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섬길여행 - 도보여행가 유혜준 기자가 배낭에 담아온 섬 여행기
유혜준 지음 / 미래의창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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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섬길 여행

-  푸근한 섬 사람들과 그들의 섬이  정겹다  -

 

   그녀의 섬 여행 이야기에는  따뜻한 섬사람들이 함께 한다.  모르는  나들이객에게  밥을 내주고,  방을 내주고,  딸같은 정을  느끼는 어르신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는 살만한 세상이라 말할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지만, 사진 속에  만났던  아담한 거금도가  너무도 가고 싶어진다.  공룡알같이 커다란  바닷가 돌들도  색다른 구경 거리고,  아담하고 예쁘게 지어놓은  '하얀 파도 팬션'도 너무 예쁘기만 하다. 더군다나 김일 선수의 고향이 거금도 라니. 중년인 내 나이 또래면  누구나  추억 속의 레슬링 선수인 '김일' 선수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곳에 김일 선수 기념관도 있다니  가고 싶은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다.  

 

    여행 길에서  섬에서 만난 할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처럼   나그네를 맞아 주신다.  딸에게 말하듯이  소곤거리던  할머니의  말씀에 눈물이 난다.  "나, 할머니가 아니여. 니 엄마여, 엄마. 느이 엄마가 나보다 네 살 들 먹었잖아. 두고 두고 가슴에 묻고 계실 딸을 만난 듯,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라는 할머니의 푸근함이 정겹고  아리다.  "돈 받으려고 너 재워준거 아녀.  잘 데 없으면 와...  버스 타고 우리 집으로 와."  할머니는  그렇게  떠나가는  나그네가 딸을 보내듯이 아쉽기만 하다.  여행을 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사람의 정을 느낀다. 

 

    청산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청산도'에  '슬로시티'가 있다는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청산도에서 <서편제>가 촬영되었고,  서편제 세트장이  관광지로  남아있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나그네를 딸같이 생각해주는 할머니가 계신 곳이자  우리나라, 아니 아시아에서 유일하다는 슬로시티가 있는 청산도가 갑자기 너무 가고 싶어진다.  직접 할머니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 섬 어딘가에 계실 그 분을 생각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오래도록  천천히 '슬로길'을 걸어보고 싶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사람들은 각박한 세상, 이라고  서슴치 않고 말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여행 길에 올라보니 꼭 그렇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아직도 살 만한 곳이고 따뜻한 사랑이 흘러 넘치는 곳.' 이었다는  말에  나도  희망이 솟는다.  우리는 모두  아직 살만한 세상에서  살만한 이유를 찾아가며, 서로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야 할 것이다. 가끔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 길에 오르기도 하면서. 

 

  일기를  쓰듯이 잔잔하게 써 내려간 여행기였다.  때로는  힘들면 힘들다고,  마음에 안드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그렇다고 투덜거리며  그녀의  남도 섬길 여행은  진도, 소록도, 거금도, 거문고, 청산도, 노화도, 보길도를   밟는다.  진도는  남편과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혼자했던 여행과, 둘이 함께 했던 여행 이야기인데  혼자만의 여행도,  함께 하는 여행도 모두  소중한 여행이다.  아~~섬을 따라 걷는 길도  너무  해보고 싶어진다.  둘이든, 혼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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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24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이 이곳저곳 둘러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는게 더 남는것 같습니다^^

랄랄라~ 2010-08-24 14: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여행 많이 하신 분들은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