법이 있지만, 그게 좀 더 숙련되게 다듬어진 느낌이다. 그리고 표현도 농후해졌다. 특히 서두의 초에 대한 글은 깊은 필력이 묻어나는 부분이었다.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고 깊은 고민 가운데 나온 표현들이 보이는 것 같아, 읽으면서 놀랍기도 했다.

작가는 예전에 자신의 소설이 남성적인 경향인 것에 대해, 자기는 여성적인 표현이 약하다고 했었는데, 둘 다 잘할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강점으로 지금처럼 자신만의 글을 쓰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말이라는 소재는 작가의 필법에 어울리는 소재다. 좋은 소재와 좋은 필법이 만나, 읽을만한 소설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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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대탐험 스티커 컬러링북 - 비주얼씽킹 역사 아트 놀이! 역사 대탐험 스티커 컬러링북
키득키즈 편집부 지음 / 키득키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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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스티커를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티커를 붙이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책을 통해서 세계위인, 문화유산, 전통음식을 간단하게 알 수 있고, 역사, 문화상식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많은 국가가 있지 않아서 책 자체는 얇은 편이다. 스티커를 붙이는 곳이 있고, 함께 색칠하는 곳이 있고, 틀린 그림이나 낱말 맞추기 등으로 적절하게 여러 나라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세계사라기 보다는 세계의 여러 국가에 대한 정보가 맞겠다. 총 열 개국의 나라가 나오는데, 우리나라, 일본, 그리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 아르헨티나 등이다. 대부분 유럽 나라들이 대부분이고, 남미는 아르헨티나 한 나라만 소개하고 있다. 아마도 여러 나라 중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융성했던 나라들을 선정하면서 이런 나라들이 정해진 것 같다. 그렇게 보면 미국은 예외지만, 현재 제일 강대국은 미국이니 그럴 만도 할 것 같다.

프랑스를 보자니 신혼여행 때 머물렀던 파리가 생각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가서 에펠탑은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났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했던 것들, 루브르 박물관에서 하루종일 있었던 것들까지. 지금 생각하면 루브르 박물관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근시일에 파리는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각 나라의 소개에는 수도나 인구, 통화, 면적 등이 나오고, 유명한 인물과ㅏ 음식들, 그리고 문화 유산등이 간단한 일러스트로 소개된다. 아이가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각 나라의 국기가 나올 때마다 큰 소리로 말하며 즐거워한다. 그러면 나는 그 나라의 수도가 어디인지, 그리고 유명한 사람은 누가 있는지를 간단하게 이야기해주고, 아이에게 스티커를 붙이도록 유도한다. 스티커는 꽤 자잘하게 나눠져 있어서, 그것을 다 붙이려면 꽤 시간이 든다. 그래서 내 자유시간도 늘어난다. 자세한 세계의 여러 나라에 대한 정보는 아니지만, 이렇게 다른 나라들에게 익숙해 지면서 점점 더 다른 나라들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제 포스트코로나에 맞춰 조금씩 해외로 여행을 다니고 싶다. 아이와 함께 나 자신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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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 - 나를 키워 준 시골 풀꽃나무 이야기
숲하루(김정화) 지음 / 스토리닷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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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풀, 숲, 나무, 계곡 만이 자연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대도시도 자연이다. 자연과 도시를 나누는 것은 인간의 편협한 생각일 뿐 우리는 모두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 비치는 태양, 밟고 있는 대지가 바로 우리가 자연의 자손임을,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가르켜 준다. 넓게 확장하면 태양계 그리고 우주 또한 자연이다. 스스로 그렇게 존재하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속에서도 풀과 풀, 그리고 나무와 놀던 나날들은 우리에게 좀 더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자연보다 더 자연스럽고, 존재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우리의 과거와 추억 속에 존재하고 있다.

저자는 어떤 이유로 다시 고향에 내려간 후, 그곳의 자연에서 이전의 자신을 추억하며 풀과 꽃, 나무에 대해 담담히 말하고 있다. 우리말을 써서 때로 읽는 게 막힐 때가 있지만, 그래도 글 속에 잘 녹아나며, 자연 속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금을 잘 양념해서 배어나게 하고 있다. 자연 속에는 특히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진하게 배어 있다. 당연할 것이다. 어머니 곁에는 늘 풀과 꽃과 나무, 우리 먹거리들이 함께 있었으니, 우리가 자연을 생각하면 누구보다 어머니가 먼저 생각날 것이다.

때로 보이는 그림들이 정겹기도 하다. 저자는 아마도 시를 써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글에서 시의 맛이 나고, 글도 많이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렸을 적부터 써온 일기가 큰 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필력이 좋은 사람의 글을 읽는 건 기쁨이다. 요즘 그렇지 못한 저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 쓸수록 늘 수 밖에 없다.

정말로 잔잔한 것들. 우리 일상 속에서, 특히 시골에서 자라났다면 더 자주 봤을 흔한 것들. 그런 것들 하나 하나에 추억이 있고 사연이 있다. 저자는 담담히 적으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고 있다.

아쉬움도 있다. 무엇보다 내용이 평이하다는 것. 그리고 때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데 그 경계가 불분명해 읽다가 멈춘다는 것. 그래도 자연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넘실넘실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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