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듣고 계시죠? - 구작가의 솔직 담백 배우자 기도 이야기
구작가 지음 / 두란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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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이번에는 제 생각이 맞나요? P89

그런데 하나님은 비웃지 않으셨어요. P199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아프거나 불편하면 못하게 되거나 포기하게 되는 일이 너무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사람과의 만남을 꺼려하게 되고 선택적 외톨박이가 되어 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 중 일부는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견뎌내 스스로의 방법으로 신체적 불편함을 이겨낸다. 이 책의

저자인 구작가가 그렇다. 망막색소변성증, 정확히는 어셔신드롬(Usher Syndrome)으로 귀가 안들이며

눈마저 안보이는 희귀병을 진단 받은 작가가 결혼을 포기하면서 이 책이 시작되고 결혼을 하면서

이 책을 마치는 결혼 성공기인듯 하나 책의 중간중간 보이는 글들은 진솔한 고백을 담은 신앙고백서어서

흥미로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누구에게든 결혼은 소중한 결정이다. 굳이 팀 켈러의 책을 언급하지 않아도 신앙인에게 있어서 결혼은

정말 중요한 선택이다. 우리가 신체적 청년일 때는 배우자에 대한 '구체화'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배우자

기도를 할때 구체적으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기도하라는 말인데 내가 아는 어떤 선배는 결혼 상대자에

대해 기도하며 키는 몇 센티, 몸무게는 몇 킬로그램, 학교는 어디 나오고, 부모님은 어떤 분이고, 직장은

어떤 곳이고 하는 식으로 기도를 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배우자를 만나지는 못했다. 아무튼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구작가는 그 정도는 아니다. 평생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사람, 패션 감각이 좋은 사람. 그런데

이 항목 역시 수월하지만은 않다. 평생 함께 예배 드린다는 항목은 얼핏 쉬워 보이나 구작가가 살짝

맛 보기로 보여주는 예배의 정의 만으로도 분명 어렵다. 예배중에 멍 때리지 않고 집중하는것. 우리는

안다. 예배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맛 잃은 소금(유니즌)이라는 ccm에도 등장하는 이유인

설교 비판, 낮 잠 보충등 그 내용이 너무 직설적인데다가 사실이어서 한때 교회에서 부르지 못하게

한적도 있었을 만큼 예배에 집중하기엔 우리의 마음이 너무 분주하고 복잡하다. 그런데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패션 감각이 좋은 남자다. 이건 그냥 얼굴이 잘생기고 멋진 것과는 격이 다르다. 감각도

있어야 하고 멋도 알아야 한다.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 눈을 감고 지난주일 예배당 풍경을 떠올려 보자.

패션감각이 좋은 남자를 본적이 있는지. 이 어려운 항목을 조건으로 내세운 구작가. 정말 결혼을

할 생각은 있는것인가?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우리가 가끔 하는 착각이 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이시니 알아서 해 주실거야'. 물론

잘 아신다. 창조자이시니 당연히 잘 알 수 밖에. 그런데 하나님은 창조자이시면서 아버지이다. 자식이

간절히 원하면 주시는 그런 아버지시다. 떡을 달라는데 뱀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정말 맛있는 것을

주시는 그런 아버지시다. 자녀들과 이야기 나누길 좋아하시고 함께하길 좋아하시며 자녀들의 눈물에

가슴치며 통곡하시고 자녀들의 작은 기쁨에 웃음을 참지 못하시는 그런 아버지시다. 알면서 못해주셔가

아니라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시기에 기다리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께 공산품을 만들어

달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내 방식대로 만든 '인간 로보트' 하나를 달라고.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그리고 많은 남자들이 구작가 앞을 스쳐지나갔고 그때마다 아파한다. 그리고 마침내 결국 한 사람을

만나고 '소외감'을 떨쳐 버린 '세상에서 제일 예쁜 신부'가 된다. '나 이러다 결혼 못할 것 같아'라고 하던

구작가가 꿈꾸던 그런 결혼식의 주인공이 된다. 평생 함께 예배 드리고 멋진 패션 감각을 지닌 남자와의

결혼을 꿈꾸던 보석 가게의 주인이 깊이 숨겨둔 진귀한 보물인 구작가를 알아본 그 멋진 남자와의 행복한

삶을 응원한다.

