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 늘 남에게 맞추느라 속마음 감추기 급급했던 당신에게
유수진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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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읽은 '수필 쓰기의 핵심'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수필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꺼내는

일이기에 삶이 진솔해야하며 모범은 못되어도 먹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말을 했는데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에세이는 자신의 마음을 꺼내는 이야기이기에 그것의 소재가

된다면 꺼낼 있어야 하며 그렇기 위해서 삶이 진솔해야 한다. 배설의 기쁨이 비움의

행복이듯 저자 역시 꺼내 놓고 나니 그렇게 홀가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래서

해우소(解憂所)라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여덟의 내가 서른을 상상할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며 신체의 변화를

느낀다. 푸석해진 얼굴을, 많아져가는 주름을, 늘어 가는 흰머리와 배를 감싸는 묘한 이물질들을

통해 우리는 나이 들어 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자꾸 잊어버리는 몹쓸 기억력은 '점점 나이들어

가는구나'하는 탄식을 뱉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는 날마다 선택을 한다. A 혹은 B,

그도 아니면 Z. 수없이 많은 선택 완벽하게 마음에 흡족한 선택은 없다. 뭔가 조금은

부족하고 아쉽지만 내가 선택을 최선의 선택으로 만드는 밖에 다른 방법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을 붙잡는다. 때론 선택으로 인해 곤란을 겪기도

하지만 어떤가. 그렇게 사는것이 인생이고 어짜피 삶인것을.


우리는 살면서 많은 말을 한다. 뱉어진 말들은 공중으로 뿌려져 실체가 없는 보이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고름 덩어리로 침전해 있을지도 모른다. 말투, 억양, 목소리, 단어 선택 말에서

비롯되는 모든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이면서 오해를 부르고 불필요한 다툼을 만들기도 한다. 말은

백스페이스로 수정할 수도 딜레이트로 삭제할 수도 없기에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신중해야 하는데

우리는 말을 너무 쉽게 뱉어낸다. 짧은 문장 하나를 쓰는데도 신경을 쓰고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몇시간씩 고민을 하면서 말은 너무 쉽게 뱉고, 혹여 상처라도 받았다고 하면 '몰랐다'라는 말로

모든 것을 덮는다. '몰랐다' 상처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인은

'일곱번 생각하고 세번 말하라' 우리에게 가르친다. 오늘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그것이 칼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본다. 


사람을 바라 보는 시각은 모두 다르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 간다는 것도 서로를 향한 시선의 방향을

넓혀 가는 것이다. 방향 만이 아니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도 있어야 제대로 있고,

제대로 있어야 바로 있다. 360 오직 1도의 방향으로 보면 나머지 359도의 다른

모습의 그는 영원히 없게 된다. 매일의 삶이 다르듯 서로를 향한 시선 역시 새로워야 한다. 

혼자 만든 요리를 혼자 먹는 요리사는 없다. 요리를 했다면 누군가에게 요리를 맛보게 해야 한다.

상대방의 안으로 음식이 들어가는 동안 손에선 땀이 흐리고 불안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서다. 보이지 않는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써서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글쓰기다. 꾸깃꾸깃 머릿 속에 가둬 두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 내서 알리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을 아무에게나 씀으로써 조금 글쓰는 일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라는 책을 읽을때 들었던 감정이 다시 생겨

났다. 글을 쓴다는 것은 꾸준함과 진솔함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저자가 그렇다. 그는 글을 쓰며

가죽백처럼 무거웠던 마음이 에코백처럼 가벼워지고 꺼내면 꺼낼 수록 오히려 시원해짐을 느낀다.

그는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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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리커버 에디션) - 남다른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가?
김태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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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선물하다"

스티브 잡스를 꿈꾸지만 정작 인문학 책은 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 우리에게 던지는

저자의 메시지다. 생각하는 사람에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바뀌어 가는 현실은 점점 책과의

거리를 멀게 만들었고, 사고 능력의 저하를 가져왔으며 불통의 시대를 만들어 간다. 


컨버전스(convergence) 여러가지 기술이나 성능이 하나로 융합되거나 합쳐지는 일을 말한다.

