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 야철신
우리는 둘 다 입을 다물었다. 묵묵히 장작을 나르고 물을 길어다 부어주면서도 머리 속은 복잡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나가 어느 덧 대장간의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다. 나는 오늘 불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모두가 나간 뒤 대문을 잠궜다. 화로의 불은 낮보다는 반 정도 줄어든 채 타오르고 있다. 화소이도 보이지 않고, 주변이 고요하다. 가끔씩 탁탁거리며 불씨가 날리는 소리만이 적막한 공간에 메아리쳤다.
[너도 소원이 있니?]
사람들이 모두 나간 후, 대장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새지가 내 옆에 앉았다. 아까 오월이가 살짝 건네준 짱아찌를 한 입 먹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어머니..그리고 세상을 보지 못하고 죽은 내 동생..가족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저는..강해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괴도 사람도 저를 괴롭히지 않고 우러러보며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그리고..웃지마세요. 신이 되고 싶어요]
[신?]
[네. 팔색조는 일생에 2번 대변신을 한데요. 새끼 요괴에서 어른 요괴로 한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변신]
[그 마지막에 신이 되고 싶다라...]
[불가능할까요?]
나는 새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아주 어릴 때 내가 아버지께 대장군이 되고 싶다고 했던 그 때,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와 같은 대답을 해주었다.
[니가 진심으로 원하고 노력하면 신도 될 수 있다. 아마 니가 요괴 사상 최초의 신이 되겠구나]
[기왕이면 야철신이 될까요?]
[야철신?]
[도련님은 대장장이 중에 최고가 되고, 저는 이 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신인 야철신이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