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과 칼럼으로 보는 2021년의 이슈들 - 2022학년도 면접.논술 대비(특목고, 대학, 입사)
최홍수 지음 / 사설닷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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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년 6월 말을 기준으로 꾸준히 10년째 출간되고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 5대 일간지의 사설과 칼럼을 모아 특별히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경향이나 동아일보의 사설을 많이 활용해 우리가 알아야 할 주제를 선정하고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이제 반이 지나버린 2021년, 다사다난이라는 말은 해마다 출몰된다. 작년에 이어 여전히 코로나로 인한 생활은 과거로의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고 도리어 백신 품귀, 변종의 출현으로 더욱더 악화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기 전 올 한 해의 각종 뉴스를 장식했던... 아니 현재도 장식하고 있는 내가 알고 있는 이슈만을 한번 짚어봐야 하겠다.

전 국민 백신 접종 시작을 필두로 코로나로 인한 무관 중 도쿄올림픽, 방역 4단계 격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손실보상, 내년 4월 치르질 대통령 선거로 인한 정당별 후보 선출, 얼마 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야당의 대변인 배틀 토론, 정치계의 내로 남불, 인종차별로 인한 사건들, 연예인 사유리의 자발적 미혼모,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수 방류, BTS의 끊임없는 해외 인기, 아동학대, 자율주행차, 주식부자, 비트코인, 좋은 산의 시무 7조 등등 ...

나처럼 시사나 이슈에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상식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갖추고자 할 사람들이나 입시를 앞두고 논술을 준비 중인 수험생, 입사 시 면접을 준비 중인 취준생들 위한 도서로 보여 책을 읽고 나면 한층 성장한 상식력 확보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책의 목차는 총 10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1. 최근 시사 2. 코로나19 3. 환경 4. 국방 5. 사회

6. 국제 7. 경제 8. 정치 9. 북한 10. 기타


그 안에 다양한 이슈들을 신문 사설을 통해 쉽게 풀어 알려주고 어려운 단어의 해석도 함께 곁들여 탄탄한 지식의 수준을 확보하게끔 한다. 논술 입시 대상자나 입사 면접 대상자들은 다른 해야 할 준비들도 많겠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관심이 크게 없어도 술술 잘 넘어가는 책이고 특이점은 어휘력이 크게 향상 된다는 것이다.


나는 신문을 펼치면 사건. 사고보다 티브이 프로그램이나 연예면, 풍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4컷 만화만 보던 사람이었는데 성인이 되면서 유일하게 사설은 읽었다. 특정한 신문의 사설은 편견을 주기도 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 실상 옳은 말을 하고자 논평이나 사설이 실리는 것이므로 내 짧은 지식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나는 입시나 면접을 볼 사람이 아니기에 골치 아픈 것 다 내려두고 한 편만 예로 들어보자. 기타 란에 수록된 팝의 정상 BTS^^.. 이전엔 아이돌들이 해외 진출해서 위상을 떨치고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던 이 그룹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유퀴즈 프로그램을 보며 팬이 되었다. 영상으로만 보던 아이돌 그룹이고 잘생김이 한몫해 인기가 있나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멤버 개개인에 대한 신념이나 가치관 등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노력을 보게 되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어린 시절부터 고착되어 온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신념이 발동해 이 아이돌 그룹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ARMY라는 팬덤을 세계적으로 형성해 사치. 향락. 퇴폐적인 이미지의 서구 음악과 달리 자기계발. 용기. 모범으로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정의를 노래로 북돋워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구권 엄마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그룹이기도 하다. 이 사설이 2020년 9월 동아일보 사설에 실렸고 책은 이 칼럼을 잘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 시기에 청량제 같은 소식을 BTS가 들고 왔으며 ... 여기서 청량감이라는 단어가 왜 쓰이게 되었는지 부연 설명이 있어 이해가 된다면 이 단어를 적시적기에 대입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치가 확보되는 것이다. ARMY의 팬덤과, 외국 팝송과만 연관 있는 줄 알았던 빌보드가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 아이돌이 점령했다는 소식은 BTS를 모르던 중장년층들에게도 관심 가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이 사설을 통해 우리는 어떤 시사점을 배우게 될 것인가?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월성이나 동양에 대한 서양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고정되고 왜곡된 인식과 태도 등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말로 쓰입니다. 그러나 BTS의 도약을 보면서 오리엔탈리즘은 조작된 관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2021년의 이슈들 331page



