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생각지도 못했던 폭력이라 무방비 상태의 아줌마는 거실 끝까지 날아가 큰 소리와 함께 바닥에 부딛혔다. 나는 머리를 숙여 프릭스가 흘린 피를 핥았다. 머릿속이 뻥 뚫리는 기분과 함께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피는 마셔본 것 중 가장 달콤하고 미열이 오를 만큼 매혹적이었다. 좀 더 좀 더..라는 마음에 그를 스승의 품에서 뺏으려고 달려들었다.

[시영아! 민시영!]

한 손에는 프릭스를 든 채 달려드는 나를 막으려 손을 뻗은 스승이 내 옆구리를 가격했다. 그 순간 나는 휘청하며 미끄러졌다. 스승의 목소리가 귀로 들어오지만 내 눈과 신경은 피를 흘리며 기절한 프릭스에 꽂혀 대답하지 않았다.

[아가씨, 안돼요]

아줌마가 달려와 내 몸을 뒤에서 감싸 앉았다. 그러나 아줌마는 반인반뱀이고, 나는 순종 뱀파이어라 힘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1초도 안 돼 다시 아줌마를 집어던진 후, 나는 성난 황소처럼 스승님을 덥쳤다.

[정신 차려! 이건 그냥 프릭스가 아니야. 너에게 소중한 사람이야, 기억해내!]

스승님은 거실 구석으로 프릭스를 밀어보낸후, 두 손으로 내 양 팔을 잡았다. 뱀파이어 대 뱀파이어. 그러나 그는 내가 알 수 없는 세월을 살아온 베테랑이고 전사이며, 나는 이제 막 뱀파이어 계에 입문한 초짜이니 애당초에 싸움이 될 수 없었다. 그는 그런 나를 불쌍히 여겼는지 가슴에 안고 움직이지 못하게 꽉 붙들며 내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묻었다. 나는 오로지 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그의 가슴을 있는 힘껏 물어 뜯었다. 고통스러운 신음이 스승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가슴에서 뜯어낸 살점들이 그와 나 사이의 공간으로 떨어졌다. 이어 그의 피가 흘러내렸다. 나는 걸신들린 듯 그 피를 핥았다. 그러나 그는 나를 떼어내지 않고 오히려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영아..시영아..]

신음 사이로 들리는 내 이름..
그의 고통과 나를 부르는 마음이 자꾸만 내 머리 속을 흩트려놓았다. 그의 슬픈 목소리는 피에 대한 흥분에 차가운 물을 쏟아 부었다. 그에게 잡혀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던 이가 조금씩, 천천히 가라앉았다.

마침내, 모든 열정과 갈망이 없어졌을 때, 내 눈에 처음으로 들어온 건 스승님의 상처였다.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보이고, 살점이 떨어진 부위가 끔찍하여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것이 내가 한 일임을 깨닫자, 나는 눈물을 쏟아냈다.

[욱..욱..]

그의 바지에, 내 웃옷에 위액을 게워냈다. 그는 그래도 나를 안은 채 그대로 있었다.

[놔주세요..제발..놔주..세..]

차마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거칠게 밀어낸 후, 2층으로 단 숨에 뛰어 올라가 방으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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