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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즐토브
제이나 레이즈 지음, 임현경 옮김 / 다음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마즐 토브
마즐 토브(Mazel Tov)는 '행복과 행운을 전하는 말' 이라는 뜻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즐토브'라는 뜻을 알게 되었고, 책을 덮으면서 '메이'와 '한나'의 우정에 행복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십대 후반의 청소년인 두 소녀의 우정은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과 지금도 여전히 둘 사이의 우정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가슴깊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국제구호위원회'가 강력 추천한 책, 2009년 국제독서협회 올해의 주목할 책' , ' 2008년 포워드 메거진 '올해의 책' 금메달 선정' 이라는 이 책에 대한 화려한 이력이 먼저 눈에 들어와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지만, 책의 이력이 없었더라도 책을 다 읽은 지금 주변에 누구든, 특히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더, 한 번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반드시 읽도록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보트피플'에 대해 책을 읽거나 뉴스등을 통해 간혹 접하곤 한다. 살아남기 위해 작은 배를 의지해 목숨을 건 항해를 선택해야 하는 난민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다. . 베트남 전쟁 후 많은 자녀를 둔 메이의 부모님은 우선 큰 딸인 '메이'와 동생인 열 네 살 남동생 '뚜언' 그리고 아직 어린 여동생 '린'을 탈출시키기 위해 보트에 세 아이들을 실어 떠나보낸다. 열악한 보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후 난민수용소에서 다시 많은 시간을 보낸 메이와 동생들은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곳인 미국으로 가는데 성공한다. 먼저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이어 다른 동생들과 부모님까지 함께 할 시간을 꿈꾸면서 힘든 고비 고비를 넘겨가는 메이에게 미국소녀인 '한나'의 손길이 다가온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늘 외톨이인 한나는 환경운동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열 일곱살의 소녀다. 우연히 뉴스를 통해 보트피플이 보도되는 것을 목격하고 자신이 그들 누구라도 도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경로를 거쳐 메이가 살고 있는 곳을 찾게 되고, 이후 메이와 동생들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준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자랐으며, 환경 역시 너무도 다른 두 소녀지만 서로를 믿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우정을 키워가면서 서로에게 참다운 친구가 되어 힘이 된다.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었으나 집을 떠난 후 한 번도 그림을 그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동생들 뒷바라지로 바쁜 메이에게, 한나는 미술도구를 선물하게 되고,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붓을 들었다. 이제 더 이상 괴롭지 않다. ...한나는 내 마음을 정말 잘 읽는다. 상대의 깊은 내면을 읽어내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한나는 내가 그림을 그려야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었다. (275 쪽) 그림도구를 선물로 받은 메이는 다시 자신의 꿈을 꾸게 되었고, 이후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메이의 부모님까지 미국으로 올 수 있었고, 그 때 메이의 부모님을 마중간 사람도 한나였으며, 한나는 중국학과 인류학을 전공하고, 메이는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면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둘의 우정은 계속 되고 있다. 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특히 한나가 메이에게 미술도구를 선물하는 장면에서 메이가 눈물을 보이는 장면을 읽으면서 그동안 메이가 얼마나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 왔는지 알기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오랜 만에 정말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며 책을 읽었고, 당장 중학생 딸아이에게 권하게 되었다. 눈물 많은 딸아이 역시 중간 중간 울어가면서 책을 읽는 모습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해, 내가 당연한 듯이 누리는 삶이 어떤이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삶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소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더군다나 실화라는 사실이 더 깊은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