실상 서평을 쓰며 마무리 단계에서 이걸 어떻게 조화롭고 아름답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 많다. 이 책은 사설 보여주기-칼럼 소개하기-내용을 파악해보기-생각하기 순으로 나누어진다. 순간 깨달음이 살짝 온다. 아... 서평도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책의 내용 중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 기록해 보기- 책 소개-내용 파악-책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 마무리 순으로 정리해 보는 방향^^

책은 사설을 단순히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 이를 읽고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학문적으로 접근해 더불어 전해주므로 어휘력도 향상될 것이며 개인의 목적에 따라 필요시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출판사 지원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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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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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든 인류가 광기에 사로잡혀 이제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시선을 교환하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을 관찰하지도 않는다.오직 귀신 들린것 처럼 말하고 또 말하고, 그렇다고 굳이 해야 할 말이 있

는 것도 아니면서 평생을 바보들의 끝없는 대화처럼 보낸다는 사실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page89)

핸드폰에 대한 작가의 비판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 이겠지만 길을 가면서 앞에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어른들은 어릴 때부터 싹을 알아보고 다 없애버려야 했다는 작가의 말이 웃어 넘길 농담은 아닌것 같다. 이 분은 진심이 섞인 듯 에세이 다양한 부분에 자주 이러한 표현을 해 두었다. 실제 작가가 나와 대화를 한다면 "뭔 개그를 다큐로 받아?" 라고 하겠지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나는 받아들이기 불편하다.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야 바르게 사는 사람인듯 꼰대 근성이 보인다. 물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겠지...

작가는 오늘날의 테크놀리지가 인간들이 원하기만 하면 모든것을 안겨주는 즉시성에 대해 비판한다. 덕분에 인간들이 빨리빨리 병이 걸렸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렇게 미친 세상을 조금씩 이해하고자 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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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는 제주
귤귤 지음 / 북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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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어떻게 여행할까요?

이 책은 신박한 제주 여행 백과사전이라는 부제를 붙여주고 싶다. 실상 우리들은 sns의 유명한 맛집을 검색을 통해 방문하고 배신감에 치를 떤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본 경험일 것이다. 흔한 인터넷 검색을 통한 관광이나 맛집을 찾기보다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추천할 만한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한 흔적들을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있다. 읽으면서 신뢰감이 생겨 나 역시 제주 방문시 찾아갈 맛집과 관광지를 메모하게 되었다. 몇군데는 경험해본 관광지와 맛집이라 나의 느낌도 첨부해 보고자 한다.

자 이제 귤귤 작가님의 느낌대로 떠나볼까 한다. Let's go!!!


chapter 1

김밥과 돈가스

01 김밥

그 유명한 예약악명...주관적이지만 내가 느낀것은 그 김밥집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에게만 친절한 곳 인듯 했다. 예약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해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일찍 왔다고 젊은 여자사장으로 보이는 분이 눈꼬리를 치켜뜨며 뭐라고 한다.마음 같아선 드러워서 안먹는다!!! 하고 싶었지만 워낙 유명한 정이 온다는 김밥집이기에 배알도 없이 입구에서 기다렸다. 예약이 힘들고 맛있다고 하니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고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먹고 평가를 하고 싶었다.

맛없기만 해봐라..SNS에 '개나리십팔색'이라고 올릴것이다... 라고 다짐 했으나 작가의 시식평처럼 나 역시"오호" 다...이유가 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단.짠.극강의 고소함이 갖은 불평들을 쓸어담아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한다. 나 역시 기본김밥이 가장 맛이 있었다.

다음으로 김만복김밥...이곳은 경치가 한 몫했던 집이었다.


전복내장을 가미해 밥색깔이 거무튀튀하니 두툼한 계란과 함께 짭쪼름한 무우말랭이 김치를 곁들여 먹어 충무김밥의 아류작 같기도 했지만 나름 개성있는 맛이었던 기억이다.

자..이 두 김밥집은 제주를 들른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가보는 유명맛집이다. 작가는 1년 동안 제주생활을 하며 이 두곳에 견주어 하나도 뒤쳐지지 않는 김밥집을 2곳 더 소개한다. 나도 못가본 곳이라 다음 제주방문 때는 필히 가볼 것이라고 메모해 두었다.