애플의 아이폰은 컨버전스 트랜드의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한데 정작 우리는 스티브 잡스에는

열광하지만 그의 컨버전스식 사고와 방법은 등한시하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컨버전스가 메인 트랜드로 자리잡은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시대를 제대로 살려면 컨버전스식

사고가 필요한데 이는 우리에게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많은 아이디어가 창출되며

서로간의 융합과 분리를 통해 창의적 접근이 가능해 진다. 문제는 이렇게 있는 준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컨버전스식 사고는 기술이나 기교가 아니라 '태도' 문제이다.

'태도' 잠깐의 학습이나 훈련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경험과 시행착오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는 스티브 잡스의 중요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애플의 성공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스티브 잡스가 다른 기업가들과 다르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각'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행동양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물은 360도의 각을

가지고 각은 각각 다르다. 360 과연 우리가 있는 각은 어느 정도 일까? 우리는

겨우 1 혹은 2-3도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것은 아닐까? 잡스는

우리보다 많은 시각을 가졌기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본것이다. 지옥같은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서 맞이하는 대학이 학생들의 '사고, 상상력, 관점, 철학' 보다 '기교'

많은 관심을 갖는 우리의 현실에선 분명 아직 요원한 일이긴 하나 그래도 우리의 시각은

넓어져야 한다. 


바다에 있는 잠수함을 표현한 레고의 광고 사진을 보면 수함의 잠망경을 표현하기 위해 블록은

한개만 필요했다. 왼쪽 아래에 있는 레고 브랜드 옆에 이렇게 써있다. 'Imagine'  결핍이

상상력의 원천이 있다. 필요가 발명을 낳듯이 결핍이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인텔이 인류학자를 고용한다는 사실이 주지하는 바는 분명하다. 컨버전스식

사고이다.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 앞의 것에만 급급한 나머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미래를 바라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행복한 제빵사가 맛있는 빵을 만듭니다. 저는 문을 닫고 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행복을

느끼거든요'

하루에 8시간만 문을 여는 프랑스의 유명한 바게트 빵집 주인이 많은 시간을 문을 열기를

바라는 고객들에게 말이다. '8' 우리가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과 비슷하다. 제빵사인 주인은

'8' 행복하지 않아 '16' 불행하게 느껴지는 삶보다 '16' 행복해서 '8' 불행한 현실을

택한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의 현명한 선택은 결국 고객의 만족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핸리

나우엔이  ' 시간은 제가 분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하루를 온전히 신과의 만남에 집중 했다는 글이 생각난다. 보다 나은 것을 위해

앞의 것을 포기를 아는 사람은 분명 지혜로운 사람이다.

 

'글이 사람이다'

글을 보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있다는 의미에서 나오는 말이다. 저자의 글에서 저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패기 있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며 지금 보다 나은 내일 꿈꾸며 지금의

자신을 채찍질하는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Googler 편지'에서 만난 그보다 이미 만치 훌쩍

커버린 저자를 만난다. 그의 도전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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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인문 여행
이영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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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가면 개고생'이라고 하지만 어느덧 하도 같은 것이 없는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서 다름을 확인하는 행복한 작업을 하는 저자가 부럽다. 다름의 고귀한 가치와 더불어

결국 모두 같은 존재임을 깨닫는 여행, 그래서 따로 같이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실천해 가는 여행, 아마도 이것이 여행의 맛일 것이다. 


인간의 삶은 항상 장소를 취하는 여정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삶은 여행'이라고 말한다.

'장소'라는 개념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중요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한 살아가지만

인간에게 있어 장소는 땔래야 없는 존재이다. 우리의 마음 속과 머리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각각의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를 '심상지도(mental map)'라고 하고 지도는

각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 된다. 심상지도는 교육과 여행등 개인의 경험을 통해 점점

정교하게 수정되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의 지리적 상상력은 풍부해진다. 지리적

상상력은 인간의 삶을 둘러싼 시공간을 가상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으로 '장소를 취하는

경험으로서의 여행' 바로 지리적 상상력의 무대가 되는 것이다.

