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노력해보겠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은 재빨리 밧줄을 풀어주었다. 단지 안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검은 안개는 법사를 감고 조여들기 시작하였다. 

[이 안개는 뭐야?]
[원망과 원한이 형상화된 것입니다. 빨리 제를 멈추지 않으면 이 안개가 주인님을 헤치려고 할 것입니다] 

검은 안개를 뚫고 빛이 밖으로 퍼져나왔다. 새지가 깨어나는 것 같다. 그 때 갑자기 법사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검은 안개가 법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의 팔에 얇은 금 같은 핏줄기가 생기며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그의 피가 검은 안개에 닿자 더욱 거칠게 소용돌이 치며 무시무시한 비명이 울려퍼졌다. 여인이 검은 안개 속으로 뛰어들었다. 곧 나도 따라 들어갔다. 

내 몸에 핏줄기가 생기며 비명이 저절로 나왔다. 흐릿해지려는 눈 앞으로 새지가 떠올랐다. 머리와 날개를 늘어뜨린 채 공중에서 빛에 감싸여 빙글빙글 돌았다.  

검은 안개 중 일부가 다시 법사에게 쏘아져들어오자 그 사이에 끼어든 여인이 안개에 휩싸였다. 멈추지 않고 계속 조여들어 법사를 감싸고 있던 여인이 흰 연기를 뿜어내며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쓰러졌다.  

[안돼!!] 

그 광경을 본 법사가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안개는 멈추지 않고 우리를 향해 움직였다. 그 순간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밝은 빛과 함께 붉은 눈의 새지가 우리의 눈 앞에서 힘차게 날개짓을 시작했다.그가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죽여라!] 

법사의 외침에 새지는 검은 안개 사이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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