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이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뒤에서 여인의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내가 옷을 받아들었는데도 나가지 않고 기다렸다. 하는 수 없이 옷을 갈아입자 피에 젓은 옷을 건내받고는 말 없이 사라졌다. 그 후로 저녁때까지 그녀 이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었다.   

밤이 되어 곳곳에 등불이 켜졌다. 낮과는 다르게 새들의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훨씬 시원해졌다. 뭔가 움직여 공기를 정화한 느낌이다. 계속 방 안에만 있기도 답답하여 사당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채와는 다르게 사당 근처는 등불이 하나도 없었다. 약한 달빛 만이 쓸쓸히 비출뿐 전제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다. 나는 정자 위로 올라갔다.  

[그래서 어떻게 될거 같아?]
[내일 저녁에 팔색조를 깨우기 위해서 제를 올릴 예정인가봐]
[오호..]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쪽에서 들려왔다.  

[그럼..다 죽는거야?]
[아마도. 이번엔 더 큰 힘이 필요하니까] 

대화의 내용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살그머니 나무들 쪽으로 다가갔다. 내 머리보다 조금 위에 있는 가지에는 외눈박이 요괴와 뿔이 두 개 달린 요괴가 서로 마주보며 걸터앉아 있었다. 손에는 부엌에서 가져왔는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꼬치구이가 들려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으억! 인간이다~] 

둘은 깜짝 놀랐는지 두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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