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물론, 나도 간간히 보기는 하지. 하지만 넌 어떻지? 새지가 위험할 때 대신 죽을 수 있겠어?] 

 그럴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전쟁터에서 나는 죽는 것이 두려워 울기만 했다. 화살이 날라올 때, 그것이 무기 직공이나 새지를 향해 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그들처럼 뛰어들을 수 있을지 진실로 모르겠다. 나의 두려움이 발을 묶어 그들이 죽는 걸 보고 있는 게 평소의 나랑 어울린다.  

[이 세상은 인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들을 위한 곳이지만, 인간을 제외한 존재는 어느새 이용해야할 것과 없애야할 것만이 있을 뿐이다. 특히나 우리는 두려움을 키워주기 위해 활용되지. 처음처럼 우리가 친근하거나 함께 살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불충한 무리들로 전락시키고, 이제는 보이는 몇 몇 이들을 중심으로 이용하고 사냥할 뿐이다. 우리를 보는 그 순간에도 너 역시 그랬을 것이다] 

요괴의 말이 어느 정도는 맞다. 나 역시 그들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나쁜 무리라 단정지었으니까. 

[넌 이미 우리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너의 조상들이 심어준 잘못된 생각을 그대로 답습하여 우리를 보고 있으니, 너 역시 같은 종류의 인간이다. 너를 위해 목숨을 걸어주는 팔색조가 의미없는 행동을 한 것 뿐이지] 

새지를 살리려고 하는 지금의 내 행동이 나를 위한 것임을 가슴 깊숙한 곳에서는 알고 있다. 새지가 살아야 내 마음이 편하고, 죄스럽고 미안한 생각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나는 노력할 거다. 내 두려움을 이기고, 내 허약함을 극복하기 위해..적어도 나 하나라도 요괴를 바르게 본다면..그것이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요괴는 깨끗해진 새지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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