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클럽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6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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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클럽 

 

   곧 열여섯살이 되는 중학생 딸아이의 엄마인 나는 줄리엣 클럽을 그저 성장기 아이들의  소설로만 즐겁게 읽을 수는 없었다.  사춘기 자녀, 그것도 알게 모르게 남자 아이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까다로운 딸아이가 있다보니  성장소설에 특히 관심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박선희' 작가의 전작으로 나온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를 비롯해 '비룡소' 블루픽션 시리즈는 일부러 찾아가며 읽는 편이다. 처음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를 어머니 독서모임에서 선정도서로 읽게 되면서 '블루픽션 시리즈'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고, 한 권씩 읽으면서 딸아이가 가져온 학교 필독서에도, 또 딸아이가 들어있는 시립도서관 독서토론 모임인 '1318 독서토론'에서도 자주 시리즈의 책들이 선정되곤 했다.

 

   <줄리엣 클럽> 은  열입곱살  고등학생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주인공 '윰'을 화자로 하여 다룬  성장소설이다.  쉽게 읽히지만 그리 가볍지 않은 이야기로 특히 나처럼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그리 편안한 마음만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는 이런 사춘기 아이들의 성이나 우정,  방황등을 다룬 책을 읽으면  온전히 아이들 편에서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당연히 내 아이들이 성장하면 누구보다 멋지고 친구같은 엄마로 모든것을 이해하고 함께 대화하며 공감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지금 내가 그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음을 다 내주며  모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 화자 - 유미 (벌명 ') : 할머니와 엄마, 아빠, 남동생과 살아가며  옥탑방에 살고 있다.  할머니에게 억지를 써서 옥탑방을 차지 한 후 친한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어 친구들의 생일파티를 벌이기도 하고, 이런 저런 고민들이 생겨도 함께 모임을 갖는 장소가 된다. 물론 엄마가 일류대학을 들어갔다는 이유로 구해준 과외선생님과의  수업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대학생인  과외선생님과  계약연애를 제안하고  고민을 묻고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가끔은 친구들 앞에서  남자친구임을 자랑하기 위해,  혹은 궁금한 성에 대한  대상으로  기습키스등을  벌이이고 한다.  스포츠 카이트 날리기가 취미여서 학교 비밀장소에 카이트를 숨겨두고  짬이 날 때마다 날리곤 한다. 친구들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의리파로 인기가 좋아  성적과 상관없이 반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과 토란, 연두, 주은  네 명의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로미오를 찾아  이런 저런  사랑을 꿈꾸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사춘기 성장통을 겪어 나간다.  때로는  걱정스러운 상황이 생기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우정과 사랑,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간다.  '열 일곱 살의 매혹적인 사랑은 금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 연두의 눈물을 보니 어쩐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금기가 전적으로 옳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 본문 210쪽 ''의 말 -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또 다른 아이들로 '아람'과 '가영'이 있다.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동성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두 아이는 서로에게 사랑을 감정을 느끼고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의지한다. 늘 외로움에 최악을 상황을 연출하지만, 결국 두 아이들은  미래를 약속하며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우린 엎드려 있을 거야. 학교라는 수용소를 떠날 때까지. 그리고 스무 살이 되면 먼 곳으로 가 버려야지.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곳에서,  넓은 세상을 느끼며 공부하고 살아갈 거야. 가난 같은 건 얼마든지 견딜 수 있어.'  - 본문 270쪽 '아람'의 말 -

 

자유를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용서하지 않을 테야!

조나단! 나를 지켜봐 줘요~.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날아라, 내 안의 조나단 리빙스턴.

 


    아이들 아지트인 옥탑방 방문에 붙여 둔 조나단 리빙스턴 갈매기의 포스터에  쓴 아이들의  글이다.  딱 또래의 학창시절  <갈매기의 꿈> 을 읽고 나도 일기장에  저런 글귀를 끄적이곤 했는데, 지금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아니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 아이만큼은 안된다는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영어 선생님이 떠나는 가영에게 종이 비행기를 날리는 아이들을 보고  한 장의 종이 비행기를 날리면서 했던 말  "이것 말고 아무것도 해 줄 게 없구나." 라는 말이  나 역시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말이라는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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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12-14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랄랄라~ 2011-01-19 23: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