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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부활 - 일본을 읽으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보인다
빌 에모트 지음, 유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버블붕괴를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끝없이 뻣어나갈 것만 같던 일본의 질주가 갑자기 제동이 걸릴 것을 예측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는 얼마전 다시 한번의 유명세를 얻었다. 2005년. 아직은 일본경제가 회복되는 기운이 뚜렷하지 않을때 그는 일본부활을 예측했고, 그 예측에 따르기라도 하듯이 최근 일본의 경제는 눈에 띄게 활력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일본과 아시아를 바라보는 서구인의 시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저자가 일본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일본의 구조조정. 고용의 유연성 강화에 따른 비정규 노동자의 증가. 바로 그런 일본에 고통을 가져온 요소들이 일본의 경제체질을 강하게 만들어 다시 일본의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없이 들어오는 신자유주의식 경제처방이다. 그 처방이 현재 경제의 논리에 맞기는 하지만, 우리가 IMF시기에 겪었던 수많은 불필요한 희생과, 엄청난 국부의 유출을 가져온 논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신자유주의적 룰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서 이익을 얻어가는 서구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경제의 룰을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 아닌가.
이 책은 또한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이들이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힌트도 담고 있다. 서방은 철저하게 일본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중국을 견제해야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관점이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가장 주의해야할 대상일 뿐이지, 가까운 장래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일본 내의 중국 위협론과는 다른 시각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이 긴밀하게 이해관계를 같이 공유하고 있지만, 아시아에 위치한 일본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 미국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한동안 경제발전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 국내적 불안정 요소가 많아질 것이라는 점이, 안정적인 민주화와 서구화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일본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의 관점이 미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공통의 의견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우리는 이 책이 아시아를 바라보는 관점을 통해서, 거꾸로 아시아를 바라보는 그들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 나라 안의 문제와 지역사정에 묶여 답답했던 시야를, 거대한 세상을 다루는 책을 접함으로써 새로운 사고의 영역을 넓힐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