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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목요일
존 스타인벡 지음, 박영원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분노의 포도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것이 존 스타인 백의 작품이라는 것을 믿기가 정말 힘들었다. 우선 책의 서문부터가 상당히 심하게 특이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서문이 중요한 역활을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보통의 저자들은 서문이라는 것을 그런 방식으로 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잘 계획되고 빈틈없이 쓰여진 존 스타인 백 식의 문학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단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분노의 포도와 약간 달라져 있을 뿐인 것이다.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단지 약간의 다름이라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역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분노의 포도는 상당히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세상은 아프다. 이토록 아프다고 하는 처절한 절규가 군더더기 없이 담겨져 분명한 메시지를 드러내는 사실주의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꼭 같이 힘들고 불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란 것을 다루고 있으면서 해학과 위트, 그리고 자질구레한 일상으로 버무려 놓은 추상주의적 작품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껴지는 느낌은 사실 비슷하다.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은 관찰과 애정을 닮고 있는 것은 두권의 책이 똑같기 때문이다. 단지 아픔을 아픔으로 표현하는 젊은 시절의 강함이, 나이가 든 후에 보다 원숙해진 모습으로 변한 것이 다를 뿐이다. 아픔을 표현하지만 아픔을 다른 유형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삶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시선이 보여지는 작품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진행되어 가지만 특별한 사건은 없는 책. 책의 내용중에 달콤한 목요일이라는 것이 나타난다. 또 이 책의 소재목 중에는 기다리는 금요일이라는 재목이 있다. 힘든 한 주의 삶을 살아가면서 주말을 향해서 기다리는 삶이지만, 그 기쁨은 아직은 그리 가까이 있지 않다. 그러나 이미 월,화,수라는 힘든 주말을 절반을 넘어왔기에 기다림의 힘이 더 강해지는 달콤한 목요일 같은 삶.
그가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행복한 주말 같은 날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그래서 제일 마지막 장의 제목처럼 우리모두는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책. 그것이 이 책에 나타나는 고만고만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