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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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드 몽테뉴의 수상록을 우리는 대부분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책을 읽어 본 적이 없고, 읽더라도 포기하고 만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떤 책들은 유명해서 읽어보고 싶어 시도를 하지만 읽기에 버거운 책들도 많다. 이 책이 그렇다. 양이 많기도 하지만, 단순히 양이 많기 때문은 아니다. 이 책의 서술이 지금 우리 시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때로 고전, 명서라고 해서 읽기를 권하는 책들이 많지만, 사실 그 책들을 직접 보면 과연 이 책이 읽을만한 책인가 하는 의심이 드는 책들도 많다. 예전의 명서가 지금까지 명서로 불리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느낌과 공감을 제공한다는 것은 기전의 인간 심리를 자극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다. 그런 책들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단순히 명서라고 해서 그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대략적인 내용을 보고, 그 책을 읽어볼만한 검토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

이 책은 원서에서 여러 부분을 발췌해서 만든 다이제스트다. 원본 책을 보면 금방 질린다. 우리는 몽테뉴를 근대인의 시작으로 보지만, 그 시작을 찾으려고 그 많은 책을 볼려면 질리게 된다. 그만큼 이 책은 다양한 내용들에 대해 다양하게, 어떻게 보면 산만하고 잡다하게 적고 잇다. 신변잡기식, 아니면 자기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데, 그 내용들이 대부분 우리들이 알기 힘든, 자기네 나라 이야기이거나 고전에서 갖고 온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보기에도 힘들고, 이해하기도 힘들다.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독하면서 보는 데에는 수많은 고난이 따른다. 그러다 보니 포기하게 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몽테뉴의 근대적 사고는 이 책을 연구하던 전문가들이 찾아낸 책 속의 진주 같은 것들로 봐도 될 것 같다.

그러니, 우리가 그 진주를 찾겠다고 그 두꺼운 책을 정독해서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나름 효용이 있겠다. 그런 노력을 줄여주니 말이다. 나는 몽테뉴의 에세를 정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몽테뉴의 맛을 보고, 몽테뉴의 영향을 받은 파스칼의 팡세에 더 집중하길 바란다. 파스칼의 팡세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기독교적이지만, 기독교적인 내용을 빼고 보면, 그 안에서 근대인으로서의 파스칼을 보게 된다. 파스칼이 철학자였다면, 근대 철학의 선구자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계속 보면서 몽테뉴가 우리에게 남기는 유산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 보겠다. 그리고 그 유산이 나에게 가치가 있는지도 고민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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