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쇼핑 - "성형도 쇼핑이다!"
피현정 지음 / 아우름(Aurum)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이 책은 저를 조금 놀라게 한 책입니다. 비밀스러운 쇼핑이라고 해서 그것이 무엇인가 해서 보았더니, 바로 성형수술에 관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자이고,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 중에서도 유난히 그런 분야에는 좀 감이 떨어지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한번 한 머리 모양은 십년이 넘도록 바뀌지도 않고, 일년 내내 같은 색의 바지만 입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바로 그 때문인지 이 책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유일한 취미가 책을 읽는 것인 저는 사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가리지 않고 많이 읽는 편입니다. 독서에 관한한 잡식성이면서 대식가이기도 하고, 또 꼼꼼히 잘 씹어서 먹어서 비교적 소화도 잘 시키는 편인 셈입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접하지 못했던 성형. 바로 그 분야에 대한 책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TV에서 성형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더라도, 딴 나라 사람들 이야기처럼 흘려들으면서 읽던 책에만 집중하던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성형수술을 받는 시대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 최후까지 성형수술을 받지 않고 남을 몇몇 남자중의 한 사람이 아마도 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렇지만 내가 수술을 받지 않는 다는 것과 성형수술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내가 모르는 것이 많았기에 더욱 재미있었던 독서였습니다.




책을 아기자기하게 잘 쓴 것이 첫 번째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성형수술 선진국이라는 것에 관한 정보에서부터, 구체적인 연예인들의 이름까지 거명하며 어떤 성형수술을 잘 받았고 못 받았다고 꼭 집어서 이야기를 하는 데에 당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는 여배우 이름을 10개 정도 밖에 대지 못하는 저도 아는 사람들이 이름들이 즐비하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성형수술은 쇼핑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성형은 병원을 찾기는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료를 받는 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자신의 취향과 자신의 바램에 맞는 것을 찾아서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의사의 일방적인 조언을 듣는 다른 진료와는 달리, 성형은 자신의 바램이 가장 잘 반영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래서 더욱 성형에 대한 많은 정보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나라에는 이미 성형수술이 많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어떤 일간지에서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3대 경쟁력이 있는 종목중 하나에 성형수술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성형수술의 대국이고, 노하우가 축적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유난히 우수해서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많은 성형수술을 바라고 있고, 그런 바람에 따라 많은 성형시술이 이루어진 경험의 축적이 더 나은 기술을 만들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그렇게 축적된 지식을 일반인들이 알지 못합니다. 이 책을 보면 성형은 무조건 어떤 보형물을 넣거나, 불거진 부분을 깍아내기만 하는 것이 아닌듯합니다. 그 사람의 개성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기술적으로도 어렵지만,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성형수술에 대한 지식이 일반인에게 보급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수술의 이름과 기술의 명칭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식이...




