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정명섭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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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변호사가 있었을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사극을 보아도, 역사소설을 읽어 보아도 억울하게 잡혀간 사람들을 변호해주었던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읽은 기억이 없다.

그저 죄인을 의자에 묶어 놓고 취조를 하는 모습만 자주 보았을 뿐이다.

그 당시의 시대는 권력있는 사람들 위주로 되어 있는 사회였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소개를 보는 순간 의문이 들었었다.

조선시대에도 변호사가 있었어?하는 생각에 말이다.

물론 부르는 명칭은 변호사가 아니라 외지부였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외지부를 교활한 무리라고 칭하고 있는 걸 보니 그 당시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연 이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소설을 통해 알아보기로 하고 얼른 책을 펼쳐 읽어 나갔다.

때는 영조 6년.

하의도라는 섬에서 올라온 세 사람과 그들이 찾아 온 주찬학이라는 사람으로 인해 이야기는 시작된다.

윤민수 일행은 정명공주의 후손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는 송사를 하려고 왔다고 했다.

인조대왕에게 섬을 받은 홍씨 집안은 섬 사람들을 상대로 가혹한 수탈과 행패를 부리고 있었고 견디다 못한 섬사람들은 정소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섬사람들은 갯벌을 메워서 갯땅쇠를 만들었는데, 그 땅마저 홍씨 집안에서 소유를 주장하며 도조를 걷어 갔다.

몇 년 전에 송사를 위해 올라갔던 윤민수의 아버지는 행방불명이 되었고 이제 다시 윤민수 일행이 올라온 것이었다.

주찬학은 왕실의 종친을 상대로 하는 정소라 승산이 없어 거절했고, 할 수 없이 도움없이 한성부로 가서 정소하는 그들의 앞에 주찬학이 나타났다.

재판을 하는 과정을 통해 홍씨 집안 사람들의 도를 넘는 행위와 그로 인해 억울한 일들을 당하는 그들에게 갈수록 연민이 솟아 오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유리한 증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주찬학에게 만만찮은 상대가 나타났다.

대제학 홍유한의 서자 홍신찬이었다. 두 사람의 불꽃튀는 송사대결.

하지만, 주찬학에게는 밝히지 못하는 과거가 있었다.

이제 결과는 과연 어떨까?

현실 속에서는 어렵지만, 소설 속에서이니만큼 속시원하게 과오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반, 소설도 현실의 축소판이니 권력자의 승리로 끝나겠지 하는 생각 반으로 결론을 향해 페이지들을 넘겨갔다.

언제고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 앞에 무너지는 힘없는 사람들은 발에 차고 넘칠 정도로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 주는 사람들도 아마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그래도 아직은 우리 사회가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조선 시대의 송사였지만, 현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상대가 왕실이었으니 오늘날도 하면 대기업 정도 될까 싶다.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사람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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