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정원에서 - 죄악과 매혹으로 가득 찬 금기 음식의 역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정미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내용이 좋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iver Boy (Mass Market Paperback, 미국판) - 『리버보이』원서
팀 보울러 지음 / Simon Pulse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로 읽어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악 - 개정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물건'을 하나 만났다.  "현대인의 감성을 잘 포착하기에 무척 흥미롭긴 하지만, 왠지 깊이가 약간 모자란 듯한 작품들이 많은 것이 일본 문학이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당연하지만 모든 일본 문학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작품이다. 이 책 '최악'은 자신을 다른 일본 대중문학과 분명히 차별화하는, 여러가지 면에서 걸출한 작품이다.

 

잘 짜여진 꽉 찬 구성이 돋보인다. 하나도 필요없는 군더더기가 없고, 빈틈없고 만들어진 심리적인 복선으로 가득한 것이 이 책이다. 자칫 산만해질수도 있는 세가지의 이야기가 저마다의 힘을 가지고 이어지며, 다른 이야기들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당한 분량의 긴 책을 읽으며 약간 집중력이 떨어질만할때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지며 흥미를 돋우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완벽하게 계산된 책이다. 하나의 문장도 허투루 쓰여진 것이 없다. 모든 문장들이 주인공의 내면을 포착하기 위해 잘 짜여진 심리적인 배경이 된다. 마지막에 이어질 대 폭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너무나 엉뚱한 폭팔이지만 그럴수 밖에 없게된 심리적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빠르게 읽혀지지만 뼈가 있고, 쉬운듯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비극이다. 이 책의 어디에도 밝은 모습은 없다.  나는 이 책이 말하는 것이 이 세상의 본질적인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히극적으로 비칠수도 있다. 묘한 착시 현상 때문이다. 책의 내용이 희극적인 것은 아니다. 아픔속에서도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때로 우스광스레 보일수도 있다. 또 아픈 세가지의 내용들을 섞어가며 빠른 속도로 전개하는 구성이 책을 무겁지 않게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이 아픈 내용들을 담은 책은 빨리 읽힌다. 흥미로운 구성 때문에 다음 내용이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너무 아픈 내용이라서 아픔의 무게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페이지를 빨리 넘기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각자 다르게 진행되던 그 아픔이 마지막 순간에 하나로 모여져 극적인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어떻게 각자의 이야기들이 그렇게 정교하게 결합될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구성력에 놀라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이런 구성에 대한 치밀함은 책을 덮은 후, 이 책의 여운을 음미할때 비로소 천천히  느끼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을때는 이 책의 아픔에 절절히 공감할 뿐이다. 다른 여유가 없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극적인 페이지에서 우리는 작가가 그동안 뜸을 들며 공을 들여 쌓아온 심리적 묘사가 한꺼번에 개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극적으로 비극적인 카타르시스는 '찬란한 슬픔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처럼 처연하고 가슴이 아프다. 

 

이 책이 공감을 받고 가슴 절절한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은 오늘날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픔을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라는 그물망의 맨 밑바닥에 있는 원청업자, 하청업자, 재하청업자로 이어지는 사슬의 맨 아래에 있는 영세 자영업자의 삶의 고단함. 입사하는 순간부터 구분지어지는 엘리트로 나아가는 길에서 소외된 은행원. 사회의 최하층에서 부랑하며, 직업적 조직원에게 핍박받는 부적응자... 바로 이 책의 세가지 이야기를 구성하는 주인공의 면면들이다.

 

그들을 아픈 삶을 극적으로 살아가는 비극적 '영웅'이라고 부를수 있다면 그들 각각은 각기 그들과 대응하는 '반영웅'과 맞닥뜨리게 된다. 영세자영업자는 외국계 기업의 고위인사와, 비주류 은행원은 지점장과, 부랑자는 그 바닥의 주류인 야쿠자와 갈등을 빗으며 아픔을 겪는다. 그러나 그들과 부딪히며 잘난 척하는 그들 역시 거대한 더 큰 힘의 부속품이 뿐이다. 외국계 회사의 임원은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고, 지점장은 곧 방계기업으로 떨려날 쳐지이다. 야쿠자 역시 더 큰 조직의 한 부속품으로 언제든 폐기처분될 수 있는 허약한 존재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비극을 이끌어가는 진정한 악역은 누구란 말인가... 그런 의문에 놓이지 않을 수가 없다. 하루 하루의 삶을 눈물날 정도로 충실하게 살아가는 성실한 사람들에게서, 최소한의 꿈마저 빼앗아버리도록 만드는 것이 악역을 맡은 사람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그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도록 만드는 더 큰 무엇... 그런 사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힘은... 애서 노력해서 그 먹이 사슬의 높은 곳에 속한 것만으로, 먹이사슬의 낮은 곳에 속한 사람 사람을 경멸하도록 만드는 그런 힘은 무엇인가...

 

성실히 살아가려는 한 개인의 노력이 마침내 삶을 얽매어오는 무게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극적으로 무너져 내리도록 만드는 바로 그 순간에 느끼는 가슴 절절한 카타르시스. 눈물나도록 슬픈 쾌감. 삶의 모든 것을 던져버리는 순간에 주인공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역설적 해방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신들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고, 그래서 그 전보다 다시 한등급 아래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그들의 어떻게 할 수 없는 애당초 성공할 수 없었던 반항...