이 책은 성형수술에 관해 전혀 관심이 없고, 또 지식 또한 없던 저에게 자신이 모르던 부분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가 성형수술을 받을 것은 아니지만, 관심이 없던 만큼 지식의 공백상태에 있던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서로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갈 때, 자신도 모르게 마주하게 될 성형이라는 문제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준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여행가서 빼먹지 말아야할 52가지
손봉기 지음 / 꿈의날개(성하)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몇 해 전엔가 가족과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유럽은 배낭여행의 성지 비슷하게 되었지만, 짧은 휴가기간을 이용해 유럽을 처음으로 다녀오려는 저에게는 배낭여행은 그림의 떡 같은 것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배낭여행을 한다고 하지만, 저 같은 중년의 사람에게는 시간비용이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이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버스를 이용한 단체 유럽여행 패키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의 도중에서도 배낭여행을 온 한국의 청년들을 여러 팀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렇게 배낭여행을 하거나, 이른바 호텔텍을 이용해서 유럽을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동안 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초면에도 무척 반갑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곳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쉽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의 결과로 저는 유럽여행을 막는 것은 시간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와 의지가 부족한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한번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 삶은 그리 변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직장은 바쁘고 여전히 시간은 넉넉치 않지만, 이젠 시간을 절약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보고 싶은 것을 만나고 오는 그런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여행은 한바퀴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낮선 문화와 낮선 분위기를 체함하고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지난번의 여행에서 제가 가서 잠깐이나마 스쳐보았던 것도 있고, 이 책의 소개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된 것도 있습니다. 어렴풋이 알기만 하던 것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된 것도 많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그 대상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아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상과 직접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여행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에 다시 가족과 함께 떠나게 될 여행에서는 이 책을 좋은 가이드로 삼을까 합니다. 짧은 시간동안 많지 않은 곳을 선정해서, 충분히 느끼고 공감하고 즐기면서 정말 여행다운 여행을 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그동안 짬짬히 노력한 언어, 유럽의 여행정보, 다른 여행가들의 체험담과 함께 이 책은 이번 여행에 저와함께 따라갈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악하악이라니... 이건 무슨 소리일까. 분명히 뜻을 같은 말은 아니고,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옮긴 글일 것이다. 직접 만나면 시원히 물어보고 싶지만, 멋진 호반도시 춘천에서 살고 있는 그를 만나러 그곳까지 가기에는 나도 이젠 너무 늙은 편인가보다. 하악하악이란 이상한 의성어는 마치 자꾸만 늙어가는 내가 하루하루의 일상을 힘들게 살아가면서 가쁘게 내 쉬는 숨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적당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종이를 썻다. 그리고 한국의 민물고기들을 그린 아주 아름답고 예쁘고 다양하기까지 한 세밀화들이 페이지들을 장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한 페이지에 담긴 글자수가 적다는 것이다. 상당히 적은 글자 수... 그래서 책은 읽고 싶은데 많은 글자를 읽는 것이 부담스러운 나 같은 사람에게 딱 알맞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이외수가 들개를 쓸 젊은 시절엔 나도 젊었었다. 그 시절의 나는 글자가 많은 책들을 좋아했었다. 책값에 비해서 글자수가 충분히 많은, 그래서 책값이 아깝지 않을만한 책을 사서는 그 많은 글자들 사이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얻어려고 하던 나는 들개라는 책에 등장하는 그 불운하고 방향 잡히지 않은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처럼 뜨거운 마음만이 가득했었다.




그리고 한동안 세상을 주유하면서 마음껏 마음에 방황이란 재료를 쑤셔 넣고 나니 이젠 마음이 조금 편안해 진듯하다. 그래서 오랜 마음의 벗이자, 내 방랑을 꼬득였던 주인공 중 하나인 이외수의 책을 오랜만에 다시 대했다. 사람은 같은 세월을 살아가면서 서로 비슷한 무엇을 겪는 법인가 보다. 이외수의 책은 변해 있었다. 그전과는 다른 어법으로 글을 쓰고, 그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여전히 그에겐 글을 쓰는 작업은 힘든 일이었던가 보다. 지금도 그의 글 곳곳에는 그 얼마되지 않는 글자수의 글을 쓰는 것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자꾸만 눈에 띈다. 그러나 그의 글에서 나는 세상의 잡스러운 일들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 있고, 그러면서도 세상의 잡스러운 것들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은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 그의 글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나는 이외수가 좋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다른 글을 쓰는 지금도 그 글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이외수의 모습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그는 그런 글들을 다루는 솜씨가 더 세련되어졌을 뿐이다. 약간의 해학과 약간의 침착함과 약간의 낮설게 하기 같은 기교를 부리지 않은 기교의 글들... 이젠 상당한 고수가 된 것이다. 그는...




