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일상이 시리즈 3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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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걸어볼까 ' 이 책 본문의 첫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고고학 책의 첫문장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개인적이고, 상상할수 있는 가장 독특한 도입법이다.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는 흥미롭게 읽었던 같은 저자의 전편인 백제편보다도 한결 더 가벼운 분위기로 시작한다.

 

일상생활에서 고고학을 느낄수 있도록, 다른 직업이 있는 저자가 직접 주말마다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경주까지 백번이 넘는 여행을 다녀온 결과 만들어진 것이 이 자그마한 책이다. 읽는 사람이 부담감 없도록 세심하게 기획된 영양가 많은 책이다.

 

우리나라 역사. 특히 고려 이전의 역사는 자료가 극히 빈약하다. 자료의 제일 중요한 부분인 글로 쓰인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오히려 우리나라에 대해 기록된 외국서적에서 더 많은 인용이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고학적 자료가 마음껏 자신의 이야기 할수 있도록 이야기 형식, 여행담의 형식을 가진 서술방법은 무척 효율적인 기술 방법이라 생각된다.

 

한때는 우리나라 모든 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꼽힐 정도로, 경상도 우선화 정책의 수혜를 받기도 하고, 일제 식민지 시절에는 왕릉을 파헤친 잔해로 철도를 부설한 적이 있을 정도로 능멸의 대상이 되기도 한 우리의 중요한 고고학적 유물들을 복권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불끈 솟는 독서경험이기도 했다.

 

의도된 형식의 가벼움이 내용의 부실을 반드시 동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 책이 잘 보여준다. 그래서 나홀로 백제여행 이상의 감동이 이 책에서 더 느껴진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능이 어느 왕의 묘인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유명하나, 무명인 신라의 유물들에 대한 기억 여행.

 

' 아무튼 ' 시리즈 만틈이나 ' 일상이 ' 시리즈가 우리나라 독서계에 또 다시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직은 3번째 책일 뿐이지만. 모은 책이 이런식으로  읽는이를 배려하면서 공들여서 쓰여진다면 오늘 이라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독서친구가 될 것은 틀림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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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배신 - 착한 유전자는 어째서 살인 기계로 변했는가
리 골드먼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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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생존에 기여했던 진화적 요소들이, 환경이 급격히 달라진 오늘날 어떻게 인간의 생존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느냐는 책.

좋은 책인데, 싸구려 표지가 책을 망친듯. 재목도

‘ 돌연변이, 진화, 현대의학 ‘ - 정도로 바꾸면 좋을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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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인문학 여행
남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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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 방구석 인문학 여행' 을 즐길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편안하게 내 집 거실에서 우리나라 곳곳을 마치 실제로 여행하는 것처럼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인문학.. 인문학.. 하는데 바로 이런 것이 인문학적 경험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해준 책이다. 글이 풍요롭다.

 

TV화면을 장식하는 알록달록한 외국의 멋진 풍광들로 눈요기를 할 수 있는 세상인지라 우리의 것, 우리 강토, 우리 산하가 품고 있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하고, 빈약하고, 퇴색되어 보이기도 한다. " 대한민국에 뭐 볼게 있을라고... " 라는 생각에 주말에 막히는 길에 차들 몰고 나설 생각을 통하지 않고 지낸지 꽤 되었던 나에겐 딱 알맞는 책이다. 외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푸근하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친근하지만 새롭고, 낮설진 않지만 새로운 꺠달음을 얻을수 있는 책이었다.

 

문장이 참 유려하다. 그리고 그 문장에 실린 내용 또한 상당히 알차다. 어디어디의 풍광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장엄하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곳에 깃든 내력이 어떠하고, 나도 어렴풋이 아는 옛 인물 누구가 그곳과 어떤 연유에서 어떤 인연을 맺었는지 사연을 읽고 있노라면 새삼스레 우리 강토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 나도 그곳에 가보고 싶다 ", 그떄 그곳을 지나간 어느 옛 사람도 나처럼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 길을 걷거나, 말을 타고, 지나갔겠지. 그곳에서 한양까지 열흘길은 족히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책 속의 내용과 대화를 하고, 나를 그 내용속에 이입을 하게 만드는 친숙하고, 은근한 힘을 가진 책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었겠는가. 덕분에 나는 주말내내 거실에서 뒹굴면서 반양장으로 예쁘게 장정된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방방곡곡을 느끼고 음미하는 편안한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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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 - 하위헌스 · 뉴커먼 · 와트 · B&W · 지멘스 · GM · 마이바흐, 마스터피스 엔진의 역사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스즈키 다카시 지음, 강태욱 옮김 / 보누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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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에 엔진이 있었다. " 는 아니고,