이 책은 우리 청년들에게 읽어 보라고 해야겠다. 일단 구작가를 익히 아는 청년들에게 이 책은 결혼

지침서의 역할과 신앙하는 방법에 대한 좋은 참고서가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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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정재혁 지음 / 꼼지락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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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브랜드가 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담아

만들어 낸 물건에 자신의 모든것을 거는 사람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장인(匠人)이라 부른다. 어제를

기억하는 도시와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만나는 새로운 오늘,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이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 변화가 아니면 도태 뿐인 현재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고통과

어려움을 동반하지만 그들이 걸어가는 그 길이 그대로 역사가 되기에 한걸음 한걸음이 소중하다.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의 30년이라는 짧은 시대를 마치고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이름의

레이와(令和)시대를 맞이 한 지금 도쿄의 구석 구석에선 전통과 현재를 접목시켜 새로운 전통을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크래프트 콜라 장인'

신주쿠 역에서 세이부 신주쿠선을 타고 두 정거장을 가면 맞게 되는 시모오치아이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요시 콜라'를 부르는 이름이다. 코카콜라나 펩시가 아닌 다른 이름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815 콜라'가 생각 났다. 가장 한국적인 입맛으로 만든 콜라라는 거창함 뒤에 형편없고

어이없는 맛으로 나를 놀라게 했던 그 콜라. 아무튼 이요시 콜라에는 가장 대중적인 탄산음료를

제조하는 30대 콜라 장인이 있다. 장인의 사전적 의미가 '스스로 몸이 익힌 기술과 수작업으로 물건을

만들어 가는 사람'인데 이 콜라 장인은 30대라는 생경함이 있다. 물총새라는 희귀한 조류(코라

고바야시 본인도 아직 보지 못한 새)를 '이요시 콜라'의 로고이자 심벌로 정한 세가지 이유를 읽으며

'장인 정신'이 느껴지기는하나 여전히 생경하다. 하늘에서 물가로 날아들어 먹이를 채는 역동성과

약동하는 이미지, 콜라의 기존 관념을 뒤집는 콜라를 만들겠다는 의지, 한번도 본적 없는 물총새가

상징하는 희망을 이유로 물총새를 로고로 정했다고 한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한 영화관에서는(업링크)

입점 초기부터 꾸준하게 코카콜라와 경쟁하여 실제로 두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수수께끼와

같은 일이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도 아직 먹어 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찾아 본 사진

만으로도 이미 맛있어 보이고 흥미로워 보였다. 화학 재료를 전혀 섞지 않은 코바야시의 콜라에 대해

저자는 '상냥한 느낌의 맛'이라는 표현으로 더욱 흥미를 유발한다.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콜라는

지금 '마법의 시럽'이라 불리며 '드리머 플레이버(Dreamer Flavor)', 밀크 콜라, 재팬 에디션(Japan

Edition)'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도쿄에 있는 지인에게 물어 보니 맛있다고 한다.

일본에 가게 되면 꼭 먹어 봐야겠다. 장인의 오늘이란 실천 하는 날의 일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심지어 어디를 여행 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커피 맛있는 집이다. 국내

여행이나 해외 여행이나 마찬가지다. 커피가 맛있는 집이 없으면 스타벅스라도 찾아 본다. 그래도

없으면 조금 짐이 되긴 하지만 커피를 위한 도구들을 챙긴다. 그래서 내 캐리어에는 옷이 들어갈

공간이 별로 없다. 아무튼 '얼마전까지 있었는데'와 '얼마전까지 없었는데'로 대변되는 시부야의

거리에서 만난 '오니버스 커피'는 나도 몇 번 가본 곳이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나중엔 일부러 갔다.