02 돈가스

언제부터인가 제주를 방문하면 돈가스집을 찾는 일이 일정에 꼭 포함된 듯 하다. TV프로그램 골목식당 이후로 돈까스집 '연돈'은 웨이팅 없이는 들어가기 힘든 곳이고 나 역시 갈때마다 너무 줄이 길어 먹어보지 못해 안타까운 곳이었다. 작가는 돈가스에 대한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여러 돈가스 맛집을 찾아갔지만 재료가 소진되었다는 안내를 보고 좀은 이들이 관광객들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표현해 두어 급공감 하게 되었다.

줄을 서도 먹기 힘든 돈가스집보다 작가가 발품을 팔고 팔아 알아낸 분위기 좋고 맛도 좋은 돈가스 맛집 5곳을 볼 수 있어 다음 여행에는 꼭 찾아가 볼 예정이다. 아마 작가의 책 때문에 그곳도 모두 웨이팅이 필수가 되어버리겠지...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다.


chapter 2

맛집에 대하여

여행을 가면 뭔가 특별한게 먹고 싶다. 그러한 특별함은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산물 같은 것도 있지만 이런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특별한 장소, 많은 여행자 속에서 함께 먹는 분위기 같은 것에 의해서도 만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page63

여행자가 요구하는 맛집에 대한 니즈와현지 주민의 니즈는 다르다. sns의 발달로 많은 여행자들은 음식도 맛있어야 하지만 외관이나 플레이팅이 아주 중요시 되고 있다. 맛이 없어도 인생사진을 찍었다면 그것은 용서 될 일이지만...맛도 그럭저럭인데 장소까지 구질구질하면 본전 생각이 나는건 누구나 마찬가지 인가보다.

작가는 너무 방문자 후기를 믿지 말라고 한다. 그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평점을 남기기도 하고 경쟁사간에 낮은 점수를 남겨 피해를 보게도 한다. 리뷰를 너무 맹신하기보다 그날 그날 먹고싶은 것을 생각해 나만의 맛집을 만들어 보는것도 추천한다고 하니 되새겨 볼일이다.



chapter 3

바다와 오름

작가는 제주만의 매력을 찾으라고 하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와 오름이라고 대답하겠다고 한다. 제주는 동서남북이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해변이 분포되어 있어 동.서는 모래해변이 남쪽은 암석으로 된 돌해변이 많다고 한다.

잔잔한 파도와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고 싶다면 동.서로 가면 되고 그 가운데 경치가 예쁜 해변, 서핑하기 좋은 곳.일몰이 아름다운 곳 등을 조목조목 소개해 두었다. 책을 참고 해보면 지도까지 상세히 첨부되어 있어 더욱 다양하게 만나볼수 있다.


오름 역시 지도로 세세히 나타나 있고 걷는 코스나 등산코스등을 별도로 소개한다. 테마가 있는 오름. 숨겨진 억새명소.제주에서 가장 핫하다는 사진 명소 오름과 전망이 좋은 오름까지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chapter 4

인생카페

지도에 방문했던 장소들을 하나씩 찍다보니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카페를 많이 다니다보니 내가 어떤 카페를 좋아하는지 나의 취향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규모가 적당히 있으면서 바다가 보이는 카페가 제일 좋다.(page133)

오션뷰카페. 바다뿐 아니라 나무.산 도시풍경까지 보이는 카페.프라이빗 비치카페.공항과 가까운 거대한 바다전망카페.일몰이 아름다운 카페 등 정말 구색대로 취향이 다양한 카페들을 소개해 준다.

이외에도 테마가 있는 여행지, 우도와 비오는 날의 제주갬성 더불어 여행의 묘미인 맥주.막걸리 등 술에 대한 찬사도 빠트리지 않고 기록해 두었다.

리뷰를 하면서 작가의 지독한 제주도 사랑이 보였고 꼼꼼한 성격에 다시 한번 놀라워 이 아까운 것들을 리뷰로 다 드러내기보다 독자들이 구입해서 보고 제주여행 계획을 짜는데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귤귤작가는 제주도에 살면서 인생 최고의 행복한 한해를 보냈다고 한다. 이제 작가가 노력으로 쓴 책을 많은 독자들이 참고해 책 팔리는 행복도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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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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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교육자들이 요즘은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거나 에세이를 써오라고 하면 관련 주제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그냥 제출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하소연한다.별로 믿음이 안가는 싸이트에서 쓰레기 같은 자료를 베껴오면 그것을 알아보기가 어렵지 않으나, 맹 전문적인 주제라면 학생이 틀린것을 써왔는지 분간하기 어렵다.(page66)