 

" 현대 문명의 태초에 엔진이 있었다 "는 맞을 것 같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생산력의 급격한 발달,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강력한 우위 점유, 인류가 쌓아올린 기술의 정수를 한눈에 보여주는 상징인 거대한 건축물, 세계적인 분업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물류, 심지어 지구의 표면을 벗어나서 우주탐사에 나설수 있도록 하는 힘은 모두 엔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영국의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 라는 문장은 참이다. 그러나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최초의 증기기관은 아니었다.  그 이전부터 증기기관에 대한 논의와 설계도들이 존재했고, 실제로 제작되어 사용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 실용성을 갖춘" 최초의 증기기관은 제임스 와트가 개량한 증기기관이 었다. 상업적으로 보급되었고,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왔고, 마침내 해적 국가에 불과했던 영국이 패권국가로 올라서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서 근대화를 달성한 일본도 엔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이 서구로부터 받아들인 문물이 총과, 대포, 현대식 배를 만드는 기술, 비행기, 석탄에서 석유를 만들어 내는 것까지  가능하게 했지만, 엔진을 만드는 기술을 도입하지 못했다면 결코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거대한 항공모함을 추진하는 엔진, 제로센기라는 대단한 비행기가 힘을 발휘하게 하는 엔진. 잠수함을 추진하게 하는 엔진기술이 있었기에 산업대국인 미국에 대항하여 전쟁을 치를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엔진기술의 한계와 엔진을 양산하는 능력의 한계 때문에 패전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본을 단숨에 선진국에 오르게 했던 러일전쟁의 클라이맥스인 동해해전에서의 승전에는 발트해에서부터 동해까지 그 머나먼 길을 부족한 보급에 시달리며 쉴새 없이 달려와 숨 쉴틈없이 달려드는 일본의 전술에 당한 탓도 있겠지만, 러시아의 전함에 대적한 영국에서 도입한 일본 전함의 엔진의 힘과, 고순도의 (영국산) 석탄이 강한 추진력을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토록 거대한 역사의 추동력이지만, 그 모습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단한 힘의 모태. 엔진에 대한 지혜를 엿볼수 있는 좋은 교양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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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들의 인문학 - 인류가 쌓아온 교양 속으로 떠나는 지식 여행
박지욱 지음 / 반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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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이름. 명칭의 이름들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한 책이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상처가 나면 바르는 ' 빨간약 ' 은 도대체 무엇으로 만든 것일까. '옥도정기', '머큐롬' 이런 이름들은 서로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떨게 연관되어 있는 것일까. 빨간약을 배에 바르면 배가 아픈것도 가라 앉는 걸까.

 

저자가 의사이다 보니, 의학에 대한 이야기들이 초반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저자는 의사이면서도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들을 섭렵한 덕에 의사협회의 문장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찾아내서, 지금 대한 의사협회는 그의 지적으로 고쳐진 문양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그의 인문학적 소양을 인정해주어야 할 만하다.

 

이름들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 기호이다. 여러개의 문장들로 설명되어야 하는 내용들이 그 하나의 이름에 함축되어 담겨 있다.  ' 옥도정기' 라는 말로 표현되는 상처, 아픔, 통증, 그리고 빨간약을 발라주던 부모님, 할머니, 양호선생님에 대한 추억들. 만병통치약처럼 느껴지던 그 마법적인 위력에 대한 기억들이 떠올라 우리의 가슴을 따듯하게 해준다.

 

물론 코로나19 같은 아픔이 담긴 이름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도구들에 담긴 인문학적 지식들도 있을 것이다. '연필깍이'에는 연필을 깍고, 몽당연필에 침을 바르고, 뽀쪽하게 날이 선 연필로 장난을 하던 추억들이 묻어 있기도 할 것이다. 연필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으며, 그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어떤것들이 있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지식도 있을 것이다.

 

인문학적 지식은 사람이 삶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주는 소양이다. 또한 인문학적 지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해,달,별, 하늘, 바다, 산에 대한 이름과 명칭에서 우리는 옛사람들의 세계관을 읽을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통하고 교감하는 장이 바로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담은 책 속이다.

 

인문학이란 이야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물과 세상이 왜 그렇게 되어있고, 사람들은 어떃게 생각해 왔는지에 대한 정감어린 이해가 바로 인문학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쉽고, 흥미롭고, 다채로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적 인재를 가치 있게 쳐주기 시작한 오늘날 인문학의 세계의 즐거움을 느끼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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