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 본기 사마천 ≪사기≫ 명언명구
이해원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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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통찰력과 객관적인 냉철함을 가진 사마천의 '사기' 인간의 본성에 대해 파헤치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교훈을 주며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요불승덕( )'

사악한 것이 덕을 이길 없다는 의미의 성어는 여러가지 생각을 가지게 한다. 물론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시기가 문제다. 언젠가는 그렇게 것이라는 것은 알고 믿는데 시기를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빠르게 현실화된 결과물의 보여줘야 하는 시기엔

더더욱 그렇다. 옳지 못한 것은 바른 것을 이길 없다는 의미의 '사불침정(邪不侵正)', '사불압정',

'사불승정' 등과 같이 불의가 정의를 이기지 못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은 정의가 사라지고 진리가

외면받는 지금 우리에게 던져주는 고언이다. 지금 당장은 불의가 득세한 같이 보이지만 세가

오래가지 못해야 하는데 불의하고 악한 이들의 세는 점점 강성해지고 정작 힘없고 약한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빈곤해지는 현실 앞에 어렵게 들린다. 


'법지불행 자우귀척(法之不行 自于貴戚)'

법령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귀족과 왕의 친족들이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는 말이다. 무릇 규칙과

법규는 상하를 막론하고 지켜야 하는 것인데 솔선수범을 해야 이들이 오히려 지키지 않으니

어찌 백성들이 지키겠느냐는 뜻으로 사용한다. 어찌보면 지금의 우리에게 적합한 말이 아닌가 싶다.

기득권층에 있거나 권력의 부스러기라도 만지는 이들이면 너나 할것 없이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다.

마치 '누가 누가 잘하나' 경쟁을 하듯이 그렇게 한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것에 이르기까지 이권이 있는

곳이라면 기웃거리며 눈먼 돈을 주워 먹기 바쁘고 정해 놓은 규칙과 법규는 교묘하고 적절하게

빠져나가면 돈벌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보고 배울게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역대 중국의 국가주석과 고위층들은 국제 정세와 관련하여 성어와 경구들을 즐겨 사용해왔다. 최근

사드(THAD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배치와 관련하여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던진 '항장무검

의재패공'(항장이 칼춤을 추는데 뜻은 패공에게 있다)이라는 말은 중국 정통 역사서이자 고전 중의

고전이라 꼽히는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의 홍문연'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말을 사용한

저의는 유방은 중국이고 항우는 미국인데 칼춤을 추는 자는 한국이라는 논리이다. 유방과 항우가

싸우는 것과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비유하며 한국이 미국 사드 배치를 승인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해석했다. 칼춤을 추는 자가 유방을 죽이려고 하듯이 한국이 미국을 도와 중국을 죽이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교묘한 것은 고사의 인용 배경에 깔린 고사의 결과를 보아야 한다. 천하를 쟁취한

자는 영웅 항우가 아닌 유방이었다는 점이다. 결과는 미국에 해당하는 항우가 중국에 해당하는 중국에게

졌고 칼춤을 추는 한국이 미국을 도와 사드를 배치하여도 결국에는 중국이 미국을 이기고 천하를 얻는

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렇듯 중국 외교나 국가 행사에 자주 등장하는 중국 고사성어는 단순히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과 직결되므로 진위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그에 맞선 대처도 정확하고 명확하게

있음을 말해 준다. 


성어에 대한 분석은 단순히 하나의 언어 문화의 현상이라기 보다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전체의 범위

내에서 중국인의 사유체제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단순히 현자들이 말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말의 진의를 파악해야 하고, 뜻을 알아야 하며 역사적 배경 마저도 숙지해야만 바르게

파악하고 대처 있는 것이다. 책에는 사기에 실린 성어 49가지의 성어가 실려 있다. 각각의

의미를 설명하기 보다는 역사적 배경이나 사건 중심으로 기술되어 읽기가 편하고 수월하다. 미처 알지

못하던 역사의 단면들을 들여다 있는데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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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력 - AI 시대의 현명한 선택을 이끄는 3가지 힘
구정웅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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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렸을 때는 선택을 강요 받고 어른이 되면 세상에 순응하며 산다.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태어나서

살고 있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결정장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선택은 자유지만 거기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인텔리전트 디바이스(Intelligence Device, 지능형기기)시대를 이야기 했다. 고도의

정보통신 기능을 갖춰서 인터넷을 통한 제어나 관리들이 가능해지고 경제성이나 효율성 뿐만아니라

안전성을 제공하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디바이스는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 우리는 첨단 소프트 웨어가 탑재되어 센서와 통신 네트워크 기능이 강화된 연결이 강조되고

자율적이고 상호의존적으로 작동하는 전자기기인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시대를 살고 있다.

