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야철신

 

 

[오늘은 무기에 대해 알아두어야 한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 꼭 습득해야할 대장장이의 기초지]

무기 직공은 모두가 떠난 뒤 메질을 하고 있던 나를 불러 흙바닥에 그림을 그린 후 말했다. 

[창은 생긴 모양이 서로 비슷하기는 해도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찌르는 날이 한 가닥으로 된 것은 모(矛), 두 가닥인 것은 모차(矛), 세 갈래의 삼지창은 삭(矟), 갈고리가 달린 창인 과(戈) 그리고 두 개의 곁가지가 위 아래로 엇갈린 극(戟)이다. 우리가 현재 제일 많이 만드는 창이 무엇인지 아느냐?]

[극입니다]

[극은 특히 말을 탄 적을 끌어내리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만들어지는 양이 가장 적은 데도 그런 이유로 많이 요구한다] 

흙바닥의 그림을 발로 밀어 지우고는 칼을 그렸다.

[칼은 도와 검으로 나누어진다. 도와 검의 차이가 무엇이냐?]

[도는 한쪽만 날을 세운 것이고, 검은 앞 뒤로 날을 세운 것입니다]

[화두대도(環頭大刀)는 전쟁터에서 가장 애용되는 칼이지. 손잡이 끝에 둥근 고리가 달려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찌르기 보다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적을 베는데 주로 쓰인다]

[그럼 장수들이 주로..] 

그는 끄덕이며 이어서 갑옷과 못신에 대해 알려주었다. 우리의 갑옷은 쇠조각을 하나하나 연결한 것으로 매우 촘촘히 덧대어 무거운 편이다. 또한 쌍뿔인 투구를 쓰며 마지막으로 못신을 신어야 철저한 무장의 상태가 이루어진다. 바닥에 뾰족뾰족하게 못이 달린 신은 전투 도중에 달려드는 적군을 말에서 내리칠 때 좋다. 우리는 현재 못신의 제작도 주문 받은 상태이다. 
 
[군영에 간이 대장간이 만들어지면 가장 많이 해야 할 일이 지급된 무기의 수리다. 전투를 하고 나면 거의 대부분이 피로 물들어 녹이 생기고 날이 망가지거나 방패 등에 부딛혀서 구부러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매질과 담금질이 꼭 필요하지만 양이 워낙 많다보니 세심하게는 손 볼 수 없다]
 
[그러면.. 다시 전쟁에서 사용할 때 성능이 좋지 않을 거 아닙니까?]

[그렇지. 하지만 한 명이라도 목숨을 더 살리기 위해서는 무기가 한 개라도 더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가야하는 이유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고 있던 나를 말없이 처다보더니 계속 연습하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앞으로 사흘 정도 후면 떠난다. 오늘은 점심때 아버지에게 잠시 다녀와야 한다. 말도 없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병이 더 깊어지실 것이다. 어떤 말을 해서 안심시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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