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빼려고 하자 힘을 꽉 준다. 프릭스가 이렇게 힘이 쎈가..따뜻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처음 고양이로 변했을 때 자살하려고 했었거든] 

뜻하지 않은 말에 굉장히 놀랐다.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럴 때는 그가 내 생각을 못 읽는 게 고맙다.

[어제 오늘 보니까 넌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잖아, 보통 뱀파이어처럼]
[고마워..근데..좀 저리 가주면 안 될까?]
[왜? 내가 너무 잘생겨서 부담스러워?]
[머리 아파서 미치겠다, 정말! 내 향수를 쏟아 부었니?]
[니가 냄새 풍기면 들킬 거라고 해서..게다가 재체기도 심한 것 같고..]

그는 겨드랑이와 팔목, 옷에서 냄새를 맡느라 킁킁 거렸다.

[어? 스승님?]

뱀파이어 주민자치센터의 꼭대기 부분이 나타날 정도까지 걸어갔을 때,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스승님이 보였다. 오늘은 핸섬하게도 검은 양복차림이었다. 그는 곧장 나에게 걸어왔다.

[여긴 무슨 일이니?]
[수당 좀 타려구요. 얘는..]

스승님이 고개를 끄덕인 후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길래 말은 시작했지만 뭐라고 소개해야할지 난감했다. 프릭스는 위험 생물로 분류되어 구속해야할 10가지에 속하니 정직하게 말하기가 그렇다.

[저는 남자친구입니다]
[그래?]

내가 망설이는 사이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리고 보니 아직도 우리는 손을 잡고 있었기에 그 말이 그럴싸한지 스승님은 말없이 내 눈을 쳐다보았다. 나도 이 상황에서 다른 생각이 안나 고개를 어설프게 끄덕였다.

[언제부터?]
[며..칠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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