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 치료 교과서 - 왜 아픈지 기, 혈, 진액부터 경락, 한방 치료법까지 찾아보는 동양의학 치료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센토 세이시로 지음, 장은정 옮김 / 보누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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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양의학에 관련된 기초 지식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동양의학은 중국의 고대 의학을 기본으로 한다. 그것이 각 나라별로 적용되며, 나라마다 각기 다른 한방의학이 발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로 치면 동의보감 같은 책이 결국 한방을 기준으로 각 나라의 특색에 맞는 동양의학의 자기지역화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우리 나라 한의사가 아닌, 일본 한의사가 쓴 책이다. 일본에서는 의사가 되기 전에 반드시 한의학을 배운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한방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 부럽다. 이 책은 일본 의학박사가 쓴 만큼 일본의 동양의학에 대한 소개로 보면 된다. 그렇다면 의구심이 든다. 이걸 어디까지 우리 한국의 한의학과 같은 것이고 어디까지 다른 것일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한국의 한의학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구별을 일반인은 하기 힘들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동양의학의 기본, 예를 들어 음양오행 같은 기본적인 것들은 물론 동일하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 자라는 약초가 다르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국과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모두 우리의 한방 의학처럼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겠다

이 책 시리즈는 10권 이상이 나왔다. 어차피 인간의 구조는 동서양이 모두 같기 때문에, 내장이나 뼈, 생리학 적인 측면에서 나오는 모든 책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다 똑같이 읽을 수가 있다. 하지만, 동양의학은 지역성이 강한 만큼 이 책만큼은 조심스럽게 읽어볼 필요도 있겠다. 다르게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간단하게 한방의학을 소개한 책이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양한 그림으로 간단하게 한의학에 대해 설명한 책이 있을지, 나중에 서점에 가면 찾아보고 싶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한의학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건 전문가들의 책임도 상당하다고 하겠다. 모든 학문은 기초, 기본에서 시작한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기본적인 책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는 일본의 문화적 기저가 부럽기도 하다.

무튼, 일본에도 우리나라처럼 한의원이 많을지 궁금하다.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책에서도 만화에서도, 일본 여행가서도, 어디에서도 직접 본 적이 없는 만큼 우리나라보다 더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한의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쉽게 전해준다. 차근 차근 보면서 한의학에 대한 기초를 쌓아가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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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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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드 몽테뉴의 수상록을 우리는 대부분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책을 읽어 본 적이 없고, 읽더라도 포기하고 만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떤 책들은 유명해서 읽어보고 싶어 시도를 하지만 읽기에 버거운 책들도 많다. 이 책이 그렇다. 양이 많기도 하지만, 단순히 양이 많기 때문은 아니다. 이 책의 서술이 지금 우리 시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때로 고전, 명서라고 해서 읽기를 권하는 책들이 많지만, 사실 그 책들을 직접 보면 과연 이 책이 읽을만한 책인가 하는 의심이 드는 책들도 많다. 예전의 명서가 지금까지 명서로 불리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느낌과 공감을 제공한다는 것은 기전의 인간 심리를 자극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다. 그런 책들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단순히 명서라고 해서 그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대략적인 내용을 보고, 그 책을 읽어볼만한 검토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

이 책은 원서에서 여러 부분을 발췌해서 만든 다이제스트다. 원본 책을 보면 금방 질린다. 우리는 몽테뉴를 근대인의 시작으로 보지만, 그 시작을 찾으려고 그 많은 책을 볼려면 질리게 된다. 그만큼 이 책은 다양한 내용들에 대해 다양하게, 어떻게 보면 산만하고 잡다하게 적고 잇다. 신변잡기식, 아니면 자기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데, 그 내용들이 대부분 우리들이 알기 힘든, 자기네 나라 이야기이거나 고전에서 갖고 온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보기에도 힘들고, 이해하기도 힘들다.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독하면서 보는 데에는 수많은 고난이 따른다. 그러다 보니 포기하게 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몽테뉴의 근대적 사고는 이 책을 연구하던 전문가들이 찾아낸 책 속의 진주 같은 것들로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니, 우리가 그 진주를 찾겠다고 그 두꺼운 책을 정독해서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나름 효용이 있겠다. 그런 노력을 줄여주니 말이다. 나는 몽테뉴의 에세를 정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몽테뉴의 맛을 보고, 몽테뉴의 영향을 받은 파스칼의 팡세에 더 집중하길 바란다. 파스칼의 팡세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기독교적이지만, 기독교적인 내용을 빼고 보면, 그 안에서 근대인으로서의 파스칼을 보게 된다. 파스칼이 철학자였다면, 근대 철학의 선구자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계속 보면서 몽테뉴가 우리에게 남기는 유산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 보겠다. 그리고 그 유산이 나에게 가치가 있는지도 고민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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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강의 -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이 순간의 철학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 지음, 김경숙 옮김 / 북아지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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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번역 과정이 독특하다. 중국어로 쓰인 책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인데, 중국 원서도 아닌 미국의 하버드 철학 강의를 중국어로 번역하고, 그걸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게 독특하다.

