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썼던 끝 없는 책장 정리 시작 #1 에 이어서 쓰는 글이다.

https://blog.aladin.co.kr/788030104/17398031


책정리와 책장 정리 뿐만 아니라 살림 없애기, 살림 정리는 물론 

그 동안 놓쳤던, 아니면 마냥 안 본 눈 내지 흐린 눈으로 살아왔던 

구석구석 공간의 청소까지 조금씩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우리 집은 여전히 아수라장이다. 


집 안 일 좀 하는 척하는 와중에 

강렬한 햇볕이 뭔가를 말리기에 너무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갑자기 Garage Refrigerator 큰 서랍을 한 칸,

그러다 내킨 김에 또 한 칸을 더 빼내어 

Backyard 나가서 물 뿌려가며 박박 씻었다. 

그냥 하루에 한 두 개씩...내킬 때마다 서랍이랑 선반 뽑아서 씻다보면 

언제간 바깥 냉장고2도 더 깨끗해지고 깔금해지지 않을까?


이 집에서 산 날이 이제 20년을 넘고보니 

새 집에 이사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 감상에 비해서 

집 안 곳곳 이것저것 갖다 버리고 치우고 청소해야 할 것 천지다.


책과 책장 정리는 그냥 표면적일 이유일 뿐, 

어쩌면 내 생활 전반, 내 삶의 많은 궤적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안팎으로 덜어내고 비워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집안 일이란 건 어째서인지 

한 가지 일을 똑부러지게 끝내고 매듭지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자꾸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 연결되어 

결국 온갖 잡다한 일들을 한꺼번에 조금씩 하게되고 

그러다보면 내 체력의 한계치까지 순식간에 방전, 

아이고 삭신이야... 앓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뭐 하나를 치우거나 정리하려들면 

거의 모든 경우 다른 걸 버리거나 딴 곳으로 옮겨야하기때문에 

결국엔 다람쥐 체바퀴 열심히 돌린 것일 뿐, 

그냥 이 쪽의 아수라장이 저 칸의 구석으로 공간 이동한 것일 뿐, 

한 마디로 아무런 진전이 없는 Never Ending...닭짓.  


집안 일 하다가 갑자기 

형이상학적 존재와 행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Albert Camus The Myth of Sisyphus.


집 안 일 계속하는 것보다는 힘만 세다면 그래도 밖에 나가서 바람도 쐬고 

꽃구경도 하고 이마에 흐르는 땀도 닦는 영구적 돌구르기가 훨 나으려나?


“It is during that return, that pause, that Sisyphus interests me. 

A face that toils so close to stones is already stone itself! 

I see that man going back down with a heavy yet measured step 

toward the torment of which he will never know the end. 

That hour like a breathing-space which returns as surely as his suffering, 

that is the hour of consciousness. 

At each of those moments when he leaves the heights 

and gradually sinks toward the lairs of the gods, 

he is superior to his fate. He is stronger than his rock."

― Albert Camus, The Myth of Sisyphus and Other Essays


음, 나의 무한반복적인 일상이 부조리의 심오한 경지까지 확장되기 전에

냉장고와 다른 부엌 살림 정리는 이 쯤에서 그만 Wrap up 하는 걸로...


내가 벽이 비워있는 꼴은 못 봐서 액자들로 벽을 도배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집 안의 복도나 Corridor는 그냥 넓직하게 비워두려고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책장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32 Feet 책장 3개 (96 Feet=29.26 Meters)를 

복도 한 쪽 벽 큰 액자 2개 밑에 거의 벽을 꽉 채워서 배치해보았다. 




이 새로운 책장이 놓인 곳은 

만화책을 정리해놓은 층계참 구석의 거의 맞은 편인데 

다행스럽게도 다른 방에 있던 장식 소품들 몇 개를 적당히 올려보니 

그럭저럭 전체적으로 봐 줄만해서 책도 윗부분만 꽂아보았다. 

역시 장식용으로 더 빛을 발하는 Taschen Hardcover Books! 

그런 존재감 넘치는 Taschen Hardcover 를 

조그맣게 보이게 만드는 긴 책장의 위용!