 

여행의 맛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데 있다. 새로움은 기대되지만 기대가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아쉬움에 '지리와 인문학'이라는 특별한 도구를 제시하며

자신이 설계한 행복한 여행으로 초대한다. 중에 소개되는 '오로라' 만나는 여러가지

방법은 그대로 '알고 떠나면 여행이 인생이 즐겁다' 충족 시킨다. 만약 아무런 자식도 없이

오로라를 보려 한다면 영원히 떠오르지 않을 오로라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수도 있고 가장

행복해야할 여행의 순간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 수도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동안 얼마나 무지한 여행을 했는지 느끼는 시간이다. 여행은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이기에

여행을 통해 삶의 경험과 지식은 풍부해진다. 


여행을 하다보면 '마음의 경계' 느낀다. 저자가 북한의 두만강을 불과 수십미터 앞에 두고

느꼈고, 공항의 출국장에서 느꼈던 경계를 우리도 느낀다.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이 그렇고,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이 펼쳐지는 그곳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이 그렇고, 삶의 여정으로

구성되는 인생의 여정 속에서 다가오는 감정이 그렇다. 이렇듯 삶의 여정은 시각적인 흐름과

공간이 만나는 여행이다. 그래서 삶은 여행이고 여행은 삶인 것이다. 여행의 주인공은 분명

나이지만 세상 속에서 또다른 ''들과 어우러져 가는 여정이 삶이다. 우리는 그런 삶을 통해

각자의 여행을 떠난다. 


책은 '더미 '답게 중간에서 끊겼다. 5월말에 출간 되었다고 하니 나머지 부분의 궁금함은

사서 읽어 보는것으로 해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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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고 싶으면 죽어도 돼 - 딸의 이 한마디로 나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기시다 히로미 지음, 박진희 옮김 / 리즈앤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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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 온다. 죽음을 준비한 사람이든 갑작스레 맞닥뜨린 사람이든 누구나

죽음 앞에서 위축되고 작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을 '소리없는 공포'라고 부른다.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더욱 그렇다. 


"엄마, 죽고 싶으면 죽어도 "

급성대동맥 해리라는 심장병 수술 후유증으로 하반신마비가 되고 입원한지 180일이 지나 겨우

얻은 외출, 하루종일 '사람들에게 사과만 하고 다닌 그날' 겨우 들어간 카페에서 저자가 지친

나머지 뱉은 ' 살아 있는 거지. 차라리 죽는게 나을 텐데'라는 말에 대해 나미가 말이다.

속에 나미의 진심이 느껴진다. 가슴 절절한 사랑과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는 절박감과

엄마의 고통에 무기력한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픔이 동시에 몰려온다. 숨겨둔 엄마의 눈물을

보았을때 자신이 있는 마지막 보상으로 '죽음' 허락하는 딸에게 시간은 지옥과 같았을

것이며 혹시나 '진짜 죽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엄마의 고통 앞에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미의 한마디는 차라리 아픔이었고 고통이었다. 


좋은 단어 하나를 배웠다. '유니버설 매너'. 고령자나 장애인등 다양한 분들을 대할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말인데 '그냥 친절하면 된다' 나의 무지를 깨운 단어이다. 보통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고 본척 하거나 혹은 말을 용기를 내는 무관심과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귀찮을 정도로 도와주는 지나친 배려 모두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불행히도 어느것도 정답이 아니다.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건 중간 되는

자연스럽고 특별할것 없는 배려이다. 저자도 자신이 장애를 갖지 않았을 때는 몰랐던 것을 장애를

가진 알게 됐듯이 우리의 대부분은 이러한 사실에 무지하다. 같은 장애를 지녀도 성향이나 장애

정도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친절 보다는 사람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무관심도 지나친 배려도 아닌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게 어렵다. 말은

그럴싸해 보이는데 실제 상황에 맞닥뜨리면 쉽지 않다. 어디까지가 지나친것이고 무관심이고 적절한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래서 나는 먼저 '도와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장애인이 먼저 도움을

청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라면집에서 제안한 의자와 같이 먼저 의사를 물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인것 같다. 


절망의 연못에 빠져 자신은 이제 끝났고 이상 살아갈 기력이 없다고 생각했던 저자는 지금 현재를

살고 있다. 절망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는 지금을 살아내는 것이다. 산다는 것이

힘든일의 연속이지만 오늘도 또다른 한걸음을 내딛는 그가 있게 말은 바로 이것이다. "엄마, 죽고

싶으면 죽어도 ". 