그곳에 가면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만날 수 있다. 그곳의 맛의 비결은 '콩(bean )'에 있다. 유통 업체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과테말라와 브라질로 가서 사람을 만나고 원두를 확인하고 그렇게 커피의

모든것을 책임지는 방식을 고수하니 더디고 신중하다. 이것이 커피의 투명성을 보다 명확하게 해

준다. 그곳의 커피는 그저, 너와 나의 테이블 사이에 놓여 있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최초의 여자 스시 장인인 '나데시코 스시'의 지즈이 유키와 시부야에서 꿈꾸는

모짜렐라 치즈인 '시부야의 치즈 스탠드'의 후카가와 신지등 흥미로운 장인들을 소개한다. 생소함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자신 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는 이들은 분명 '장인(匠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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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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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절실하게 그리워하며 산다는 것은 그리움이기전에 아픔이고 간절함이다. 절실하게 그리운

사람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고 절실하게 그리운 것을 가슴에 품고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도려내는 일이며 마음을 헛헛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그렇다. 저자는 특별히 음식에 대한 추억과 기억들로 글을 짓는다. 한편의 사연을 소개하고

그 사연이 맞는 레시피가 따라온다.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고 한다. 만들어지는 음식에 그리움도 담고 간절함도 담고 사랑과

한숨도 담는다. 그리고 그것을 내어 놓는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그랬고 지금의 우리들이 그렇게 한다.

그래서 음식엔 추억이 있다. 그 추억 한자락 한자락이 우리의 목을 넘어 들어가며 짙은 감정을 전한다.

저자의 표현처럼 저마다의 온도가 다르듯 저마다의 맛이 다르다. 나는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한끼의

식사를 좋아한다. 만들 음식을 정하며, 음식의 재료를 사며, 음식을 만들며, 음식을 내어 놓으며 묘한

감정에 빠져든다. 마주 앉아 마음을 나누며 함께 하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음식에 담은

내 마음이 전달이라도 될라치면 가슴이 뛰고 설렌다. 음식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이다.

이 책에는 61가지의 음식이 등장한다. 각각에는 나름의 사연들이 있는데 나에게도 깊은 인연이 있는

음식 두가지를 만났다. 찬바람이 손 끝이 느껴지는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미생이국이 그 첫번째다.

찬바람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몸이 속까지 따뜻한 국물이 채워지면 칼바람도 너끈히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매생이국. 제철인 굴을 넣어 먹으면 금상첨화인 그 음식이 나에겐 아픔과 고통을 상징한다.

대학 2학년 때 친구집에 놀러 갔다 귀한 손님 왔다고 끓여 주신 매생이국을 생각없이 들이키다

입천장과 입술을 다 데어 일주일을 고생한 기억이 있다. 입술은 퉁퉁 불어 메기처럼 됐고 입천장이

다 헐고 부어 음식물 섭취도 제대로 못하고 일주일을 고통스럽게 보낸 후 한동안 매생이라면 쳐다도

안보다 얼마전 초대 받아 간 자리에서 먹어 본 매생이 수제비는 '이 맛있는 걸 그동안 왜 안먹었지'라는

후회를 하게 할 정도로 별미였다. 저자도 이야기 했지만 겨울 매생이는 아무리 잘 씻어도 비릿한

바다 내음이 난다. 난 그 비릿함이 좋다.

두번째는 '엄마 밥'이다. 고등학교부터 서울로 유학(내 친구들은 유배라고 한다)을 와서 혼자 살았기에

나에게 엄마밥은 간절한 소망이었다. 방학이라도 해서 집에 가게 되면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주우욱 나열을 하며 어머니를 보챘다. 그러면 항상 귀찮으니까 한가지만 말하라고 하시고는 일주일

정도 집에 있는 동안 언제 먹었는지는도 모르게 전부 해주셨다. 그중 제일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빨간 감자'다. 감자를 푹 익혀 포실 포실하게 해서 고춧가루 양념으로 끓여서 해주시던 빨간 감자는

지금도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어머니의 밥상은 그런 아련함이 있다. 이제 연세가 드셔서 음식

맛을 제대로 못내시지만 여전히 어머니 표 '빨간 감자'는 나의 최고의 음식이다.

나도 '읍니다'와 '습니다'의 간격이 낯설다. 마치 자장면이라고 하면 맛이 없을 것 같은 것 처럼 어색하다.

