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고개를 끄덕이던 여인은 새지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않는 듯 한 참을 처다보다가 마지못해 몸을 돌렸다. 그녀의 뒤를 따라가면서 조금 열려있는 사당문 사이로 보니 법사의 뒷 모습이 보였다. 나를 사당 옆에 있는 작은 정자로 안내하고는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후, 사당 안으로 사라졌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내 머리카락이 날리는 느낌이 상쾌하다기 보다는 눅진하다. 이제 겨우 봄의 시작이지만, 이 저택 안은 공기가 정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설 때부터 들었는데, 사당이 있는 뒤쪽은 더 하다. 숨을 들이마실 때면 탁하고 무겁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건장하고 키가 큰 법사가 정자 앞에 서 있었다. 나는 품에 고이 안고 있던 새지를 그때서야 바닥에 내려 놓았다.  

 

 

[팔색조로군요]
[이 요괴를 아세요?]
[저희도 한 마리 있었습니다] 

 

 

 그는 자연스럽게 정자에 올라와 건너편에 앉았다. 잠시 동안 새지를 바라보더니 나와 눈을 마주쳤다.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그게..]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잠시 주저했다. 그는 그것을 곤란해하는 것으로 여기고는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손을 저었다.  

 

 

[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  

 

 그는 새지를 앞으로, 뒤로 자세히 살피더니 숨을 들이키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요괴는..이 곳에서 키우던 놈입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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