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요괴들을 놓아주세요. 이 녀석을 살리기 위해서 붙잡아 두시는 것이라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요괴는 본래 여기에 속해있던 것이니, 살리고 죽이는 것도 제가 결정합니다. 또한 제 오랜 염원이 이번엔 이루어질 수도 있으니 멈출 수는 없습니다. 가라!]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느껴졌다. 어느새 내 손에 있던 새지는 법사의 무릎에 놓여졌고, 나는 기둥에 묶였다. 이것은 모두 여인이 한 행동이다. 내가 바라보자 머리를 숙이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풀어줘!] 

몸부림을 치며 소리를 지르지만 법사는 관심을 두지 않고 다른 단지를 가져다 팔색조를 넣고 다시 염불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종이들이 타들어간다. 연기가 모인다. 안개가 사당 안으로 들어온다.  

내 눈앞은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나 요괴들의 비명이 메아리쳤다. 

[이봐! 너는 주인이 불쌍하지 않느냐! 더 이상의 살인을 하지 않게 해야한다. 나를 풀어다오! 나를 풀어줘!] 

밧줄에 묶인 손목에서 피가 흐른다. 이제 안개는 검게 물들고 있다.  

[저희 주인님을 살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 

옆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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