맞춤법 하나가 세대를 구분하는 방식이 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비록 세대가 분리 되지만

적어도 우리는 어머니의 밥상 아래서 하나가 된다. 어머니의 밥상은 그래서 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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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지 1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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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혼란스럽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혼란스럽다. 혼란은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변혁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무엇이 옳은 길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 앞에 후일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할까 하는 의문이 빠져든다. 인간이 역사를

후대에 남기는 것은 후일 그들에게 지금의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이 책은 기원전 770년 붕괴된 주나라의 잔류인들이 동쪽으로 옮겨 겨우 명맥을 유지하면서 불리던

동주(東周) 515년과 직후의 35년을 합한 550년(기원전 770년 - 221년)까지를 일컫는 춘추전국시대

즉, 기원전 221년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기 까지의 기간에 대한 역사를 말한다. 이 책에는 서주

왕조 11대 천자 선왕(宣王)의 아우인 희우(姬友)가 시조가 되어 건립한 정나라와 주군을 도와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다른 나라의 침략을 막아내는 등 활약하다 후일 산속에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다 생을 마친 제족(祭足)들의 이야기와 관중과 포숙의 관포지교로 유명한 제나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한 이 책은 중국 역사를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속적으로

상세히 기록하는 특징을 가졌다.

예전부터 부러워했던 장면이 있다. 제나라의 환공이 가졌던 삼귀(三貴)인데 환공이 아끼는 새사람의

귀인을 뜻한다. 후궁을 관할하던 수조(竪勺)는 거세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원래 호색꾼이며 질투가

많은 환공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하였고, 환공의 요리사였던 역아(易牙)는 1년 365일

하루도 같은 음식으로 식사를 낸 적이 없었고 자신의 자식 세명을 '아이의 통구이'라는 이름의 요리로

제공했던 인물이다. 훗날 맹자는 그의 책 '맹자'에서 고대의 유일한 요리사로 기록하며 전통적인

중국채(中國菜), 즉 중화요리의 기본적인 맛의 명인으로 소개한다. 개방(開方)은 비서로 측근에서

환공을 섬겼으며 환공이 죽을 때까지 단 하루도 곁을 비운적이 없있던 인물이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의 장례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후일 환공은 이 세명의 귀인으로 인해 슬픈 말로를 걷게

되지만 최소한 이들의 충성은 대단한 것이고 이런 수하를 둘 수 있다는 점은 환공으로서는 커다란

축복이었다.

역사는 철저히 승자의 편에서 기술된다고 한다. 고래 로마의 역사로 그랬고 중국의 역사도 그랬으며

우리나라의 역사도 그렇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할 때는 한쪽만 만이 아니라 양쪽을 두루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편협하고 주관적인 역사관을 가지지 않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실적 기록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흥미와 객관성을 더 한다. 2권과 3권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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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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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어렸을 때 세계 명작 동화 전집(빨간 표지로 된 책)의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하고 책장에

꽂혀 있던 책. 다행히 문장이 길지 않았던터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자주 손에 쥐었던 책이다.

솔직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이 처음부터

성인들을 일깨우고 지혜를 전달할 목적으로 쓰여졌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문득 어릴 때 '이 책 왜

어렵지?'라고 했던 일들이 생각이 났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솝과 그의 우화들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는 점이나 소크라테스가 사형집행을 앞두고도 탐독했던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히 입증이 된다. 특별히 당시의 주도 세력인 귀족이나 지식인이 아닌 당시 그리스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원전 완역본이다.

'독수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변신할 때의 모습이기도 하고 제우스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자이고 해서 그리스 그림과 조각에서는 제우스와 독수리가 함께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인류를

위해 불을 훔쳤던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에게 영원히 간을 쪼아 먹히는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독수리가 이솝우화전집의 전반에 자주 등장한다. 의도적이였으리라

생각된다. 신인 제우스를 표현하며 그 조차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로 우화의 내용 중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라는 문장이 여러번

등장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러한 그의 '도발'은 당시 그리스 권력층의 노여움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이솝은 델포이에 가서 왕과 협상을 하며 '독수리와 쇠똥구리(쇠똥구리로 부터 독수리의 알을

지키려던 제우스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는 내용)'를 전하다가 델포이 사람들을 격노하게 해서

낭떠러지에 던져져 죽임을 당한다.

아주 오랜만에 이솝우화를 읽었음에도 여전히 날카롭고 글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리만치 폐부를 파고든다. 수 많은 동물들에 빗대어 풀어 내는 기득권에 대한 저항과 반발과

쓴소리는 좋은 글들이 그렇듯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강하다. 언젠가 기사에서 '왜 팔리지도 않는

책을 출간하냐'는 질문에 '누구 한 사람은 이런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했던 분이 생각난다.

현대지성이 그런 일을 하고 있다. 그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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