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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티의 지층들 - 현대사회론 강의
이진경 엮음 / 그린비 / 2007년 3월
평점 :
수유+너머가 생산해낸 또 하나의 대단한 지적 생산물이다. 수유+너머는 얼마 전에도 ‘고추장’의 이름으로 멋진 책을 출판한 적이 있었다. 우리사회의 새로운 지적 담론을 생산해낼 것으로 기대되는 그룹이 이제 그 동안의 노력에 의한 본격적인 생산물을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이 책은 근대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탐구하고 있다. 근대라는 이데올로기적인 의미를 가진 가치관의 안쪽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 있으며, 근대라는 이데올로기는 그것을 어떻게 미화하고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는 가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리고 당연히 근대를 넘어서서 새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한 희망을 담고 있다.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효율성이란 미명하에 그 대단한 성취를 자랑하곤 하던 근대는, 실상은 인간의 노동을 가장 효율적으로 착취하는 제도적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 책의 근본적인 시각이다. 그들은 인간의 노동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바꾼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으로 인간이라는 자원을 통제한다.
근대가 통제하는 것은 인간의 노동만이 아니다. 근대는 인간의 의식도 통제한다. 근대는 인간을 물적인 존재로 변화시킨다. 열심히 노동하고 자신이 노동해서 만든 물건을 자신의 노동의 댓가로 소비할 욕망을 가지도록 교육받는다. 그래서 소비하고 만족하고, 소비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동을 하는 충실한 노예로서 재탄생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