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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 포인트 10 - 인류의 문화와 역사를 바꾼 거대한 사건
심현정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중요한 분수령을 이루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다. 그때 그곳에서 그 일이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혹은 그때 그 일이 다르게 결론지어졌더라면.... 아마도 인류의 역사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에서 가정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그 가정을 함으로써 우리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가지는 의의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런 가정, 즉 그때 그 사건들이 얼마나 큰 의의를 가지는지,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바뀔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마국발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통해 중국의 놀라운 약진이 눈에 뜨인다. 뜨오르는 잠재적 강대국으로 주목을 받아오긴 했지만, 불과 1년전만 해도 중국이 지금과 같을 정도로 미국과 맞먹을 정도의 강국으로 갑작스럽게 부상할줄은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다. 바로 이런 중요한 사건, 즉 금융위기로 말미암아 중국의 잠재적 패권이 기정사실화 할 수 있는 이런 것이 아마도 역사에서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역사란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점진적인 변화가 어느 정도의 양으로 누적될때, 그 변화한 세상을 바꿀수 있는 충분한 힘이 생길때, 역사를 뒤바꾸고 새로운 세상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라고.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하루하루의 조그만 일상들이 역사를 바꾸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한다고. 그래서 역사의 전환점에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고, 필연만이 존재한다고. 그래서 영웅적인 승리같은 것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물론 그럴수도 있다. 예를들어 살라미스 해전때, 상대방의 조선술이 더욱 뛰어 났다면, 상대방의 군대 체계가 더욱 훌륭했다면, 상대방의 참모진들의 해전에 대한 병법 연구가 더욱 체계적이었다면, 상대방 사회의 구조가 더욱 민주적이어서 더 높은 충성심을 얻을 수 있었더라면, 그 전투의 결과는 전투를 지휘한 지휘관의 지략이나 용기, 날씨, 지형등과 상관없이 그런 세세한 분야의 양적인 변화에 의한 차이의 축적이 이루어낸 질적인 변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타난 많은 사례들을 보면 역사의 분기점을 이루는 사건들은 의외로 우연에 의한 요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우연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지휘관의 명석한 판단, 그를 따르는 군인들의 사기, 날씨나 보급등의 조건들에 의해 많이 좌우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요인들을 역사를 바꾸게 되는 필연적인 동인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시의 상황에 따른 제한은 있겠지만, 그 제한 속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떻게 그 환경을 헤쳐나갔는가에 따라 역사의 분수령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세계사 속의 중요한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음미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고, 우리들에게 역사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들을 다시 한번 즐길수 있도록 해주는 지식의 성찬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이 책은 우리가 역사를 보는 시각을 바꾸어주는 역활을 하기도 한다. 같은 책을 읽어도 어떤 시각으로 읽느냐에 따라 그 책의 효용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