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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 -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말하는 부의 공식
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 김재영 외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실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점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빈부격차가 심해진다는 것은 중산층이 엷어진다는 뜻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노력의 대가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가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논리의 핵심은 돈으로 하여금 돈을 벌게 하라는 것이다. 이제 근검절약과 열심히 노동하는 것은 그의 성실했지만 불쌍한 가난한 아빠의 길을 따라가는 것과 같은 길이라는 것이다. 그를 나아주고 길러주고, 그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 ‘가난한 아빠’보다는 그를 위해 희생한 것은 없지만 그에게 돈을 버는 방법을 가려쳐 준 ‘부자아빠’에 대해 더 애틋한 심정을 느끼는 것이 그의 책의 문맥에서 느껴진다. 그는 사랑보다 돈을 더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랑보다는 돈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오늘날의 세상이다.
여의도의 요지에 트럼프 하우사가 우뚝 서서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귀재 트럼프의 이름을 딴 고층 아파트이다. 얼마나 큰 돈을 번 부자이기에, 그의 이름이 물 건너 우리나라에서 까지 비싼 집을 파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부잣집에 태어났으나 그의 부친과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그의 장기는 부동산의 가치를 발견하고, 잠재적인 가치를 개발해서 현금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가요사키는 돈이 돈을 벌도록 하라고 한다. 전통적인 윤리인 노동에 의한 깨끗한 부의 개념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옳은 방법이 승리하지 않는다. 이기는 방법이 승리한다. 오늘날 세상의 승리자는 트럼프이다. 그리고 가요사키는 트럼프의 방식을 합리화하고 칭찬하는 정신적인 멘토이다. 돈이 돈을 벌도록 하라고 주장하는 가요사키 자신도 실제로 돈을 번 것은 부동산 투자에서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현실사회에서 단기간에 거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과, 그 방법을 합리화하는 이론을 만들어 낸 사람이 합작으로 만들어 낸 이 시대의 찬가이다. 근검절약과 꾸준한 노동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벌도록 하는 재테크의 머리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사회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이 세상을 합리화하고 정당화 하는 역작이다. 가슴 아프지만, 또한 가슴 깊이 세겨야 하는 진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반드시 옳은 것이 진실인 것은 아니다. 살아남고 승리하는 것도 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