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땀방울 덕분에 행복한 걷기 여행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그들의 땀방울  덕분에  행복한 걷기 여행  -

 

'예전에 제주 할망 들은 서둘러 달려오다가 넘어지는 손주들 에게 말하곤 했다.

"재기재기 와리지 말앙 꼬닥꼬닥 걸으라게."

(빨리 빨리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걸어라)

    처음  제주도 올레길을 만든 사람,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행의 의미를 선물한 사람,  제주도에서 태어나  고향인 제주도에  길을 내는 사람인 서명숙님의  올레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책이다.  사진첩이다.  그가 말하는 삶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꼬닥꼬닥이 무슨 말일까 의문을 가졌던 내게 서문을 통해  옛날 제주 할망 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미친듯이 바쁘게 분, 초를 다투며 돌아가는  정신 빠진  빠르기  앞에서 , 인생을 천천히 둘러가며 지혜롭게 가라고 말한다.  "꼬닥 꼬닥 천천히 걸으라게."

   예전에  올레길에 대해 아주 어렴풋이 알아가던 때에  우연히 텔레비전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서명숙님을  만났다.  올레길이 무엇인지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가던 자신이 지금  왜 올레길에 빠져있는지 들으면서 나도 그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었다.  이후 늘 관심을 가지고 벼르고 있으면서도 아직 밟지 못하던 올레길.  이 번에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이라는 부제목의 이 책을 만나면서 다시 그 길에 오르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런 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  새로운  올레 여행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그 길을  위해 수고하시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뒷이야기를 담은 책은  더 깊이 올레길에  들어서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혼을 앞두고   길을  나섰던 사람들은  그 길에서 삶의 지혜와 함께 새롭게  배우자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힘든 상황에 빠졌던 사람들은 그 길에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그대, 떠나기를 두려워 말라. 바람에 걸리지 않는 무소의 뿔처럼 홀로 떠나라.

바람이 그대의 친구가 되고, 들꽃이 그대의 연인이 되어주리니,

떠난 자만이 목적지에 이르는 법이다. '

-  본문  175 쪽  -

   이것 저것  궁금증이 많았던 나는 올레길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  올래 패스포드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그저  많이 걷는 것에만 의미를 두지 말고, 꼬닥 꼬닥 하루  한 코스만 걸으면서 제대로 올레 여행의 의미를  헤아려야 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할망숙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이런 저런  제주의 숨은 이야기들도  알게 되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경이로운 마음과 함께 존경심이 솟는다.  서명숙과 그의 군단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올레길의 의미를 더 깊이  알아가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막힌 길을 뚫고,  끊긴 길을 잇고, 없는 길을 만들었다는 그들의  얘기에 푹 빠졌다.  행복하게, 부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