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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 - 하루 30분 달리기로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
안정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을 우리는 '승자'라고 부른다. 사람에겐 누구나 기회라는
것이 오는데 그게 언제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기회가 왔을때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고 의지가 있다면 그 기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시간에 불과할 것이다.
저자는 이와같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고 일어난 인물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왔기에
모든것이 순조롭게 풀린 것이 아니라 '품격 있는 패자'가 되기 위한 끝없는 연습 속에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걸어서 마침내 국내 최고의 '런스타(run star)' 가 되었다.
'몸이 무거울수록 힘든건 나다.'
요즘 자꾸 붓기가 그대로 살로 가는게 아닌가 하는 나에게 이 말은 비수다. 맞다. 몸이
무거울수록 힘든건 나다. 건강 때문에 달리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냥 걷는데도 몸이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호흡이 가빠오고 숨이 턱턱 막히고 다리에 힘이 풀린다. 저자는
이러한 증상을 겪으며 체중감량을 결정하고 실행한다. 성취하는 기쁨이라고 했던가.
무언가를 해 내고 나면 또 다른 무언가를 찾는게 사람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성장판이
닫혔을 나이인 20대 중반에 숨은 키 2cm를 발견한다. 이 글을 보자마자 작은키 때문에
(사실 별로 작은 키는 아니다, 지금 17살이고 162cm이다) 고민이 많은 조카가 떠올랐다.
이 책을 그 친구에게도 읽어 보라고 해야겠다. 단지 키 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울 수 있을것 같다.
저자는 대부분의 운동 마니아들이 그렇듯 욕심이 많다. 달리기에 어느정도 자신이 붙자
철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철인3종경기는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종목이다. 나도 30대때 딱 한번 참가했다가 사이클에서 컷오프 했던
기억이 난다. 수영을 할 때는 반환점을 돌면서 그만하고 싶었고 어찌어찌 수영을 마치고
사이클 바꿈터에서는 포기하고 싶었다. 결국 20여킬로를 달리고 컷오프가 되어 자연스레 나
의 도전은 끝이 났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모했다. 그러나 저자는 컷오프를 했음에도
기록칩을 반납한채 계속 경기에 임해 결국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공식 기록도 없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다. 삶은 이렇듯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공식적으로 어떤 기록이 남지도 않지만 끝까지 완주해 내는것 이것이 인생이다.
나고야 우먼스 마라톤 대회 완주자에게 주어지는 '한정판 타파니 목걸이'를 소개하는
저자는 천상 여자다. 세계에서 선발된 멋진 남성들이 직접 완주자들의 목에 완주
목걸이를 걸어주는데 목걸이 모양이 매년 바껴서 매년 이 목걸이를 수집하기 위해 많은
여자 마라토너들이 참여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저자는 이 목걸이를 일년 내내 하고
있다고 한다.
'모리셔스'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 그곳 해변의 아침은 그냥 그림이다. 그 그림과 같은 해변을
어떤이는 걷고 어떤이는 달린다. 아무래도 좋다. 그곳에 갈수 있다면 아침에 눈뜨기라는
어려운 숙제를 꼭 해내길 바란다. 그 잠깐의 괴로움을 참으면 평생 기억할 아침을 눈에
두게 될 것이고, 그 아침을 달린다면 평생 잊지 못할 모닝런이 될것이다. 아쉽게도 난
그 바다를 보고 걷기만 했다.
인생이 늘 성공적인 드라마는 아니다. 실패를 통해 패배를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하고,
넘어져도 봐야하고, 지기도 하고 실패도 맛 보아야 성장 할 수 있다. 실패가 나쁘지만은
않다. 실패를 두려워하여 도전 조차도 못하는 겁쟁이 보다는 일단 한번 부딪혀 보는
돈키호테의 삶이 훨씬 보기 좋다.
그런 삶을 멋지게 살아내는 저자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