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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UCC 트렌드 - 네이버는 영원한 1등일까?
정재윤.장진영 지음 / 새빛 / 2007년 5월
평점 :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책이었다. 나는 새로운 기술의 발달에 잘 적응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즐겨 읽는 나도 책보다는 사실 영화가 더 낫다. 결국 나도 비주얼 형 인간인 것이다. early adapter 가 아닌 때문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을 뿐이지, UCC 는 결국은 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요소라는 것을 이 책을 접하면서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또 하나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요인이 있다. 이 책을 쓴 사람이 문장을 매우 짧고 매끄럽게 다듬었기 때문이다. 책을 끝까지 읽을 동안 단 하나의 문장에서도 시선이 머뭇거리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책이었다.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의 문장의 매끄러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이해할 것이다.
또 이 책은 그 내용도 매우 깊이가 깊다. UCC에 대한 흥미위주의 이야기를 싫은 잡설이 아니다. UCC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개인 사용자(user) 와 상업적 컨텐츠 생산자 (major) 사이의 문화권력 다툼에 대해서 깊이 있는 담론을 펼치는 책이다. UCC 가 지닌 잠재적인 파괴력을 분석하면서, UCC 시장과 UCC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수익전략과 향후의 향방까지 점치는 깊이 있는 성찰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 책은 흥미로운 소재, 매끄러운 문체, 그리고 깊이있는 내용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읽는 사람에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그래서 원래 좋은 책은 천천히 읽는 습관을 가진 나에게 이례적으로 이 책을 아주 빠른 속도로 읽도록 만들었다. 깊은 내용을 가지면서도 빨리 재미있게 읽히는 책. 그런 예외적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 책은 앞으로의 세상에 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 미래라는 것은 결국 오늘이라는 현실의 연장이다. 오늘의 문화권력을 분석함으로써 앞으로의 문화지형도의 행배를 점쳐보는 것이다. 이 책은 결코 장미빛 낙관론을 필치지는 않는다. 또 그렇다고 앞으로의 문화가 메이저 업체들에게 철저히 종속될 것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미래는 아마도 그 양자들 사이의 어느 지점에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쪽에 더 가까이 존재할지는 우리들의 (user) 노력에 의해 정해질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문화는 권력이자, 바로 힘이다. 문화 콘텐츠는 바로 돈이다. 돈은 힘을 만든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쏠림이 돈을 창출해낸다. UCC의 미래는 사용자들이 창출해낸 진정한 사용자 제작의 콘텐츠와, 기업이 창출해내는 UCC를 가장한 MCC와의 사력 다툼에서 결정이 날 것이다. 그러나 그 양자가 따로 분리되어 존재하지는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흡수하고 침투하는 다양한 과정의 끝에 그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의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