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ng Somebody - 배우가 되고 싶다
양성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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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는 끝이 없다. 아직도 어렵고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기를 60년을 넘게 이순재 선생의 말이다. 연기에 완성은 없고 다만 빈칸을 조금씩

채워가는것이다는 말처럼 연기는 어렵다. 그런데 연기자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 이것은

어찌보면 숙명이다. 연기자에게 있어서 연기를 못한다는 소리는 치욕이고 수치다.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현장에서 혹은 연습실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연기를 한다고 해서 수입이 많은것도 아니다.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곤 시쳇말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무수히

많은 이들이 연기판에 뛰어드는 것은 연기할 느끼는 벅찬 감동이나 희열 때문이다.

자신의 몸짓 하나 대사 한마디에 신경을 집중하는 관객들과의 호흡이 그들을 아직

그곳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연기는 공동작업이다. 말은 주연배우라서 튀어야 하고 조연이나 단역이라 병풍이나

튀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합을 맞춰 하나를 이루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배우는

인간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직업이기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매우 중요하다. 시간을

지킨다거나 약속을 끝까지 책임진다거나 하는 작은 것에서부터 연기를 하는 순간 자신

보다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배려이다. 이런 배려를 요즘은 '개념'이라고

부른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으로 드러나며 인격은 운명이 된다는 말처럼 항상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언제 어떤 배역이 맡겨지더라도 감당할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수만보씩을 걷는 하정우나 촬영이 있든 없든 하루에 줄넘기를 천개씩하는 설경구나

체력과 지구력이 연기의 기본이기에 운동을 하루도 없다고 말하는 장혁이 그렇다.

그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혹은 맡겨질 배역을 위해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한다. 이것이

자기관리다. '먼저 소설가가 되어야만 소설을 있는게 아니라 먼저 무엇을 써야만

소설가가 있다' 말처럼 자신을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기회를 잡을 없고 기회가

오더라도 그것은 이미 내것이 아니다. '백년가게' 처럼 꾸준히 자신의 일을 계속해야 명인이

있는것같이 연기도 꾸준히 연습해야 먹을 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어쩌면 평생이다)이기에 반복과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루고 완성하는 것보다 '참고 기다리면서 계속하는 ' 중요하고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한다. 하고 있다'이다. 완성이 없기에 계속 그곳으로 가는 것이다. 어딘가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곳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실망과 기대가 반복되는 시간이 길어

질수록 체념의 시간은 빨리 온다. 뭔가 될것 같다는 희망고문으로 스스로를 다독여 보고

최면을 걸어 보지만 이내 한계를 느끼게 되고 많은 이들이 대열에서 떨어져 나간다. 이때

일희일비하지 않고 결과에 상관없이 '하고 있다'라는 마음가지는게 중요한데 이것이 마음을

비우는 길이며 쉽게 지치지 않는 방법이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결과가 나올 까지의

모든 상황은 과정이다. 결과를 떠나서 방향이 맞다면 오롯이 과정에 집중할 있고 그럴때

비로소 마음을 비우게 된다. 


책을 덮으며 눈에 들어 오는 구절이 있어 비록 연기는 아니더라도 어떠한 일에든

도전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두려움은 생각만큼 두려운 존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당신은 강인한

사람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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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처세 수업 - 어떻게 나를 지키며 성장할 것인가?
쉬원쥐안 지음, 나진희 옮김 / 글담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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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혜는 사용하는 것이지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칭찬이나 무시를 크게 마음에 두지 않는다.

평상시엔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섣불리 행동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려고도, 헛된 명성을 모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혜는 그런 것이다. 함부로 사용해 천박해 보이는것도 아니고, 도무지

사용할 몰라 곤경에 처하는 것도 아니고, 적소에 사용하여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

지혜다. 세상은 이런 현자를 기다리는데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처럼 아직 오지

않은것 같다. 


운명이 길을 가로 막을 운명은 당신을 위한 다른 출구를 마련해 놓는 법이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좌절과 실패를 겪는다. 하지만

이때 절대 실망하지 않는 삶의 태도가 성공의 핵심이다. 삶의 변화는 생각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현실적으로 기회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존재하며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있다. 


