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콜록콜록...콜록콜록]  

 

 

 싸리문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서자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들렸다. 문 간에 서서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이대로 방 안에 들어선다면 옷에 베인 피 냄새를 아버지는 알아채실 것이다. 무관 출신이시니 누구보다 피의 향에 익숙하신 분.  

 

 

 [아버지..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나는 말 없이 절을 하고는 발 걸음을 돌렸다. 그저 오월이가 아버지를 잘 보살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산 길은 밤에 더욱 무섭다. 어둑어둑한 숲들이 좌우로 펼쳐져 있고, 운이 나쁘면 호랑이도 만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귀신과 호랑이였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호랑이가 정말 무서운 존재인지, 귀신이 정말 나쁜 존재인지..그 요괴의 말대로 우리들이 대대로 만들어 내려온 편견일 뿐이지 않을까..가슴에 안고 있는 새지를 내려다보니 깃을 타고 흘러내린 달 빛이 푸른 빛과 흰색을 더해 온 몸에서 광채를 내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쓰다듬어 준 뒤 재를 빨리 넘어 이웃 마을에 도착하려고 발걸음을 서둘렀다.  

 

                                                                         * 

 

 이웃 마을에서도 숲에 둘러쌓인 지역이 있고, 그 안에 법사의 저택이 있다. 그는 일 년에 반 정도 집을 비우고 전국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귀신과 요괴의 퇴치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 댓가가 상당히 비싸다. 그가 정말로 요괴를 사역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소문이란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날리는 없다.  

 

 

 그가 집을 비웠더라도 거처나 사당에는 나의 짐작을 확인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아까부터 새지를 노리고 내 뒤를 따라오던 요괴의 무리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보니, 저택 근처에 오자 그 흔하던 요괴들이 한 마리도 없다. 정말 법사의 기가 강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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