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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의 기억과 동아시아적 지평 ㅣ 선인 현대사총서 14
신주백.정근식 엮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06년 10월
평점 :
이 책은 8.15라는 역사적 분수령을 남한과 북한, 일본, 중국과 대만 등의 동아시아의 각 나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를 살펴보는 책이다. 8.15는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해방이라는 감격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일본에게 8.15는 패망의 날이기도 하다. 결국 8.15라는 날이 의미하는 동일한 사건은 그 사건을 보는 사람들의 사선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8.15를 통해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하던 일본군이 물러났고, 소련과 미군이 한반도의 남과 북에 진주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근대 이후 위협받던 주권을 회복하고 드디어 독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동시에 8.15는 남북의 분단과 한국전쟁의 씨앗이기도 했다. 일본의 패전을 받아들이는 중국과 대만의 입장은 또 다른 것일 수도 있다.
일본과 전쟁을 벌아고 있었던 중국의 입장에서 8.15는 해방이라기보다는 승전의 기억이 될 것이다. 태평양 전쟁으로 인한 일본군의 진주를 서구 식민세력의 퇴보로 받아들을 수도 있는 동남아국가들에게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와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우리들 입자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기억이란 과거를 통해 미래를 향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기억은 단순히 있었던 사실의 무의미한 나열이 아니다. 과거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기억이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중요한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