기능 역시 확대 발전하면서 빛이나 소리, 온도나 통신 다양한 센서로 주변 상황을 인지해

얻어낸 정보를 통해 스스로 또는 다른 사물들과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여 작동하는 사물인터넷(IoT)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인텔리전트 디바이스와 스마트 디바이스가 합해진 기능에 AI

탑재된 띵크 디바이스(Think Device, 생각하는 장치)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만족화'라는 의미는 '완벽' 보다는 '충분' 가깝다. 정보가 많아지면 사람들은 정보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같지만, 사람들의 정보 분석과 처리 능력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기에

제한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합리성을 높일 뿐이다. 이를 '제한적 합리성'이라고 부르는데 인간의

의사 결정은 예측할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 정보수집과 처리의 능력상의 한계로 인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효용을 최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전제로 한다. 물리학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것을 엔트로피가 높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의 딥러닝에서는 엔트로피가 높은 것을 낮게 만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 불확실성이 높은 것을 낮게 만드는 것이다. 무질서를 질서있게 분류하는

방향으로 학습을 최적화 하는 과정이다. 불확실하고 무질서한 가운데서 정해진 하나의 답을 찾아

내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벌려진 일은 점점 복잡해지면서 점점 무질서 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딥러닝에서는 많은 정보량에서 점점 비슷한 쪽으로 분리하면서 불확실성을 낮춘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어떤 의사결정을

, 현재는 확인하거나 느끼지 못해 어떤 결과를 얻게 정확히 없는 불확실한 상태에서

실현 가능한 여러 확률 분포를 추정해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대효용을 극대화하는 이론을 기대효용이론이라 부른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사실(fact) 진실(truth) 다르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도 그렇고, 매트릭스의 파란 약과 빨간

약의 선택에서도 그렇다. 그림자만 보고 그것이 실제라고 생각하거나 사물을 보고 그것이 실제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세상밖으로 나가서 보고 그것을 실제라고 말한다. 마치 '엘리펀트(elephant)처럼

말이다. '족쇄로 부터의 풀림, 그러나 그것은 해방의 입문일 뿐이다'라고 말하는 하이데거의 울림처럼

참된 풀림은 해당되는 자신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자기 존재 근거 안에 서게 됨으로써만

가능해진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믿음이 크고 믿음은 자신이 보는 세상을 실제로 생각하게 만들어

현실로 만든다. 우리는 어디를 보아야 될지에 대한 자유와 빨간색과 파란색 어느것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자유를 가지고 있다. 해겔의 변증법에서 이야기 하는 정반합(正反合) 그것이다.

기본적인 구도를 '', 그의 반대 구도인 '', 그리고 둘이 모두 아닌 ''이라는 구도이다. 하지만

'' 모순되는 '' '' '' 초월한다는 '' 결국 다른 모순을 가지기에 다시 '' ''

되고 '정반합' 반복되다 보면 더욱 진리에 가까워 지지 않겠냐는 것이 '정반합 이론'이다. 


매번 하는 선택에 대한 괴로운 감정으로 없이 하게 되는 경우는 가능한 없애는 것이 좋고 어짜피

하게 선택이라면 선택을 즐기는 것이 좋다. 즐거운 선택을 했건, 괴로운 선택을 했건 나중에

후회 수도 기뻐하고 감사할 수도 있다. 정말 그렇다면 선택할 기회와 자유가 주어졌을 , 즐겁게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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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 -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른들을 위한 심리수업
다카하시 가즈미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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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처럼 번진 말이 있다. '이번 생엔 틀렸어'. 뭘해도 안되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자조적인

말로 던지는 한마디인 말은 많은 이들의 힘이 빠지게 만든다. 이런 우리 앞에 저자는 '아직

이번 생은 틀리지 않았어' 말하며 우리에게 '다시 ' 주문한다.


인간의 발달이란, 자신의 내부에서 자기다운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말한다. 성인이 되고 나면

자신은 물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도 이상 바뀌지 않는다고 믿어 버리기에 작업을 중단하고

이상 변화에 대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있는데 스트레스는

외부로부터 찾아 오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각자의 내면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훨씬 많다.

스트레스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 신체의 변화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변화까지 일으킨다.

일상은 수많은 사건들의 연속이며 우리는 순간 끊임없이 해석하며 산다. 그러나 비슷하게 반복되고

되풀이되는 사건들은 대체로 특별한 스트레스나 즐거움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거나 다가올 우리는 이를 새롭게 해석하게 되고 결과 즐거움을 얻든 스트레스를 받든

하게 된다. 


저자는 인간의 정신적 발달을 이야기하며 에릭 에릭슨(Erik Erikson) '자아정체성'(identity) 이야기

한다. 자아정체성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수용, 만족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아정체성을 실현해 가는 과정이 정신의 발달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정신적 발달이란 태어난 이후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단계를 거쳐 획득하는 각각의 발달 시기에서 있는 특징적인 '세상' '자신' 관한

해석이다. '자신'이란 물질적인 존재와 인간관계라는객관적인 존재 안에서 생활하면서 두가지의

존재에 의해 지탱되는 하나의 인간이다. 