손목도 아프고 특히 무릎이 너무 아파서 아래쪽 책장에 책 꽂는 건 

집 안 전체 모든 책장과 들어 갈 책의 위치가 확정된 후에나...

그렇게 나 자신을 설득한 뒤 또 다른 쪽 집 안 어지럽히기에 돌입한다. 



1층 Family Room 에 새로 배치한 책장 끝이 

복도쪽 새로운 긴 책장 사진에서도 약간 보이는데

책을 여러 겹으로 집어 넣었던 아주 오래 쓴 책장을 없애버리고 

새 책장 64 Feet (19.5 Meters) 를 소파 뒤쪽에 같은 방식으로 붙여 놓았다. 


소파 길이에 비해 짧지만 폭이 깊은 옛날 책장이라서 몇 겹씩, 

그래서 일단 안 쪽에 집어넣은 책은 아예 꺼낼 수가 없기때문에

그나마 잘 정리되었던 책들을 와르르, 다 끄집어 내야했지만,


어떤 책을 어떤 식으로 집어넣을지 모든 책장의 재배치가 끝나야 

제대로 정리가 될 판이라 그래서 지금은 난장 그 자체지만,

이 쪽 구석 역시 날마다 조금씩 진척을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우기고 있다.



1층 Family Room Long Before



1층 Family Room After & Still in Progress


새 책장과 맞닿은 긴 소파 너머의 공간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로 

커다란 Storage Bin 7개나 널부러져있고 

온갖 자질구레한 장식품과 소품들이 

커다란 조화들로 꽃꽂이를 해 놓았던 화병을 

아예 없애버린 Table 전체와 바닥를 잠식하고 있다. 

한 마디로 그냥 발도 내딛기 어려운 난장판.



1층 Family Room: The Large Table in Front of a Fire Place Before 


나름 Cozy 한 분위기였던 Family Room Fire Place 앞 넓직한 공간은

이제 Junk Yard #1 으로 전락,  Knick-knacks 들이 산적해 있지만 

그 와중에도 벽난로 양 쪽 창가의 창틀 밑 빈 공간에 딱 들어맞는 책장

32ft x30ft x14ft 좌우 양 쪽에 집어넣고 굉장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일단 한국책과 만화책 일부를 책장에 꽂아넣고 

책장 위에는 굴러다니던 작은 양초 장식을 하나씩 올려보았다. 

여전히 미확정, 미완성...그냥 Temporary condition.

그러나 확실한 Progress...진척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1층 Family Room:  The Left Side of a Fire Place 



1층 Family Room:  The Right Side of a Fire Place 


이런 식으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남편이 사용하는 1층의 Office, 

1층 Family Room 과 거의 같은 구조인 Living Room, 

2층 Family Room, The Other Side of My Master Bedroom, 

2 Yellow Rooms 및 2층의 Landing Area 와 아들 방까지 

다 손만 대놓은 상태라서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긴 여행 전에 

다 끝내지 못 할 것은 자명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겠는가?


작년 여름 내내 집 안의 크고 작은 가구와 전자제품을 12-20개씩 

무려 10번에 걸쳐 Hauler 를 불러서 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금요일 오후, 미련과 집착때문에 남겨뒀지만 

결국 1년이 더 지났어도 사용하기는커녕 

자리만 차지하는 걸로 판명난 15점의 

크고 작은 가구와 물건들을 또 돈 주고 버렸다. 


이게 바로 20년이 넘도록 한 곳에서 눌러 산 삶의 흔적이다.

어차피 이란 이토록 끝 없는 쌓음 치움무한반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내 삶의 반추와 정리는 

끝 없는 책장 정리 #1, #2, #3...라는 이름을 빌려 계속된다. 


“I leave Sisyphus at the foot of the mountain! 

One always finds one’s burden again. 

But Sisyphus teaches the higher fidelity 

that negates the gods and raises up rocks. 

He too concludes that all is well. 

This universe henceforth without a master 

seems to him neither sterile nor fertile. 

Each atom of that stone, 

each mineral flake of that night-filled mountain, in itself forms a world. 

The struggle itself toward the heights is enough to fill a man's heart. 

One must imagine Sisyphus happy.”

― Albert Camus, The Myth of Sisyphus and Other Essays


8-1-26 (Sat) 6:22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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