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도도군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유에서 가족으로>>

 "엄마, 제발 강아지 한 마리만 사줘."

 "니가 독립하면 너의 집에서 키워라."

 "엄마가 동물을 사랑하지 않은 것은 정이 없었어야."

 "내가 동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그렇게 자주 고기반찬 해주는 걸 보면 모르냐?"

우리 집에서 틈만 나면 벌어지는 강아지 시리즈의 일부다. 마음이 외롭다는 둥 강아지가 있으면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는 둥의 레퍼토리는 이제 질려서 못듣겠다. 강아지가 주인공인 책들은 그래서 아이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있어서 가급적 피하고 쉽지만 아이들이 알아서 챙겨 읽는다.

 

 도도는 자신이 이름이 '도도하다'(사전적으로 여러가지 뜻이 있겠지만 "잘난 체하며 주제넘게 거만하다"에 한표를 준다.)에서 나온 줄 알지만 사실은 주인이 귀찮아서 음계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이다. 주인들이 서로에게 '야'와 '그 인간'으로 불리는 것으로 보아도 그 집안이 가진 이력을 알게 해준다. 그러나 주인의 변덕으로 도도는 김 기사의 어머니 집으로 버려졌다. 도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그곳에서 꿈에도 그리던 이상형 미미를 만나서 진실을 들어도 도도의 마음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미미를 통해서 애완견이 주인에게 선택을 받는 것보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동반자'로서 함께 행복할 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음을 알았다.  도도는 다시 '야'에게 돌아갔어야 자신의 진정한 동반자를 찾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다. 우여곡절 끝에 미미가 말한 동반자로서 할머니를 만났지만 사고로 동물 보호소에 갇히고 그 곳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으로 새롭게 태어나서 진정한 동반자이자 가족인 초롱이로 다시 멋지게 살아간다.

 

 이야기는 오로지 개들의 대화와 입장으로 풀어나가고 있지만 그 능청스러움은 정말 살아있는 캐릭터로서 여러가지 인간들을 만나는 느낌으로 감정이입이 잘 되어있었다. 잘 읽히는 책은 그만큼 빠져드는 매력이 있고 그 곳에서 굳이 교훈을 얻으려고 하지 않아도 나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이 책을 통하여 개 한 마리가 애완에 머물지 않고 동반자의 관계로서 만난 것은 정말 큰 기쁨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살만하다는 듯 동물에 대한 관심이 애견뿐만 아니라 애완동물산업이 늘어나면서 버려진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단순한 소유로서 동물이 아닌 책임감을 넘어서는 애정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일본이나 서양에서 개을 위한 호화무덤이나 비싼 건강식에 대한 뉴스도 그리 반갑지는 않다. 또한 시각장애인이나 농아인의 도우미견들은 그 주인과 식당 등 어디에도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무관심과 편견으로 거부를 당한다는 안타까운 뉴스도 들었다. 애완견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할 때에 이 책이 주는 즐거움과 함께 여러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