'늙었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말하는 대로 된다고 한다. 생각이 말로 표현되고 표현된 말은 행동으로 이어지며 결국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나이가 들어 간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과 늙는다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나이가 들어 간다는 것은 생리적 현상이다. 현상은 어느 누구도 거스를 없고 뒤로 돌릴 없는

일이다. 그러나 늙는다는 것은 심리적 상태이기에 어떻게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을

젊게 갖고 생각을 젊게 하는 사람은 나이는 들었을 지언정 젊은 사람으로 평가되지만 생각이

고루하고 마음이 늙어 버린 사람은 나이가 적을 지라도 노인이라는 소릴 듣는다. 자신감과 확신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데 젊게 사는 사람들은 이것을 자기의 것으로 하고 산다. 사람의

마음은 자유롭게 움직인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이끌리고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진짜 자신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현재를 살아간다.' 그렇다. 현재를

살아 가는 것이다. 지금 현재 모습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인정하고 허용하는 것이다. 과거에 억메여

허덕이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고민하지 말고 지금을 살아 내는 것이다. 시간은 내것이며

결정권도 오롯이 나에게 있다. 내가 사는 세상인것이다. 자신의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은

시간이다. 시간을 굳이 미래를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다. 사용할 있을 마음껏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마음 속으로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야 비로소 우리는 바뀌기 시작하는 그때 내가 자신을

바꾸어 가는 역시 나의 운명이다. 운명의 부름 앞에 우리는 마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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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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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많은 대화법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여전히 우리는 사람을 얻는데 실패하고, 사람의 시선을

사로 잡는데 애를 먹는다. 타인이 성공한 특수한 경험을 그대로 답습하고 반복하고 암기하는 것으로

얻을 있는 것은 아주 작기 때문이다. 책에는 기적의 화법이나 언변, 말투, 혹은 상대의 '예스'

끌어내는 문장 같은 것은 없다. 다만 뇌과학과 이를 둘러싼 심리적 현상에 뛰어들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지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모든 것은 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찰스 굿니치(Charles A Goodrich, 미국 작가이자 종교가) 말로

시작하는 3장은 탁월한 제목을 가지고 있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예측을 깨라'. 그냥 듣기에도 어려운

일이다.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도 어려운데 여기에 기존의 것들이 가진 규칙 마저 깨라고 주문한다.

그래서인지 저자도 '혼란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혼란속에도 방법이 존재한다는 말과 함께

기억의 관문인 '해마(hippocampus)' 이야기 한다. 기억은 뇌에 통치로 저장되지 않는다. 기억은

작은 조각들로 쪼개져서 단편적으로 저장된다. 이는 우리의 기억은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해서 전체

기억을 재구성하는 '패턴 완성(pattern completion)' 단계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일관성은 상대에게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제공하고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의 성실함, 신뢰성, 침착함을 전달할

있다. 물론 상대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싶을 일관성을 깨는 '파격' 선택해야

한다. 누구나 그렇게 할것으로 예측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자신에 대한 상대의 평가는 굉장히

달라질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파격에도 '크로싱 라인(crossing the line)' 같은 최소한의

기준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억은 '암호화-저장-통합' 과정을 거친다. 암호화(encoding) 새로운 정보를 뇌에 들여보내는

것이고, 저장(storage) 정보가 자리 잡을 공간을 뇌에서 찾는 것이고, 통합(consolidation)

정보가 자리잡은 공간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안전하게 제자리에 묶어 놓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과학자도 통합의 메커니즘에 대해 100% 확신 없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또한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양에도 한계가(사람마다 차이가 있음)

존재한다. 그래서 저자는 '반복과 분산'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복해서 학습하고 분산해서 반복해야

한다. 주기와 범위를 짧게 수록 반복과 분산의 힘은 커지고 이는 기억의 통합에 도움이 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완벽해지려 하지 마라' 주문을 던진다. 의식조차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는 '완벽'이라는 덫에 걸려 있다. 덫은 벗어나려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욱 안으로 조이고 의식하면

수록 자신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기억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하지 마라.' 저자의

조언이다. 기억엔 한계가 존재하기에 있는 만큼 하는것이 중요하다. 억지로 우겨 넣어봐야 터져서

옆으로 흘러 나갈 뿐이다. 