이 책은 무엇을 특별히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긴 내가 그토록 좋아했었던 들개란 책에는 뚜렷한 주제가 있기는 했던 것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글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관한 물음일 뿐이다. 질문과 그에 대한 약간의 빈 공간... 세상에 대한 질문이 치열할수록 대답의 공간은 더욱 커진다. 그는 이제 쓸데없는 곁가지를 줄이고 정말 중요한 것을 묻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것이다. 결국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저자의 창작과 읽는 사람의 삶이 만나는 과정일 것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콤한 목요일
존 스타인벡 지음, 박영원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분노의 포도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것이 존 스타인 백의 작품이라는 것을 믿기가 정말 힘들었다. 우선 책의 서문부터가 상당히 심하게 특이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서문이 중요한 역활을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보통의 저자들은 서문이라는 것을 그런 방식으로 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잘 계획되고 빈틈없이 쓰여진 존 스타인 백 식의 문학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단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분노의 포도와 약간 달라져 있을 뿐인 것이다.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단지 약간의 다름이라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역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분노의 포도는 상당히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세상은 아프다. 이토록 아프다고 하는 처절한 절규가 군더더기 없이 담겨져 분명한 메시지를 드러내는 사실주의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꼭 같이 힘들고 불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란 것을 다루고 있으면서 해학과 위트, 그리고 자질구레한 일상으로 버무려 놓은 추상주의적 작품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껴지는 느낌은 사실 비슷하다.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은 관찰과 애정을 닮고 있는 것은 두권의 책이 똑같기 때문이다. 단지 아픔을 아픔으로 표현하는 젊은 시절의 강함이, 나이가 든 후에 보다 원숙해진 모습으로 변한 것이 다를 뿐이다. 아픔을 표현하지만 아픔을 다른 유형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삶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시선이 보여지는 작품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진행되어 가지만 특별한 사건은 없는 책. 책의 내용중에 달콤한 목요일이라는 것이 나타난다. 또 이 책의 소재목 중에는 기다리는 금요일이라는 재목이 있다. 힘든 한 주의 삶을 살아가면서 주말을 향해서 기다리는 삶이지만, 그 기쁨은 아직은 그리 가까이 있지 않다. 그러나 이미 월,화,수라는 힘든 주말을 절반을 넘어왔기에 기다림의 힘이 더 강해지는 달콤한 목요일 같은 삶.

 

그가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행복한 주말 같은 날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그래서 제일 마지막 장의 제목처럼 우리모두는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책. 그것이 이 책에 나타나는 고만고만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이민진 지음, 이옥용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들  디아스포라 문학이라고 한다. 세상 각지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의 수가 막대하다. 초창기에 살아남기에 급급하던 그들은 이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일부는 그 사회의 주류에 편입해 들어가기도 하고, 일부는 여전히 그 사회의 주변부에 초라하게 머물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처럼 주류 주변을 머물면서 온전한 주류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상당히 자전적인 소설이다. 저자가 한국인에게 전하는 머릿말에서 예고 했듯이 자신과 거의 비슷한 삶을 산 주인공을 창조한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삶의 내용들이 미국이란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민 1.5세대들의 삶을 대표하진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과 멀리 떨어져서 그들의 삶을 단지 머리로만 상상할 뿐인 우리들에게 그곳에서의 삶이란 것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오늘날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세계화라는 이름을 앞세우며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에게 미국, 그리고 그 중심도시인 뉴욕의 삶은 엄청난 매력을 가진 도시일 것이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뉴욕관련 책자들이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뉴욕의 열풍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또한 신문에는 소위 아이비리그에 진출한 성공한 한국인들의 기사가 심심할때마다 게제된다. 미국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꿈의 나라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민의 나라이고, 다민족 다인종의 국가이긴 하지만 여전히 주류라는 것이 존재하는 나라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구경꾼으로 머물다 돌아오는 미국과,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주류백인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의 삶과 뉴욕에서의 삶. 학생으로서의 삶과 직장에 취직해서 살아가는 삶은 다른것일수밖에 없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 책은 많은 상을 받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은 흥미롭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읽어도 상당한 재미를 느낄 정도의 세련된 감성을 가진 책이다. 그러나 이만한 감성을 가진 책이 없어서 이 책이 상을 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은 넓고 작가도 많다. 많은 상들이 그 많은 작가에게 골고루 돌아가기는 힘든 것이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은 확실히 희소성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미국인들에게도. 바로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드물면서 드물지 않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흑인을 경멸하는 경향이 있고, 히스패닉계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또 우리나라에 100만이 넘게 들어와 있는 아시아계 외국인 노동자들을 멸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관광객이 아니라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열악한 위치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열등한 체력과 어눌한 발음, 그리고 약간 결집력... 그런것이 그곳에서의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상상으로만 경험하던 바로 그곳에서의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아이비리그를 나온 상당히 성공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통해 미국이란 나라에서 아시아 이민으로 살아가는 삶이 어떤것인지, 그런 삶의 실체란 것이 어떠한지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진정한 의미에서 디아스포라 문학인 동시에, 미국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자신들 중에 존재하는 또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울림이 이렇게 큰 것인지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