귀머거리 청개구리의 고층건물 오르기는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던져준다.  모두들

시합을 포기하고 중도에 돌아가는데 청개구리만 유일하게 성공할 있었던 이유는

그가 귀머거리이기에 다른 이들의 조롱과 비난과 야유와 회유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정상정복이라는 목표에만 집중할 있었기 때문이다. 성공의 비결은 따로 없다. 자신이

해야 일을 해내는 것이 성공이다. 자신의 목표에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집중하는

이것이 시작이고 끝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이것이 바른 삶이고 성공하는 길이다. 물론 여기에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결국 나를 이끈다. 


'세상에는 완벽한 순금도 없고 완벽한 사람도 없다'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에게는 나름의 장점들이 있을 뿐인데 우리는

완벽주의라는 덫에 갖혀 정작 본인도 하지 못하는 완벽을 요구하며 자신을 혹은 타인의

목을 조인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는것은 장점을 찾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듯이 단점만 갖은 사람도 없다.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는데 문제는 이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사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단점이 없고 모든일을 해내는 사람(사실 말도 맞다) 아닌 사람만이

있는 무언가를 갖춘 사람이다. 


'인생의 짐이 무거울수록 밟고 지나 길은 단단해진다.' 

책의 제일 마지막 챕터의 제목이다. 짊어진 짐이 가벼워 편안한 삶이 좋은 것만은

아니고 오히려 평범하고 재미없는 일이 수도 있다. 인생의 의미는 무거운 짐을 지고서

한걸음씩 자신의 길을 걷는데 있고,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 앞에 놓인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찾게 되는 것이다. '개인에게 닥친 중압감과 부담은 충분히 감당할 있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평탄하고 알찬 인생을 살게 한다. 오히려 감당할 없는 것은 가벼움이다.'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각자에게 놓여진 자신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만치 앞서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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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신영복 - 우리 시대의 지성 신영복을 읽는 10가지 키워드
이재은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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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암울했던 시기를 살아낸 이들에게 희망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 앞에 던져진 선생님의 외침은 커다란 울림을 가졌다. 짤막한 글귀

하나에 감격하기도 했고 묵직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시대의 젊은이들이 이젠

반백의 나이를 훌쩍 넘겨버린 중년의 되었지만 아직 우리가 가야할 길은 멀고 선생님은

계시지 않는다. 영어에 몸에서 풀려나신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하실 실제 수업정원보다

훨씬 많은 386세대들이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도강을 했고 나도 중에 하나였다. 

책은 선생님의 강의를 실천, 자유, 차이, 공존, 화화, 공부, 존재, 연대, 변방, 관계의

개의 주제를 가지고 풀어 나간다. 익히 들었던 내용들임에도 여전히 날카롭고 깊다.

그리고 새롭다. 무뎌진 가슴을 들어 내며 새순이 돋게 하는 마력도 있다. 


'여름 징역 살이'

여름 교도소의 타인과 겨울 교도소의 타인을 예로 설명하시는 '타인이라는 가능성과 한계'

각박하고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도전이 된다. 상황에 따라 타인이 전해주는 온기도

다르게 느껴지고 동일한 존재임에도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존재가 되는 타인이지만 '타인은

나의 가능성이다' 말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그대로 전해진다. 5년이라는 왕따의 시간을

보내며 생각이 변화했고 자신이 변화한다는 것이 동료 재소자들의 경험을 목발로 삼아 서툰

걸음을 시작하는 것임을 발견하신 선생님은 강의에서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 걸음'

걸음은 다리 하나로 걷는 걸음이다. 불편하기 그지없는 불완전한 걸음걸이를 완전한

걸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이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 타인에 기대어

존재하는 '비스듬히' 내가 걷기 위해 '목발' 의지하지 않을 없음을 말하는 ' 걸음'

모두 우리의 삶이다. 그렇기에  타인 없는 나는 존재 불가능하며 타인은 나의 존재를

가능케하는 근거이다.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해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타자와의 관계를

맺는 것이며 이는 묵자의 '겸애'이며 예수의 '사랑'이다. 이에 대해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우리 시대의 삶은 서로 만나서 () 되지 못하고 있는 외딴 (點)입니다.

더구나 ( ) 이루지 못함은 물론입니다.'


