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큐의 경제학 - 4판
그레고리 맨큐 지음, 김경환 & 김종석 옮김 / 교보문고(교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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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경제학 원론은 항상 그래프를 동반하고 있었다. 수요와 공급에 대한 수식과 원리. 그런 것이 경제학의 기본이었다. 맨큐는 경제학 원론에 대해서 말하는 책을 집필했다. 그러나 그의 책은 조금 다르다. 경제학의 이론이 다른 것은 아니다. 천편일률적이던 경제학 서적의 집필방법이 다른 것이다.


그는 서로 반대편에 서있는 것으로 생각되던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다같이 섭렵한 사람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또한 경제이론가일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상당히 깊이 관여를 하는 쉽지 않은 경력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대중경제지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래서 경제의 다양한 이론과 실물, 그리고 대중적인 인기까지를 동시에 누리는 흔하지 않은 이론가이다.


그래서 그의 경제학 책은 경제학의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롭고 참신한 감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힘이 있다. 그것이 그의 책이 오늘날 세계의 상당 부분의 나라들에서 경제학 교과서로 사용되는 바탕이 되었을지도 모르다. 경제를 폭넓게 이해하고 완전히 소화한 사람이 경제학 책을 쉽고 재미있게 쓸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맨큐가 바로 그런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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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 -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말하는 부의 공식
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 김재영 외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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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실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점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빈부격차가 심해진다는 것은 중산층이 엷어진다는 뜻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노력의 대가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가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논리의 핵심은 돈으로 하여금 돈을 벌게 하라는 것이다. 이제 근검절약과 열심히 노동하는 것은 그의 성실했지만 불쌍한 가난한 아빠의 길을 따라가는 것과 같은 길이라는 것이다. 그를 나아주고 길러주고, 그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 ‘가난한 아빠’보다는 그를 위해 희생한 것은 없지만 그에게 돈을 버는 방법을 가려쳐 준 ‘부자아빠’에 대해 더 애틋한 심정을 느끼는 것이 그의 책의 문맥에서 느껴진다. 그는 사랑보다 돈을 더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랑보다는 돈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오늘날의 세상이다.


여의도의 요지에 트럼프 하우사가 우뚝 서서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귀재 트럼프의 이름을 딴 고층 아파트이다. 얼마나 큰 돈을 번 부자이기에, 그의 이름이 물 건너 우리나라에서 까지 비싼 집을 파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부잣집에 태어났으나 그의 부친과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그의 장기는 부동산의 가치를 발견하고, 잠재적인 가치를 개발해서 현금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가요사키는 돈이 돈을 벌도록 하라고 한다. 전통적인 윤리인 노동에 의한 깨끗한 부의 개념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옳은 방법이 승리하지 않는다. 이기는 방법이 승리한다. 오늘날 세상의 승리자는 트럼프이다. 그리고 가요사키는 트럼프의 방식을 합리화하고 칭찬하는 정신적인 멘토이다. 돈이 돈을 벌도록 하라고 주장하는 가요사키 자신도 실제로 돈을 번 것은 부동산 투자에서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현실사회에서 단기간에 거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과, 그 방법을 합리화하는 이론을 만들어 낸 사람이 합작으로 만들어 낸 이 시대의 찬가이다. 근검절약과 꾸준한 노동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벌도록 하는 재테크의 머리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사회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이 세상을 합리화하고 정당화 하는 역작이다. 가슴 아프지만, 또한 가슴 깊이 세겨야 하는 진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반드시 옳은 것이 진실인 것은 아니다. 살아남고 승리하는 것도 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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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의 사상
나카무라 미츠오.나시타니 게이지 외 지음, 김경원 외 옮김 / 이매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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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바로 이런 책을 원했었다. 일본에 대해서 알아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일본에 관한 책들을 주의 깊게 보아왔지만, 일본 때리기에 관한 책들만 무성할 뿐, 그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책들을 만나기는 쉽기가 않았다. 이 책은 일본이 소위 ‘대동아전쟁’을 한창 수행하고 있을 당시에 일본지식인이 벌인 유명한 논의들을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이나, 지적탐구의 규모가 생각보다 깊다. 1940년대 초반에 있었던 논쟁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다. 그들은 벌써 근대라는 것이 지구적 규모의 것이 아니라, 서양의 발전단계에서 있어온 것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그리고 그들이 아시아에 전하는 것은 그들의 발달단계에 따른 소위 근대성의 이식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들은 서양의 시대는 이제 세력을 잃어가기 시작했으며, 서구의 필요에 의해 아시아에 덧씌워진 근대라는 틀을 청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창한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가장 국력이 강한 일본이 아시아에서 서구세력을 몰아내고 아시아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참으로 가상하고  훌륭하고 대담한 생각이다. 그러나 그 생각들이 당시의 일본을 태평양전쟁으로 몰고 간 정신적인 지주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목숨을 버리고 일본을 위해 죽어간 많은 생명들이 바로 이런 내용 때문에 목숨을 읽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 가슴이 아프다.