우리는 살아 있는 존재이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는 자신의 마법인 '웃는 얼굴' 가지고 과거의

자신이 바란 미래인 오늘을 힘차게 살아내고 있다. 그런 그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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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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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1802-1870). 우리에게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극작가이다. 이번에 만난 '카트린느 매디치의 ' 이런 작품이 있었나

정도로 생소했지만 원제가 '여왕 마고(la Reine Margot)' 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라는

의문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역시 뒤마의 작품답다. 유명한 역사적 사건인 '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 모티브로 시작된

작품답게 잔혹하고 빠른 전개와 스릴 넘치는 장면들로 책이 200여년전에 쓰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조차 겨를 없이 책장이 넘어갔다. 그때 그곳에서 실제 그런일이 벌어지는 장면을 눈으로

보는 듯이 써내려가는 뒤마의 사실적 묘사는 어느덧 그곳에 가있는 착각이 정도로 현실에

가깝고 왕권을 두고 벌이는 암투와 모략과 음모와 사랑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는 장편대하

소설이다. 뒤마는 어두운 역사 이야기 속에 해학과 유머를 녹여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벌어졌던 왕권쟁탈전과 사회 전반에 걸쳐있던 문란한 , 신을 빙자해서 벌이는 종교전쟁과

탄압등을 책을 통해 풀어 나간다. 


이탈리아 귀족인 메디치가 사람들의 의문의 죽음으로 마지막 혈통을 이은 카트린느 매디치, 정치적

위기에서 느끼는 생명의 위협에서 탈출하고자 정략겷혼의 제물이 되고 프랑스 왕비가 되었지만

남편의 정부에게 밀려 사랑을 받지 못하자 그의 관심이 왕위 계승으로 돌려지면서 소설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나비르의 앙리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매디치의 마그르니트와 결혼을

선택하고 결혼식에 참석하지만 이는 앙리와 결혼식에 참석하는 신교도들을 몰살하기 위한

카트린느의 계략이다. 결혼식을 빙자한 학살을 저지른 모든 죄를 당리에게 뒤집어 씌우지만

아니러니하게도 앙리는 마그르니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주술사의 점성술로 자신의 아들

뒤에 앙리가 왕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된 카트린느는 갖은 방법으로 그를 죽이려 하나 앙리는 매번

기적같이 목숨을 구한다왕이 되기 위해 때로는 적으로 때로는 동지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현실세계이다. 욕망을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무모함도 다르지 않다. 자식마저

도구로 사용하는 카트린느의 광기 어린 행동에서는 소름이 돋기도 하고, 불륜이 오히려 정당화 되는

장면에서는 당시의 문란했던 윤리가 그대로 드러나고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사랑은 보기 좋았다.

 

역사를 기반으로 외국 소설이 그렇듯이 이름이 항상 헷갈린다. 발음도 쉽지 않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에도 이름 때문에 몇번이고 장으로 돌아 갔다 와야만 했지만 그럼에도 흡사 롤러코스터를

마냥 신나고 재미있다. 비록 참혹하고 비극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했지만 안에 담긴 유머와

해학은 역시 '삼총사' 뒤마답다. 감히 권하고 싶다.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다음에 여유 있을

읽길 바란다. 한번 잡으면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견딜 없을테니 말이다. 아마존의 서평의 일부를

인용해 책을 읽은 나의 마음을 대신한다. '재미있는 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라.

절대 후회하지 읺을 것이다.'


책을 덮으며 당시의 역사와  앙리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책에서는 나중을 기약하며 파리를

탈출하는것으로 끝나지만 앙리는 결국 위기 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 앙리를 도와주며 '왕이 되실

것압니다.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 하늘의 벌입니다'라고 말하는 점술가 르네의 말처럼 카트린느의

아들인 앙리 3세의 뒤를 이어 앙리 4세가 되어 유명한 낭트칙령(Edict of Nantes, 1598. 프로테스탄트

교인들에게 종교적 자유를 준다는 칙령) 발표해서 신교도와 구교도간의 종교적 화해를 이루게

되지만 여전히 그에게 불만을 품은 카톨릭의 의해 암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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