이 말을 다시 생각하면 이렇다.

즉, 원래 이 책의 원서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쓴 하버드공개강의연구회는 중국이나 대만 같은 중국어를 쓰는 나라의 공동회인데, 거기에서 이 책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고민하게 되는 것은 도대체 과연 그럼, 그 원서, 즉 이 책의 기본 베이스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어디까지가 하버드의 이야기이고, 어디까지가 이 공동회의 이야기인지를 애매하다는 것이다. 분명 그 베이스는 하벋의 무료 강의나 무료 자료에서 얻은 것 같지만,

사실, 내용면에서는 많이 빈약하다. 정말 이것이 하버드의 강의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피상적이고 얕다. 얕은 시냇물을 걷는 느낌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공동회에 의해 많은 부분 윤색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이야기마다 일화를 들고 있는데, 그 내용이나 접근이 어색하다. 아무리 봐도 이것이 순수하게 하버드의 강의라고 보기에는 너무 내용이 빈약하고 허술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디까지가 하버드의 영역인지, 어디까지 윤색을 해서 자기들의 색을 입힌 건지 그 경계가 애매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그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무용하다고 말할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또다른 훌룡한 삶의 지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또는 다른 사상이나 믿음을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쉬움이 많다.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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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 - SF 작가의 수학 생각
고호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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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수학 좀 대신 해 줬으면 하는 삶을 살았다.

수포자로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하고, 수업시간에 잠을 자거나 다른 책을 봤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수학과는 완전히 결별할 줄 알았다.

그런데, 50이 되는 지금, 다시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 얼마 전 초급 수학책을 사서 이제 다시 처음부터 수학을 하려고 준비중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기사 자격증을 몇 개 따면서 보니 왠만한 자격증은 수학공식이 나온다. 수학이라는 것이 그냥 살기에는 몰라도 되지만, 좀 더 깊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자니, 어느 틈에선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어느 정도 공식을 암기하고, 공학용 계산기를 사용해서 문제를 풀기는 하지만, 좀 더 깊이 이해하려면 다시 한번 수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다. 그래서 다시 수학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얼마전 본 영화도 한 몫하긴 했지만...

이 책은 일반 수학책과는 다르다. 모르겠다. 그동안 수학관련 책을 본 적이 없었으니, 이런 책이 새로운 흐름인지, 아니면 이런 비슷한 책들이 또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는 새롭다. 일단 수학 자체의 공식이나 문제를 푼다거나 하는 것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신 수학이 어떻게 실생활에서 사용되는지를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래서, 수학에 다시 다가가려고 하는 나에게 수학에 대해 조금 더 흥미를 느끼게 해주기에는 충분하다. 사실 살아가는 데는 더하기, 빼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좀 더 사회를 이해하고 우주를 이해하고, 삶을 더 깊이 바라보기 위해서는 수학이 어느 정도 깊이까지는 필요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수학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

이 책의 저자는 예전에 수학동아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썼던 내용들을 보정, 증보해서 이 책을 쓴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이렇게 수학에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실생활과 거의 관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수학 속에서 살고 있다. 다만 누군가가 또는 무엇이 그것을 대신해서 해결해 주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수학을 새롭게 접하면서, 스트레스 보다는 즐겁고 재미있게 접근하려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주변의 수학들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이 책은 그런 여정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정독하며서 몇 차례 더 읽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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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과 한국 현대사 이야기 - 책은 어떻게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나, 개정판
부길만 지음 / 유아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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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제시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우리 나라 출판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출판계에 대한 근대, 현대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나, 출판계에 있는 사람에게 다양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항상 정치적인 문제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출판업이라는 것이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출판업이 등록업이 된 게 이제 경우 4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나라의 출판물에 대한 규제가 현대에서 이어져 왔음을 보여 준다. 안타까운 일이다. 책을 마음대로 내지 못하고, 독자들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상실한다. 그 속에서 더 넓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책에서는 당시 시대의 출판업의 상황과, 당시의 베스트셀러들도 소개해 주고 있다. 시대마다 달라지는 다양한 서적들의 내용들을 보며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70년 대 이후 출판하기 시작한 단행본들과 문고본들, 어찌 보면 우리 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출판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70년 대 이후인 것 같다. 당시 출판사들 중 대부분의 회사들이 imf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지만, 그 고통을 이겨낸 출판사들은 지금 한국의 출판을 이끄는 거목이 되었다. 70년 이후 급격한 출판업의 성장이 아마도 회사의 경영수익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책은 마지막에 최인호, 황석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부분 할애한다. 최인호는 상업작가라는 이유로 비하되는 경우가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한 세대를 이끌어간 이야기꾼이고,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지금 우리는 순수문학와 상업문학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순수문학이라 불리는 문학은 거의 죽었다고 봐도 되겠다. 많은 이들이 이런 소설을 읽지 않는다. 대신 bl이나 웹소설, sf소설, 판타지 소설로 넘어갔다. 예전의 시각으로는 문학이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주류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인호를 비하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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