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기젤라 풀빛 그림 아이 36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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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젤라 vs 여왕>

1. 이야기의 조건

 여자 아이가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다. 그것도 바다가 있는 멋진 호텔에서  일주일간의 꿈같은 휴가를 보낸다. 아빠는 딸에게 잠들기 전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젤라라는 어린 소녀가 혼자 세계여행을 하다가 풍랑을 만나 어떤 섬에 닿는다. 여기서 첫날의 이야기는 끝난다. 나도 책을 덮고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한다. 하지만 딸은 나가는 나를 붙들고 놓지 않는다.  "엄마, 궁금해서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아요." 차마 아이의 청을 뿌리치지 못한다. 그래서 다음날의 미어캣이 나오는 이야기를 읽었다. 

 다음날 자기 전에 아이에게 셋째 날 기젤라가 스스로 여왕이 되는 이야기를 읽어주었다. 아무리 졸라도 오늘은 여기까지 끝냈다. 그리고 기젤라가 대관식을 원하는 넷째날의 이야기를 아이의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기젤라가 나빠." 물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아이는 끝까지 읽어주기를 원했다. "오늘은 이만. 잘 자라." 일주일을 계획하고 읽어 줄 기젤라는 결국 3일만에 읽기를 마쳤다.  이야기의 흡인력이 무척 놓은 동화였다. 여행이야기는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한  흡인력에 있는데 이 책의 강력한 이야기 전개가 궁금증을 못참게 만들어  계획을 수포로 만들었다.

2. 나와 기젤라의 비교

 이 동화는 액자형식이지만  거의 모든 내용은 기젤라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아이와 달리 책의 나와 기젤라는 동일한 성격의 아닐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4명의 동생을 둔 언니이자 누나인 아이가 아마도 집에서 독재적인 여왕 행세를 하다 아빠가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위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결과는 모르지만 아이는 분명 자신의의 위치를 생학했을 것이고  멋진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전혀 교훈적이라거나 강요적이지 않다. 마지막 날 잠이 깬 아이는 바다를 보았다. 기젤라를 보았다는 글은 없지만 그림은 호텔이 있는 바다였다. 그럼 기젤라는 누구일까?

3. 현실의 기젤라 

그동안 어린이가 천사라면 어른들이 악마로 그려진 동화책은 많이 만났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전혀 어린이적이지 않다. 하지만 분명 우리 주변에 이런 기젤라는 많다. 기젤라는 미어캣에게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리고 미어캣도 극단적인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순순히 들어준다. 현실에서도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런 요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집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야단을 치기보다 이 책을 읽어주라고 말하고 싶다. 다 읽고 나서 아이의 반응이나 의견을 물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4. 여왕의 조건

 집에서 공주 대접을 받고 있는 딸에게 여왕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여왕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많은 것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책임을 져야하며 배려를 해야 한다. 멋진 여왕이 되기 위해 아이는 미어캣에게 관심을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어야 했다. 혼자서 영원히 바다를 떠도는 아이를 여왕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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