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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벌레 이야기
이청준 지음, 최규석 그림 / 열림원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만나는 묵직한 책이다. 존재론적인 물음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신과 인간, 피조물과 섭리의 규칙을 정하는 존재와의 대화. 예전 학창시절에나 읽던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이다. 자세히 책을 들여다보니, 역시... 내 학창시기에 나온 책이다. 그 당시에 유행하던 실존주의의 세례를 받은 책. 그러나 지금 읽어보아도 여전히 묵직하고 깊이가 있다. 그놈 목소리를 통해서 본 추악한 납치 살해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통해서 느낀 죽음을 앞둔 삶의 느낌. 사람의 아들을 통해본 신과의 대화. 그 모든 것들을 뭉쳐서 농축하여 만든 것 같은 농밀한 깊이. 물론 성실한 기독교 신자들은 거부감을 가질만한 책이다. 그러나 엄마의 시각으로 책의 논점에 빠져 들다보면 느껴진다. 존재의 아픔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의 무게가. 어째서 전도연이 그렇게 가슴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오랜만에 만나는 무겁고 슬프고, 가슴 뻐근한...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