우리가 한참 도강을 하던 시절 선생님의 화두는 변방(邊旁)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중심에서고

싶어하고 중심에 서기 위해 악도 서슴지 않는다. 주변으로 밀려 나는 것은 패배이기에 어떻게든

버티려고 몸부림을 친다. 이게 본능이다. 이에 대해 '누구도 변방이 아닌 사람이 없고 어떤 곳도

변방이 아닌 곳이 없고, 인간의 자체가 변방이다'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강의는 분명

혁명이었다. 중심유지가 최고의 덕목이고 중심지향이 최선의 목표라고 생각하던 우리에게 변방

마이너리티가 되라는 주문은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었기에 우리는 도강을 하는 주제임을

망각한채 서슴없이 질문을 하기도해 조금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우리에게

변방은 자유세계이며 가변적이고 유연한 가능성을 가진 씨앗을 품은 대지이기에 탈주(脫走)

세계가 변방이니 억울하고 부자연스럽고 답답함을 벗어나 변방의 자유함을 누리라고 말씀하셨

었는데 책의 곳에서 이를 발견하게 되니 그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당신 스스로

중심에 갇히지 않는 자유함을 누리셨기에 당대의 지배질서이자 이데올로기인 '중심' 별반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는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노자의 '비움과 채움'과도

괘를 같이 한다. 이렇게 변방이 창조적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 이것이 극복되지 못하면 변방은 그야말로 '변방' 지나지 않는다.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삶의 중심이 자기에게 있지 않고 바깥에 있는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되고 이런 사람은 발전 없다. 


책을 덮으며 생각이 났다. 꼿꼿이 서서 강의를 하시며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하시는 선생님이

그려졌다. 비록 그때 우리는 이미 사회로 뛰어든 뒤였고 같은 학교도 아니었지만 수업을 마치고

온수역 뒤편의 돼지갈비집에서 밤이 늦도록 강의 강의를 들었던 시절이 그립다. 그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산다는 것은 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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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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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을 우리는 '승자'라고 부른다. 사람에겐 누구나 기회라는

것이 오는데 그게 언제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기회가 왔을때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고 의지가 있다면 기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시간에 불과할 것이다. 


저자는 이와같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고 일어난 인물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왔기에

모든것이 순조롭게 풀린 것이 아니라 '품격 있는 패자' 되기 위한 끝없는 연습 속에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길을 걸어서 마침내 국내 최고의 '런스타(run star)' 되었다. 


'몸이 무거울수록 힘든건 나다.'

요즘 자꾸 붓기가 그대로 살로 가는게 아닌가 하는 나에게 말은 비수다. 맞다. 몸이

무거울수록 힘든건 나다. 건강 때문에 달리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냥 걷는데도 몸이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호흡이 가빠오고 숨이 턱턱 막히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저자는

이러한 증상을 겪으며 체중감량을 결정하고 실행한다. 성취하는 기쁨이라고 했던가.

무언가를 내고 나면 다른 무언가를 찾는게 사람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성장판이

닫혔을 나이인 20 중반에 숨은 2cm 발견한다. 글을 보자마자 작은키 때문에

(사실 별로 작은 키는 아니다, 지금 17살이고 162cm이다) 고민이 많은 조카가 떠올랐다.

책을 친구에게도 읽어 보라고 해야겠다. 단지 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울 있을것 같다. 


저자는 대부분의 운동 마니아들이 그렇듯 욕심이 많다. 달리기에 어느정도 자신이 붙자

철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철인3종경기는 운동 한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종목이다. 나도 30대때 한번 참가했다가 사이클에서 컷오프 했던

기억이 난다. 수영을 때는 반환점을 돌면서 그만하고 싶었고 어찌어찌 수영을 마치고

사이클 바꿈터에서는 포기하고 싶었다. 결국 20여킬로를 달리고 컷오프가 되어 자연스레

도전은 끝이 났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모했다. 그러나 저자는 컷오프를 했음에도

기록칩을 반납한채 계속 경기에 임해 결국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공식 기록도 없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다. 삶은 이렇듯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식적으로 어떤 기록이 남지도 않지만 끝까지 완주해 내는것 이것이 인생이다. 


나고야 우먼스 마라톤 대회 완주자에게 주어지는 '한정판 타파니 목걸이' 소개하는

저자는 천상 여자다. 세계에서 선발된 멋진 남성들이 직접 완주자들의 목에 완주

목걸이를 걸어주는데 목걸이 모양이 매년 바껴서 매년 목걸이를 수집하기 위해 많은

여자 마라토너들이 참여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저자는 목걸이를 일년 내내 하고

있다고 한다. 


