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사쿠라이 히데노리 지음, 김현희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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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의 짚신 담당으로 출발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관한 이야기다. 단순히 그에 대한 전기가 아니라 사람이 아니라 마치 원숭이와 같은 취급을 받은 그가 어떻게 바닥에서 시작하여 일본 최고의 인물이 되었는가를 되짚어 보는 책이다. 당시의 유명한 세 인물을 대상으로한 경영학 서적들이 많이 출판되긴 했지만, 이 책이 지니는 특성도 매우 훌륭하다. 바닥에서 출발했기에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줄 아는 포용력. 자신이 우세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낮추고 타인의 체면을 세워주어 결국 승리를 얻어내는 능력, 그리고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으므로 모든 것을 읽어도 된다는 뱃심... 이런 것들을 현대의 경영학적 문제에 대입시켜 우리에게 소중한 지혜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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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조건 (양장본)
제러드 J. 텔리스, 피터 N. 골더 지음, 최종옥 옮김 / 시아출판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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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우연히 매우 흥미로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다소 길고 지루하긴 하지만 그 내용은 놀랍다. 이 책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흔히 생각하는 통념, 즉 시장에 선두진입한 사람이 가지는 차별성이 마켓리더로서의 지위를 누리는데 유리하다는 생각을 완전히 깨뜨리는 책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소 지루한 책이지만 재미있게 끝가지 읽을 수가 있다. 요즘의 트래드는 항상 빠른 기업, 새로운 시장을 먼저 개척하는 기업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방대한 연구를 통하여 이러한 통념을 부인하고 비전, 끈기, 혁신, 헌신, 자산 레버리지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고수하는 기업이 결국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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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풍수 - 도시, 집, 사람을 위한 명당이야기
최창조 지음 / 판미동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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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는 무슨? 이런 생각을 하다가, 도시풍수라는 제목이 남다른 것 같아서 제대로 읽어본 책이다. 상당히 긴 서론이 무척 흥미로웠다. 풍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입장의 변천을 변명 반, 설득 반으로 담은 것 같은 서론이었다. 이 진지한 서론이 또한 내 마음을 잡아끌었다. 이 사람이 말하는 풍수란 것은 왠지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내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풍수관념과는 완전히 다른 풍수관을 이야기 하고 있다. 내 생각이 짧고 식견이 부족했던 것이다. 나는 풍수라고 하면 흔히 명당이라고 하는 좋은 묘지를 찾아서, 그 덕으로 자손들이 번성을 누리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잘못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런 것을 음택풍수라고 하여 하찮은 것으로 경멸하다시피 한다.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풍수는 그 종류가 다른 것이다.


대학교수가 풍수를 공부한다면 복잡한 음양사상과 한학에 관하 이야기들이 등장할 것 같은데, 이 책에는 한글세대인 나의 취약점인 한자같은 것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쉽고 평이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어조로 저자가 꿈꾸는 새로운 풍수에 대한 생각들이 짧지만 서로 체계적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글들로 나타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야 말로 정말 선비라고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여러 전문가들이나, 교수님들이 쓴 책들을 상당수 읽어본 편이다. 이 책은 딱딱한 구성을 피할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의 문장에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우러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풍수라는 것을 고답적이거나 신비한 차원에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을 돕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만들려는 치열한 노력이 느껴진다. 그야말로 쉽게 쓴 글속에 학자적인 집요함과 열정이 가득히 담겨 있는 책이다.


