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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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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만큼의 아름다운 시절>>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말은 나에게 참으로 무의미하게 들려온 적이 있었다. 종말을 앞두고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그냥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 또 아니라면 종말을 믿지 못해서 사과나무를 심어서 사과를 따먹고 싶다는 것인지 몰랐다. 그때가 아마도 나의 나이 열네 살이지 싶었다.

 

 내가 살고 있는 또 다른 쪽인 노르웨이의 열네 살 소녀 테레제는 외모에도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예쁘게 생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발랄한 느낌을 가졌다. 보통으로 보면 멀쩡하고 모든 생활이 가능한 언니 이레네는 성인이지만 자페증을 가졌기에 기분이 뒤틀리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진다. 그리고 요리를 끔찍이도 못하는 엄마와 사이가 안 좋은 아빠랑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두 분은 곧 이혼을 발표하였다. 그 상황에서 나는 어른이 되지도 않았는데 참으로 많은 고민이 있다.

 테레제에게 오로지 위로가 되어 줄 친구는 수도인 오슬로에서 전학을 온 친구 얀일 뿐이다. 아니 그를 사랑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소문도 퍼뜨리고 싶고 함께 있고 싶을 것이다. 목사의 아들인 얀을 만나기 위해 숙제 핑계를 댄다. 바로 종말에 관한 레포트를 하기 위해서라면서 말이다. 오, 앙큼하다고 해야하나 아님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첫사랑은 설레임으로 시작하고 아쉬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시도를 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테레제는 결정적으로 경험이 많은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것을 이룬다.

 

<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적은 테레제의 소원 목록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 자신이 원하고 꿈꾸던 많은 것 중에서 12가지만 추려놓은 것이다. 시급하고 당장 해야 할 일이거나 꼭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테레제와 얀은 꿈에 그리던 곳은 아니지만 로마로의 여행을 떠난다. 물론 보호자로서 이레네도 함께 하지만 함께 시간과 장소를 공유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되리라. 해변에서 번개화석을 증표로 가져오고 테레제는 얀과 입을 맞춘다.

 

 책의 구성이 아주 짧은 광고의 한 장면이 되드시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진행되고 있다. 책의 소제목을 기준으로 길어도 네 장을 넘어가지 않는다. 마치 통통 튀는 물방울과 같은 느낌의 들었다. 전체적으로 속에 담아두고 있는 말을 (  )로 처리하면서 열네 살 소녀인 테레제의 심리를 아주 뛰어나고 섬세하게 묘사를 하였다. 그 속에는 현실에 처한  생활과 마음의 갈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리는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구절:(179쪽=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다)

"진실하다는 건 아주 좋은 것이다. 그 반대일 때는 모든 것이 거꾸로였다. 이제 모든 것이 도로 전과 같았졌다. 단지 새로울 뿐. 한순간 나는 내가 깨어 있고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그것도 좋은 시작. '배고픈 물고기만이 건강한 물고기다.'"

*이 책에서 하고 있는 질문 중 하나:(133쪽)

사람은 언제부터 어른일까?

  :자기가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있을 때

==> 행동하지 못하는 청소년들보다 아직도 행동의 용기를 가지지 못하고 어른의 이름을 가진 사람도 많단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 용기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 생각이 드는구나. 테레제야, 너의 용기 있는 행동이 훗날 멋진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 어른이 된 걸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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