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리커버 에디션) - 남다른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김태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을 선물하다"
스티브 잡스를 꿈꾸지만 정작 인문학 책은 단 한 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 우리에게 던지는
저자의 메시지다. 생각하는 사람에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바뀌어 가는 현실은 점점 책과의
거리를 멀게 만들었고, 사고 능력의 저하를 가져왔으며 불통의 시대를 만들어 간다.
컨버전스(convergence)는 여러가지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일을 말한다.
애플의 아이폰은 컨버전스 트랜드의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한데 정작 우리는 스티브 잡스에는
열광하지만 그의 컨버전스식 사고와 방법은 등한시하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컨버전스가 메인 트랜드로 자리잡은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시대를 제대로 살려면 컨버전스식
사고가 필요한데 이는 우리에게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더 많은 아이디어가 창출되며
서로간의 융합과 분리를 통해 창의적 접근이 가능해 진다. 문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준비 즉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컨버전스식 사고는 기술이나 기교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다.
'태도'는 잠깐의 학습이나 훈련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경험과 시행착오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는 스티브 잡스의 중요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애플의 성공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스티브 잡스가 다른 기업가들과 다르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각'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행동양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물은 360도의 각을
가지고 그 각은 각각 다르다. 360도 중 과연 우리가 볼 수 있는 각은 어느 정도 일까? 혹 우리는
겨우 1도 혹은 2-3도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것은 아닐까? 잡스는
우리보다 더 많은 시각을 가졌기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본것이다. 지옥같은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서 맞이하는 대학이 학생들의 '사고, 상상력, 관점, 철학' 보다 '기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우리의 현실에선 분명 아직 요원한 일이긴 하나 그래도 우리의 시각은
넓어져야 한다.
바다에 있는 잠수함을 표현한 레고의 광고 사진을 보면 수함의 잠망경을 표현하기 위해 블록은
단 한개만 필요했다. 왼쪽 아래에 있는 레고 브랜드 옆에 이렇게 써있다. 'Imagine' 결핍이
상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필요가 발명을 낳듯이 결핍이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인텔이 인류학자를 고용한다는 사실이 주지하는 바는 분명하다. 컨버전스식
사고이다.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 눈 앞의 것에만 급급한 나머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보다 더 나은 미래를 바라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행복한 제빵사가 맛있는 빵을 만듭니다. 저는 문을 닫고 저 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행복을
느끼거든요'
하루에 딱 8시간만 문을 여는 프랑스의 유명한 바게트 빵집 주인이 좀 더 많은 시간을 문을 열기를
바라는 고객들에게 한 말이다. '8'은 우리가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과 비슷하다. 제빵사인 주인은
'8'이 행복하지 않아 '16'이 더 불행하게 느껴지는 삶보다 '16'이 행복해서 '8'이 덜 불행한 현실을
택한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의 이 현명한 선택은 결국 고객의 만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핸리
나우엔이 '이 시간은 제가 그 분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하루를 온전히 신과의 만남에 집중 했다는 글이 생각난다. 보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눈 앞의 것을 포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분명 지혜로운 사람이다.
'글이 사람이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오는 말이다. 저자의 글에서 저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패기 있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며 지금 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지금의
자신을 채찍질하는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Googler의 편지'에서 만난 그보다 이미 저 만치 훌쩍
커버린 저자를 만난다. 그의 도전에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