'모리셔스'

에메랄드 바다가 펼쳐진 그곳 해변의 아침은 그냥 그림이다. 그림과 같은 해변을

어떤이는 걷고 어떤이는 달린다. 아무래도 좋다. 그곳에 갈수 있다면 아침에 눈뜨기라는

어려운 숙제를 해내길 바란다. 잠깐의 괴로움을 참으면 평생 기억할 아침을 눈에

두게 것이고, 아침을 달린다면 평생 잊지 못할 모닝런이 될것이다. 아쉽게도

바다를 보고 걷기만 했다. 


인생이 성공적인 드라마는 아니다. 실패를 통해 패배를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하고,

넘어져도 봐야하고, 지기도 하고 실패도 보아야 성장 있다. 실패가 나쁘지만은

않다. 실패를 두려워하여 도전 조차도 못하는 겁쟁이 보다는 일단 한번 부딪혀 보는

돈키호테의 삶이 훨씬 보기 좋다.

그런 삶을 멋지게 살아내는 저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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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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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물러서 생채기가 날지언정 중심만은 단단하게 지키며 살길 원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저자의 말은 '좋은 삶의 목표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것 보다 이런 사람은

되지 말자는 '이다. 조금은 소극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어쩌면 말이 맞다. 내가

되고 싶지 않고 닮고 싶지 않은 누군가를 그리면서 그리하지 않는다면 결국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퍼지 데이'

퍼지(Fuzzy) 소리가 흐릿하거나 경계가 불명확한 상태를 뜻하며 새탁기에서는 세탁물이

얼마나 더러운지를 파악해서 세탁 시간을 조절하는 기능이고 여기서는 영화 ' 퍼지'에서

처럼 국가가 하루 동안 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원한 있는 사람을 죽여도 되는 날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차용한 '고삐 풀고 노는 ' 의미이다. 사실 무게 잡느라 혹은 아닌척

하느라 또는 애써 힘주어 연기하느라 지친 우리에게 이런 날이 필요하긴 하다. 미친듯이

놀고 죽을 같이 먹고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고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쾌락과 자유를 누리는 시간, 우리에게 이런 일탈은 필요하다. 저자의 부부는 이것을 전가의

보도 마냥 이용한다. 이런 소소한 일탈이 멀리 가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런 안전장치는

삶에 도움이 된다. 억눌리고, 짓밟히고, 주눅들고, 쪽팔린 일들이 어디 한두가지인가. 이럴때

꾹꾹 눌러 담다가 터트리는 , 어쩌면 '퍼지 데이' '해방구'이다.


뭔가 대단히 어긋나 있는 세상에서 사는건 그저 스스로를 다독여가면서 한발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다독이며 한발씩 나아가다 보면 내가 가는 길이 길이 수도 혹은 절벽이

수도 있으나 우리에겐 언제나 선택지가 놓여져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좋다. 길을 가는

것이다. 어쩌면 힘들고 고통스러울수도 아니 당연히 그럴것이고 죽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길들이 모여 우리의 삶이 되고 인생이 되는 것이다. 


'어게인'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산다.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렇다. 학교

후문의 문닫은 돈가스집과 같은 상호를 쓰고 비슷한 뒷자리 전화번호를 가진 광화문 어귀에서

마주한 어게인을 보고 혹시 집이 아닐까하고 설레던 저자나 십여년을 다닌 함박 스테이크를

정말 맛있게 하던 신촌의 '' 역삼동에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는

길임을 잊고 들어갔던 나는 같은 추억의 잔재를 가지고 있다. 우리에겐 누구나 추억이 있고

추억은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를 움직인다. 추억은 지금의 지질한 상황을 부정하면서 도무지

현실에 붙이고 싶어 하지 않는 도피 수도 있고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화려한 포장지로

감싸서 미화하려는 기만일수도 있고 과거의 기억을 발판으로 현재 살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는 자위일수도 있다. 어쨌든 추억은 우리를 숨쉬게 한다. 


건달3이나 친구4 출발한 배우들이 시간이 흘러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이 거저 되는것이

아니듯 우리네 삶의 순간도 공짜는 없다. 때론 울컥하기도 하고 때론 힘겨움에 주저 앉아 버리기도

하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걷고 걷다 보면 목적지 부근이거나 경유지 정도에는 도착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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