인터넷의 결함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작가는 그 방법을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는 방법을 말한다. 에세이나 보고서를 제출하되 ,<어떤 주제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전혀 신빈성이 없어 보이는 일련의 자료들을 찾아보고, 그것들이 왜 신빈성이 없는지 이유를 설명하시오!>라고 문제를 출제한다면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료를 비교하는 기술과 비판하는 능력을 키울수 있어 좋을것이라고^^

내 생각에는 학생들이 이 문제 또한 인터넷에서 유사자료를 찾아 배껴올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움베르토 에코가 이 글을 쓴 시기보다 현재의 청소년들은 더욱 더 인터넷 검색에 특화되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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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은 영특한데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맑은 눈동자와 주변을 기분 좋게 하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지닌 아이이며 한번이라도 효옥을 본 사람이라면 기억에서 놓지를 못한다고 한다. 이는 효옥의 영민함도 한몫 하지만 지혜로움과 바른 태도에서도 더욱 빛을 발했다.

제 할아버지 성승의 기질을 그대로 타고나 쌍검뿐 아니라 동개활과 애기살도 배워 뛰어난 재주를 보였고 특히 재미를 느낀것은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판세가 기울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죽어가는 바둑돌을 살길을 찾아낼 줄 아는 고수이기도 하다.

이렇게 영특한 효옥의 아버지 성삼문은 굳은 충절로 수양에 대항하다 3대를 멸하는 멸문지화를 입고 딸과 처는 노비로 전락하는 불운을 맞는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면 두렵기야 하지만 그래야 비가 내리고 초목이 삽니다.이는 초목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이 천지현황의 질서입니다.(page320)

이 책은 사육신. 세조. 예종 임금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었으나 대부분의 이야기는 허구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다. 노비로 전락하였으나 원래 지니고 있는 효옥의 재주와 기품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며 노비인듯 노비아닌 노비같은 삶을 살아내는 아이이지만 아이 아닌 아이, 효옥!

어린 단종을 부탁한다는 세종의 당부에 무릎을 끓고 성삼문과 함께 충절을 맹세했던 신숙주는 수양의 수하가 되어 앞장서 어린 임금을 찾아 선위를 겁박해 피눈물을 흘리게 한 장본인이었다. 한 때 효옥을 며느리 삼고자 하였으나 이렇게 만났으니 세월이 역적을 낳았고 공신도 나은 것이다. 네 번의 고명을 배신하고 스스로 수양의 힘에 기댄자가 그 길을 합리화 하는것도 모자라 둘도 없는 친구를 능욕하는 얘기를 하였다. 분함을 참지 못한 효옥은 순심에게 부탁해 숙주나물을 바쳐 올린다.

"이것은 녹두나물이온데 하도 쉽게 변해서 사람들이 숙주나물이라고 부릅니다."(page128)

'숙주나물'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절이다.

그리고 효옥이 얼마나 당차고 영민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첫째로 놀라운 것은 오랜시간 공무원을 업으로 삼던 작가가 쉰이 훌쩍 넘어 역사와 문학에 재미에 빠져 쓴 소설치고는 그 필력이 남다르다. 그 탄탄함의 이면에는 인고의 시간속에 방대한 자료와 씨름했을 작가의 노력이 들어있음이 짐작 할만하다.

둘째로는 대화체로 이끌어 나가서인지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며 그래서인지 가독력이 너무 좋아 단숨에 읽어내린 책이다.

뺏은 자와 빼앗긴 자, 죽은 자와 산 자의 갈림길에 극명함이 드러나는 운명 속에서도 스스로의 길을 거리낄 것 없이 당당하게 개척해 나가는 효옥의 삶과 효옥을 돌보기 위해 태어난 운명이라 스스로를 치부하는 바우의 삶이 애틋하기도 하였고 개혁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한 예종의 삶도 엿볼수 있어 좋았다. 한편으로는 출세와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타인의 희생 따위는 무시되어도 문제없는 역사의 한 이면이 보여 안타깝기도 했다.

인과응보.권선징악 이미 드러나 있는 역사에 살을 붙히고 작가의 상상력과 감성을 더해 애틋한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만난다는 첨밀밀의 대사가 생각나는 마무리이다.

작가가 마무리에 적어둔 낮고 어두운 곳에서, 억눌러두었던 말들이 아름다운 글로 승화되기를 바람은 이루어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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