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크로노스 총서 17
마크 쿨란스키 지음, 전제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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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에 관한 책들은 이제껏 지겹도록 만나보았다. 그래서 이젠 그런 책을 다시 만나는 것이 지겹기 조차하다. 비폭력은 아름답고 멋있다. 그러나 연약하고 유약하다. 오늘날 우리들이 사는 세상의 수많은 신문들 중 몇몇을 슬쩍 ?어보기만 해도 수없이 많은 비폭력이 수없이 많은 폭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지는가를 알 수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서문을 쓴 달라이 라마가 떠나야 했던 포탈라 궁 앞에는 중국의 기차역이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세상이다. 예수의 비폭력 정신으로 건국된 미합중국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라크를 짓밟고 있고, 또 다른 비폭력을 사랑하는 이슬람은 신의 이름으로 그들의 적에게 대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폭력은 강하고, 평화는 취약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화를 사랑하고 지켜내어야 할 이유에 관해서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다. 이젠 그런 뻔한 설교는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설득할 만큼 이 책은 그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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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UCC 트렌드 - 네이버는 영원한 1등일까?
정재윤.장진영 지음 / 새빛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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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책이었다. 나는 새로운 기술의 발달에 잘 적응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즐겨 읽는 나도 책보다는 사실 영화가 더 낫다. 결국 나도 비주얼 형 인간인 것이다. early adapter  가 아닌 때문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 UCC 는 결국은 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요소라는 것을 이 책을 접하면서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또 하나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요인이 있다. 이 책을 쓴 사람이 문장을 매우 짧고 매끄럽게 다듬었기 때문이다. 책을 끝까지 읽을 동안 단 하나의 문장에서도 시선이 머뭇거리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책이었다.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의 문장의 매끄러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이해할 것이다.


또 이 책은 그 내용도 매우 깊이가 깊다. UCC에 대한 흥미위주의 이야기를 싫은 잡설이 아니다. UCC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개인 사용자(user) 와 상업적 컨텐츠 생산자 (major) 사이의 문화권력 다툼에 대해서 깊이 있는 담론을 펼치는 책이다. UCC 가 지닌 잠재적인 파괴력을 분석하면서, UCC 시장과 UCC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수익전략과 향후의 향방까지 점치는 깊이 있는 성찰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 매끄러운 문체, 그리고 깊이있는 내용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읽는 사람에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그래서 원래 좋은 책은 천천히 읽는 습관을 가진 나에게 이례적으로 이 책을 아주 빠른 속도로 읽도록 만들었다. 깊은 내용을 가지면서도 빨리 재미있게 읽히는 책. 그런 예외적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 책은 앞으로의 세상에 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 미래라는 것은 결국 오늘이라는 현실의 연장이다. 오늘의 문화권력을 분석함으로써 앞으로의 문화지형도의 행배를 점쳐보는 것이다. 이 책은 결코 장미빛 낙관론을 필치지는 않는다. 또 그렇다고 앞으로의 문화가 메이저 업체들에게 철저히 종속될 것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미래는 아마도 그 양자들 사이의 어느 지점에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쪽에 더 가까이 존재할지는 우리들의 (user) 노력에 의해 정해질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문화는 권력이자, 바로 힘이다. 문화 콘텐츠는 바로 돈이다. 돈은 힘을 만든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쏠림이 돈을 창출해낸다. UCC의 미래는 사용자들이 창출해낸 진정한 사용자 제작의 콘텐츠와, 기업이 창출해내는 UCC를 가장한 MCC와의 사력 다툼에서 결정이 날 것이다. 그러나 그 양자가 따로 분리되어 존재하지는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흡수하고 침투하는 다양한 과정의 끝에 그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의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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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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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차고 하늘로 높이 뛰어 오르는 연어의 모습을 TV를 통해 보면서 장관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연어의 존재론적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는 못하였다. 먼 바다로 나가 삶을 산 뒤 다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장하다고만 생각했지, 알을 낳고 죽기 위해 그 먼 거리를 되돌아오는 힘든 여정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진 않았었다. 그러나 난 한때 시지프스의 이야기를 가지고 많은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실존적인 의미에서 높은 산을 향해 무거운 바위를 굴려 올리는 시지프스의 모습이 영웅적으로 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시지프스는 왜 그 바위를 내버려두고 용감하게 발길을 되돌려 산을 내려오지 않는가라고? 