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학 스케치 2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시대를 읽는 한국철학>

 이 책을 다 읽을쯤에 한미FTA 타결 소식을 들었다. 나의 머릿속에서는 역사의 한 편에서 위정척사와 개화의 사상이 번갈아 지나가면서 그 소용돌이에서 맞서있는 작은 시민으로 있었다. 결정은 그들이 했지만 그 결과는 분명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도대체 그들의 철학은 무엇일까? 이 책이 그 정답을 조금은 알려주고 있다.

 1권에 이어 이 책은 조선후기의 실학사상에서 나라가 없어지는 울분을 삼키고 살았던 조상들의 개화사상과 애국계몽사상까지 다루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오히려 더 가까운 연대이지만 쉽게 다가오지 않은 것은 그 당시 혼란스러운 정치, 사회적 문제점들이 너무 많아서지 싶었다.

  지식은 쌓이면 많아진다. 또한 이 지식들이 더 응용이 되고 첨삭이 되면 분명 다른 생각들도 나오고 그 속에서나의 것이 되지 않은 것은 혼란속에서 지내다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철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 그 만큼 버려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났고 한국철학을 모태로 살아왔지만 그 내면들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물론 나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므로 서양철학도 물들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철학의 기본을 무시하고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없다.

 실학이 재조명되고 있는 요즘은 실학의 사상적 의의보다는 그 시대에 겪은 학자들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못했던 삶이 안타까웠다. "살아있는 철학은 바로 사회를 이끌어 가는 깨어 있는 시대정신인 것이다."(73쪽) 이 말은 지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가져야 할 정신이기에 여전히 철학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8부에서부터는 역사공부에서 소홀히 하였던 그리고 역사시간에 인물과 연도와 사건만 나열해서 외우기에 바빴던 내용들이 시대배경과 철학들이 잘  정리 되어있었다. 위정척사와 개화파에 대한 편견과 정확한 지적은 그동안 너무 단편적인 면과 부각되어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세상을 이해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라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항상 인생의 역사와 함께 길을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의 역사와 세계 또는 우주의 역사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역사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그 어느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143쪽) 이 글을 읽고 나는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였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의 모든 궁금점을 해소해주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마치 개그프로그램의 '같기道'처럼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준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마음을 알고 있기라는 하는 듯집을 고치는 비유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우리가 나가야 할 일곱 가지 "역사법칙"을 알려주면서 마무리를 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책읽기가 힘들었던 나 같은 독자를 위한 위로의 글을 읽고 안심이 되었다. 또한 한국 철학사상을 알았고 이 책을 통하여  세상의 보는 눈이 좀 더 넓혀졌다는 자부심이 일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마무리라고 하기에 아쉬운 면이 있다. 물론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에게 한국철학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아감이 철학의 시작이고 끝이 아니겠는가? 역사도 새로운 사실이 들어오면 변화듯이 이젠 1910년에서 2000년까지의 철학을 다룬 "한국철학 스케치" 3권이 준비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그리고 조만간 읽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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