내가 느낀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지면, 저자가 말하는 풍수란 사람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명당자리를 찾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도심 속에 있는 벤치 하나, 공원속의 나무그늘 하나가 다 명당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숲과 나무가 좋다면 지하방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그야 말로 대단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햇빛하나 들어오지 않는 지하라도 방에 드넓은 평야기 그려진 그림 한 장을 붙여 놓으면 그곳도 명당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지어는 아무것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빈민가에서는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으면 명당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말들은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로 펼치는 논리가 아니다. 처음부터 차근히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삶과 사람과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더 나은 곳으로 개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되, 끝까지 노력해도 안돼는 곳에서는 마음이라도 편하게 가지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길이 한없이 막히는 도로에서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이 명당에서 사는 방법이 된다는 글도 같은 뜻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말한다. 옛 풍수에서 말하는 명당자리라는 것은 사람이 살기에 편안한 곳을 말하는 것이었다. 꼭 배산임수의 자리만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리가 일반적으로 사람을 편하고 안정되게 만드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가 많아지고 도시화가 이루어진 오늘날 모든 사람이 그런 자리를 차지하고 살수는 없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명당을 추구한 그 형식이 아니라 뜻을 살려서 오늘날의 삶의 여건에서 명당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명당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명당은 우리들의 마음에 있을 수도 있고, 실내 인테리어를 조금만 바꾸어도 창조될 수 있다. 기왕이면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이 마음의 안정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지으면 더 좋을 것이다. 기왕에 지어진 건물이라면 벤치하나 나무 한그루가 명당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도시에서 살아야 하는 오늘날의 삶. 저자는 그 삶에 명당을 선물하려고 치열한 노력을 하였고, 이 책은 바로 그런 지적도전과 노력의 산물로 태어난 귀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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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시집 - 체 게바라 서거 40주년 추모시집
체 게바라 지음, 이산하 엮음 / 노마드북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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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한마디의 간결한 단어로 이미  충분히 강한 이미지를 주는 사람이 되었다. 공산주의가 사라지고, 사회주의도 퇴조하는 오늘날, 모두가 신자유주의가 규칙을 정하는 세상에 더 잘 적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오늘이다. 이런 날에 그의 이름이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에 강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잃어버린 것을 그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이름과 그의 인상과, 그가 남긴 말들과, 그의 행동들, 그의 사진들, 그에 대한 책들이 그토록 사람들의 가슴속에 강하게 살아남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체. 그는 이제 한 사람의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꿈을 일깨워주는 상징으로...


인간 체 게바라는 무척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에 관한 책. 체 게바라 평전과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를 무척 감동깊게 보았다. 헐리우드가 만들었지만 잔잔하게 그려진 동명의 영화 또한 무척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오늘날은 혁명을 파는 세상이다. 그렇게 헐리우드는 상업부의를 타도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혁명을 일으킨 체 게바라를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comandante cje guebara'라는 노래가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그 노래는 우리나라의 CD가게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이 그들이 죽인 '체'를 상품화 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세상을 떠난 '체'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다. 사실 '체'는 시인은 아니다. 그가 남긴 글들, 그가 남긴 어록들이 충분히 시적이고 그가 남긴 글들 중에서 시의 형식을 띤 글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시는 사실 습작의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총알이 날아드는 전장터에서도 네루다와 그외의 문인들의 글들을 항상 끼고 다닌 그이지만, 그는 사실 훌륭한 시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인의 조건이 정형화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가 남긴 글들, 그가 남긴 말들은 전세계의 수많은 나와 같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으니 말이다. hasta siempre(언제까지나) 라는 그의 말은 하루하루를 갈증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시원한 생명의 생수와 같은 마력을 지니고 있다.


'체' 항상 별이 달린 베리모를 쓰고 다니던 그는 이제 하나의 '별'이 되었다. 헐리우드의 번쩍 번쩍 빛나는 스타가 아니라, 우리들 가슴속에 언제까지나 영롱하게 비쳐지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인간 '체'의 절절한 삶이 우리들이 바라는 전형적인 인간상 위에 덧씌어지면서 그는 우리들의 억눌린 자아의 상징이 된 것이다.


어둠이 깊을 수록 새벽이 다가온다고 어느 시인이 이야기 했다. 오늘날 세상은 '체'가 바라던 인간성과 동료애로 가득한 그 영원한 아르다움의 나라와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 우리는 갈망한다. 우리에게 금지된 것들을.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시인이 아닌 '체' 의 글을 애써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삼고 영혼의 위안을 삼는 것이다.


산문을 단지 행을 끊어놓은 것에 불과한 듯한 글들이 많은 그의 시편이지만, 그의 글들은 시인을 자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글보다 우리들의 영혼에 박히는 힘이 더 강하다. 그것이 바로 진실의 힘이고, 글이 아니라 삶으로 시를 쓴 사람이 세상에 줄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들의 영원한 로망이자, 갈증을 느끼는 우리들에게 제공되는 영원한 생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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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사변
마크 쿨란스키 지음, 이은영 옮김 / 산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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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은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감각중의 하나이다. 식욕은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욕망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음식은 힘이 세다. 단순히 먹을 수 있는 물질들을 적당히 섞어놓은 화학물질의 덩어리에 불과한 것이 음식이다. 그러나 그 음식은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하며,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기도 하고, 거대한 돈이 오고가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지리상의 발견이 이루어진 대항해시대가 열린 것도 사실은 음식물에 사용되는 향신료 때문이었다. 음식은 그렇게 힘이 센 것이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생각들을 담은 여러 사람들의 에세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음식이 사람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들의 깊이 또한 상당히 깊다. 중요한 것들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리듯이, 이 책에 실린 그들의 내용도 통일성이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음식사태’는 나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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