저자인 제러드 쿠니 호바스(Jared Cooney Horvath) 박사는 책을 통해 '누군가를 안다는 ' 진정한

의미를 탐구해 것을 권유한다. 모든 일과 삶은 결국 '사람에 대한 '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되어 있다. "그러니 지금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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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 개정증보판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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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초상화의 나라'라고 할만큼 많은 초상화가 제작됐다. 중국의 '일호불사 편시타인'( 一毫不似

便是他人, 터럭 하나라도 같지 않다면 다른 사람이다) 화풍을 받아들여 초상화를 그리는데

' 사실주의' 추구했던 조선의 사람들은 조상들의 영정을 실제 조상과 동일시 하며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 초상화는 텍스트 위주의 우리 역사를 풍성하게 소중한 유산이며 안에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가려진 역사의 뒷면들이 드러내기도 한다. 


지금의 서울 시장 격인 한성 판윤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6 판서와 동등한 2 경관직

(중앙관직) 판윤은 의정부 좌우참찬, 6 판서와 함께 아홉 대신을 뜻하는 9경에 포함되는 중요한

자리이다. 당시 정승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리였기에 당대에 내놓으라는 사람들은

한번씩 거쳐 간것 같다. 명재상인 황희와 맹사성, 명문장가 서거정, 행주대첩의 명장 권율, 한음 이덕형,

병자호란때 주화론을 주장한 최명길, 실학자 박세당, 개화 사상의 선구자 박규수, 희대의 간신 유자광,

성리학의 대가 이언적, 암행어사 박문수, 종두법의 지석영 등이 한성 판윤을 거쳐간 인물들이다.

재미 있는 사실은 불과 반나절짜리 판윤도 있었다는 것이다. 김좌근이라는 인물인데 임명 당일 오후에

전격 교체되는 어이 없는 일도 벌어졌고, 정조 때는 창경궁 정문인 홍화문 임금이 지나는 길에

눈을 치우지 않았다고 당시 판윤인 구익이 파직되기도 했다. 이가우(1783-1852)라는 인물은 13 동안

무려 차례나 판윤을 지내 '판윤 대감'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전체 재임 기간이 1 3개월에 불과했을

만큼 거쳐 가는 자리의 이미지가 강한 자리였다. 


책에서 특별한 인물 명을 만난다. '계섬은 나라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지방에서 소리하는

기생들도 서울에 적을 두고 소리를 배울 모두 계섬에게 몰려 들었다. 학사와 대부들마저 노래와

시로 계섬을 기리는 일도 있었다' 조선 후기 명문가 출신 학자 심노승(1762-1837) 지은 <계섬전>

주인공인 계섬이다. 계섬은 .정조 활약한 조선 최고 여성 가객이었다. 조선의 내노라하는

소리꾼들이 총출동한 평양감사 회갑연에 참석해 대동강 선상에서 부른 노래로 평양 사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정조 국가적 행사로 치러진 혜경궁 홍씨(정조 어머니) 회갑연에서는 60세의

나이로 기생들을 지휘하여 행사를 치르기도 했을 정도로 당대의 가인이었다. 이런 그녀를 연모하고

따르던 남자들이 많았음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양친을 여윈 문신 원의손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후 당대 명사며 시조 작가였던 이정보의 문하로 들어가 작곡가와 가수, 스승과 제자의 사이를

이어 간다. 스승의 사후 방황하던 관노의 신분이었던 계섬은 세도가 홍국영에게 하사되어 기숙하다

홍국영이 실각하자 풍류객 심영의 그늘로 들어가고 이때 계심전의 저자 심노승을 종종 만나게 된다.

계심의 나이가 예순둘인데도 머리가 세지 않고 말도 유창하게 하며 기운도 정정했다는 계심전의

내용으로 미루어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여기서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너에게는 진정한

만남이 아니겠느냐'라는 말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심노승은 무려 계섬보다 스물여섯살이나

연하였다는 것이다.


책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익히 이름을 아는 이들도 있고, 처음 들어 보는 낯선 이름도 있다.

시대를 풍미 했을 이들임에도 그들의 이름 조차 모른다는 사실에 얼마나 역사에 무지하였는지를

떠올리게 되고 정약용이나 이황, 이순신 같은 위인들의 진본 영정이 이런 저런 정치적 이유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김명국, 장승업과 함께 조선 3 기인 화가로 꼽히는 최북이

권력자의 협박 앞에 분노하며 문갑위 필통에서 송곳을 꺼내 '차라리 자해 망정 남에게 구속 받지

않겠다' 말하며 스스로 눈을 찌르는 장면은 기인으로서의 절개와 그가 '조선의 고흐' 불리게

이유를 설명해 준다. 결국 광기의 예술가는 홑적삼 차림으로 도성 귀퉁이에서 동사했다.

책은 저자의 말대로 영정이나 그림에 대한 전문서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전문 서적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들이 생생한 영정과 함께 가득 담겨있다. 역사는 대중과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이를 위해 오늘도 새롭고 흥미로운 지식을 찾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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