바위가 머물지 못할 산 정상에 바위를 올려가려는 헛된 노력을 그만두고, 자신이 그 산 정상에 스스로 않아 땀을 식히며 세상의 모습을 감상하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라고! 한때는 멋있게 보였던 존재에 대한 도전의 의지가 이젠 서서히 삶의 효율성과 삶의 편안함에 삭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은빛연어의 의문. 우리는 왜 알을 낳고 죽기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존재로적 의문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눈맑은 연어의 가르침.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힘차게 뛰어 올라라는 충고가 옳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난 아직 그 맑고 순결한 가르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난 여전히 세상에 대해, 존재에 대해, 인간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것의 형식에 대해 불만이 많다. 내 귀는 눈맑은 연어의 충고를 옳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것을 가슴속에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많은 불만으로 가득차 있다. 그렇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두운 바닷가를 회유하면서 이 책 저 책 사이를 부유하고 있는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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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
파올라 라펠리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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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는 반고흐 미술관이 있다. 처음 예상했던 인원을 30배나 넘어서는 넘쳐나는 관람인파에 증축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미술관이다. 세계의 유명 건축가들이 총동원 되어 설계를 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나서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직접 사들인 것이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와 나란히 삶을 살았고, 죽어서도 나란히 묘지에 묻혀있는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아들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고흐의 작품은 그가 살아있는 동안은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고흐가 사망한 후 그의 그림을 테오가 그리고 테오의 미망인이, 그리고 그 아들이 고스란히 소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의 상당부분이 세계 각국으로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미술관에 소장될 수 있었던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이 책은 그 미술관을 통해 반 고흐의 생애를 조명하는 책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던 초창기의 모작들부터 시작하여 유화를 그리기 전의 목탄과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우리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그의 대표작들이 나오기 전의 반 고흐의 화풍을 접할 수도 있다. 그림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의 대표작들만이 그가 그린 유일한 스타일의 그림인줄 알고 있었던 나의 정신을 번쩍들게 하는 그림들이다. 또한 그가 그린 유일한 밝은 그림이라는 아모드 나무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의 생애와 그림을 절묘하게 배치한 책의 전개가 멋지다. 다채로운 그의 그림들의 전체적인 느낌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일부 그림들을 클로즈업한 사진들이 그의 붓터치의 힘과 감동을 배가시켜 전해주는 책이다. 큼직한 판형이 그림을 감상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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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 2008년말까지 3배 오른다
아시아주식연구회 지음, 신경립 옮김 / 홍익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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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가득한 전도자의 열렬한 설교를 듣는 것 같다. 지수 1600을 지키기도 버거워보이는 장세에 1년 만에 3배가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가 있다는 말은 광야에서 떠드는 외로운 선지자의 말처럼 들릴 수도 있고, 길가에 자리잡은 약장사의 장광설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재미있다. 우리가 약장사를 찾고 예언자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학력 소지자가 점을 치러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답한 가슴을 열고 새로운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싶은 갑갑함의 결과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우리들에게 그런 신선한 벤틸레이션의 경험을 주는 책이다. 믿어라. 그러면 오를 것이다. 한국주가는 벨류에이션 평가를 다시 받아 단기간에 미친 듯이 급등할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고 주식으로 달려가 구원을 받아라... 한국의 주식은 전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이고, 구조조정으로 단련되고, 부채비율이 낮아진 한국기업은 그만큼 경쟁력이 높다. 외국인이 한국주식의 40%를 가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다른 어떤 나라에도 외국인이 주식을 그만큼 높은 비중을 보유하는 나라는 없다. 그만큼 한국주식이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이런 논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들의 기업의 가치가 더 높다는 것을 설득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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