그럴듯하고 좋은 내용이지만, 그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사용되면 비수보다 더 무서운 논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패전 후 나라의 틀을 잡으면서부터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일본우익이 아직도 그들의 생각의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논리라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지나간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대 일본의 이면에 있는 정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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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반걸음만 앞서가라
이강우 지음 / 살림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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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 이야기다. 요즘 TV의 내용보다도 더 재미있다는 광고. 잘만 만들면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는 광고회사. 그래서 우리사회의 우수한 인력들을 다 빼앗아 간다는 광고회사의 내부 이야기이기도 하고, 광고라는 매체에 대한 지적산책이기도 하다.


광고회사는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그 내용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 광고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효율화하는 시스템 자체가 광고회사의 경쟁력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광고회사들의 이야기지만 오히려 그런 이야기를 함으로써 광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단순히 멋진 말, 멋지고 기발한 행동만으로 광고를 제작하지는 않는다.


광고에 출현하는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만큼, 한편의 광고가 잘 못 될 때 그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가 얻는 피해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광고는 기업이나 상품이 소비자와 대면하는 인터페이스이다.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요즘은 CEO가 직접 광고를 챙긴다고 한다.


광고는 확실히 아이디어 전쟁이다. 그것도 치밀하게 계산된 심리적 전쟁이다. 그리고 소비자의 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읽어내는 사람이 승리에 가깝게 다가서는 것이 게임의 룰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을 약간 앞서되, 너무 앞서나가면 안된다. 소비자가 무릅을 치며, “저게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다.”라고 하게 만들어야지, “아... 저런 것도 가능하겠구나...”라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광고는 딱 반보만 앞서가는 게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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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티 - 회사에 공헌한 사람들이 마땅히 그 회사를 소유해야 합니다
존 케이스.코리 로젠.마틴 스타우버스 지음, 이동한 외 옮김 / 지식공작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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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퀴티라는 단어는 ‘공정성’을 말한다. 직원들에게 공정하게, 직원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회사. 그런 회사의 직원들이 더욱 충성도가 높아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사주, 종업원지주제도, 종업원 소유제도 등을 응호한다. 종업원들이 회사의 실제지분을 상당부분 가지고 있어서,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는 회사가 바로 직원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신자유주의의 비인간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기는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나 자신도 감화되어 가는 것 같고, 가슴속 한곳에서 따뜻한 기운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머릿속에서는 슬그머니 회의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우리에게도 종업원이 회사지분의 상당부분을 가지고 실제로 주인의 자리에 있었던 회사가 있었다. 바로 과거의 기아자동차였었다. 그리고 그 회사가 IMF때 가정 먼저 넘어갔었다. 종업원이 회사의 주인이 됨으로 충성도를 높여 회사가 더욱 효율적으로 된다는 것은 부드럽고 듣기 좋은 말이지만 현실사회에서 적응되기는 어렵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룰은 고용의 유연성과 생산성 향상, 상황의 변화에 따른 빠른 변화를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 모든 요소들은 종업원의 안정적인 직장생활과 배치되는 것이다. 종업원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회사의 주가를 떠받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되지는 못한다. 시장은 냉혹하고 자본의 습격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무섭다.


가슴 아프지만 이 책의 내용에 전폭적인 동의를 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나는 희망을 잃지는 않는다. 이런 노력들이 축적되면서 언젠가는 아마도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요소에 의해서 세계경제의 신자유주의적인 룰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푸른 꿈이 낡아가듯이,  기승을 부리던 세상의 룰도 항상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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