 

책은 그렇게 마무리 된다... 아픔으로 가득히 점철된 채로...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놀랄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내면서...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웅변하면서... 그래서 이 책은 오늘날의 '분노의 포도'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사회성 짙은 책이면서도, 인간에 대한 강한 사람과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수작으로 꼽고 싶은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채워진 빈 자리
스테판 주글라 지음, 김혜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한 여인의 자리가 비었다. 그 빈 자리에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여인이 차지를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책은 그런 일들이 무척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처럼 이끌어간다. 그것이 몽환적이지 않으면서도, 약간 몽환적인 듯이 느껴지는 이 책이 가진 마력이다.

작가는 현실이라는 것의 냉정한 어법을 그런 신비로움을 약간 가미한 문체로 비틀어버린다. 현실적으로 그런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작가에게 그런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 현실에서 있을법하지 않은 설정을 해낸다.

마치 화가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을 해체하는 것처럼. 우리가 아는 현실이라는 것은 이 책에선 작가의 의지에 따라서 해체되고 새롭게 조립되고 만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라 독자들이 항의할 겨를이 없다. 작가의 힘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요즘 장르문학에서 많이 나오는 '체인지'같은 류의 설정이 아니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책이 아니다. 철저한 존재론에 관한 성찰을 담은 책이다. 그러나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문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 또한 이 책이 가지는 힘이다.

붙박이처럼 현실에 붙어 있는 삶. 우리가 소위 리얼이티니 정체성이라고 부르는 현실이라는 것. 그 현실에서의 '나'라는 존재가 과연 정말 '나'라는 존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아니 리얼리즘 이후의 모든 화가들이 그리고자 했던 현실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일까.

화가가 등장하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현실은 비현실적인 모습속에서 정말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 책의 작가는 예리한 시각으로 바로 그런 점을 잘 포착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아름답기 그지 없는 간결한 문장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적은 분량의 글로 훌륭하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낙원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5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소위 장르소설이라는 것을 읽게 된 것은 얼마전의 일이다. 나는 운이 좋았다. 처음에 이 책이 속한 블랙펜 클럽의 책들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블랙펜 클럽이 펴내는 책들은 세밀한 심리묘사가 잘 살아 있는 책들이다. 본격문학의 냄새가 풍부하게 풍기면서도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책들인 셈이다. 그래서 난 새로이 접하는 소위 장르문학이라는 것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낙원은 내가 남김없이 읽는 블랙펜 시리즈를 통해 알게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장르문학, 특히 일본의 것들에 대해 '지극히 가벼운 책들' 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정말 행운이었다. 아직 다른 작품들을 별로 읽어보진 못해서 비교할 순 없지만, 이 책을 먼저 접함으로써 "역시..." 라고 하는 거부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검색해보면서 알게된 내용이지만, 이 책의 작가는 이 방면에선 무척 잘 알려진 사람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이 작가를 일본 장르문학의 대표주자라고 표현하기도 하니 말이다. 이 작품은 이 작가(미미씨 - 미야베 이유미를 일컷는 우리나라식 약칭) 의 대표적이라고 일컬어지는 모방범의 후속작이다. 이 작품내에서도 같은 인물이 모방범의 내용을 계속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한 작가가 자신의 대표작으로 공인되다시피한 작품의 직계 후계작이라고 같은 인물을 내세워서 작품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그녀의 다른 작품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작가인 미미 씨 자신 스스로도 이 책에 그만큼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을 이을만한, 혹은 능가할만한 새로운 작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그런 자부심이 이해가 간다. 이 작품은 세밀한 심리묘사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사람의 내면에 대한 묘사나 독백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 "로 표시된 대화외에 많은 대화체의 글들이 책을 가득채우고 있다. 모두 그 상태에 처한 사람들의 심리에 관한 이야기들이 묘사된 것이다. 그리고 그 심리묘사를 통해 하나씩 풀어가는 사건의 비밀들이 이 책의 흥미를 더하게 하는 비결이다.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사건을 통해 숨겨진 인간의 심리 속으로 파고 들어가게 되는 과정이 무척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이 책은 '장르'라는 우산속에 파격을 상정하고 시작하는 책이 아니다. 억지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설정. 따라서 '장르'를 전혀 모르는 본격문학 팬들도 아무런 부담없이 인간의 심리와 내밀한 감성의 흔들림을 흥미롭게 따라가게 구성된 치밀하게 짜여진 거대한 스토리이다.

처음 책을 대할때 900페이지 가까이 되잖아... 라는 비명은 오히려, 아직도 많은 페이지가 남아 있다는 것에 안도를 느끼도록 바뀌게 되는 흥미로운 책이면서, 시간때우기에만 그치지 않게 몰입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작가는 전혀 모르던 층층이 쌓여진 사건을 복잡한 과정을 거쳐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한겹 한겹씩 비밀을 벗겨간다. 그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깊은 심리의 심연으로 독자들을 인도하는 것이다.

이 책은 또한 그 치밀한 묘사때문에 일본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도 무척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까운면서도 먼 나라. 이 세상 전체에서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한 모양(외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잘 알기 힘든 나라라는 일본에 대한 나의 이해를 높여준 책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